전체 글836 살아보니 진짜 무서운 것들 세가지 1. ‘매일 조금씩, 하루도 빠짐없이’ 의 무서운 힘 지난달 초 (제 수준에) 아주 어려운 원서 읽기에 도전을 했어요 막연히 연말이 가기 전까지 두달 정도면 끝낼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몇 페이지 못 읽고 왜 시작했지 ㅠㅠ 하는 후회를 했어요 며칠이 지났는데 진도가 안 나가서 내년에도 끝내기 어렵겠다 싶던차에 82에서 하루 10페이지 읽기 독서모임 댓글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계산해보니 더도 말고 하루 10페이지만 읽으면 올해가 가기 전에 끝나겠더라고요 어제 끝냈습니다 !! 생각보다 빨리 끝났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거 무서운거구나..하는 생각이었어요 까마득한 ‘몇백페이지’가 아닌 ‘달랑 5장’은 체감 정도가 하늘과 땅 차이였고 가벼워진 부담이 멀리 갈 수 있게 한거죠.. 2022. 12. 11. 渭城曲 (위성곡) 渭城曲 (위성곡) 送元二使安西(송원이사안서 : 원이를 안서땅에 보내며) 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위성땅의 아침비 살짝 내려 가벼운 흙먼지를 적시니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유색신) 여관집 버드나무 푸르름을 더하는구나勸君更進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권하노니 그대여 한잔 술을 더 들게나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양관땅 벗어나면 아는 사람도 없으리니. ----王維(왕유)---- 註.元二( 원이) : 元은 성(姓), 二는 같은 성의 동족 중에서 같은 항렬(行列)의 형제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연령(年齡) 순으로 一, 二, 三을 붙인 것이다. 安西( 안서) : 지금의 신강성(新疆省) 고거현(庫車縣)으로 당나라때 도호부(都護府)를 두.. 2022. 12. 10. 陶淵明의 雜詩 陶淵明의 雜詩 人生無根蔕 (인생무근체) : 인생이란 뿌리 없는 가시덤불이니 飄如陌上塵 (표여맥상진) : 바람에 날리는 언덕 위에 먼지와 같다네 分散逐風轉 (분산축풍전) : 바람 따라 굴러서 흩어지니 此已非常身 (차이비상신) : 이 몸 또한 항상 그대로가 아니네. 落地爲兄弟 (낙지위형제) : 같은 땅에 살면 형제이지 何必骨肉親 (하필골육친) : 어찌 골육뿐이겠는가? 得歡當作樂 (득환당작락) : 즐거움을 만나면 마땅히 즐기며 斗酒聚比隣 (두주취비린) : 말술이 있으면 이웃과 함께 즐기세. 盛年不重來 (성년부중래) : 청춘은 다시 오지 아니하고 一日難再晨 (일일난재신) : 하루에는 새벽이 두 번 오지 않네. 及時當勉勵 (급시당면려) : 때를 만나면 마땅히 힘써 노력하게 歲月不待人 (세월부대인) : 세월은 사람.. 2022. 12. 7. 善惡到頭終有報 只爭來早與來遲 (선악도두종유보 지쟁내조여래지) 善惡到頭終有報 (선악도두 종유보) : 선악은 죽을때 까지 끝내 응보가 있게 마련이다 只爭來早與來遲 (지쟁내조 여래지) : 다만 그것이 다가옴이 늦고 일음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국 明나라 후기에 편찬된 修身書(수신서)인 增廣賢文(증광현문) 平韻 168 에 실려있는 말이다. 악(惡)을 행하고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안도(安堵)하는 이들이 있다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선악에는 마침내 그에 상응하는 갚음이 이르게 되는 것, 단지 빠르고 더딤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명심보감 계선편에는, 善有善報 惡有惡報 不是不報 時候未到(선유선보 악유악보 불시불보 시후미도) 선한 일에는 선한 갚음이 있을 것이고, 악한 일에는 악한 갚음이 있을 것이다. 지금 갚음이 없는 것은 없는 것이 아니고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을 뿐이다... 2022. 12. 5. 가난한 집안에서 빨리 철든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엄마가 하시는 치킨집에 알바생이 두명 있다. 한명은 평범한 집안, 한명은 평범하지 않다. 평범하지 않은 알바생은 이 좁은 동네의 가게 사장님들 사이에선 유명하다. 아버지가 안계시고 어머니가 작은 가게를 하시고 형편이 어렵다는 것 그리고 무리하게 일을 한다는 것 평범한 집안 알바생은 가족끼리 여행 다니고 외식하는게 일상이다. 사장님 ㅇㅇ식당 가보셨어요? 어제 부모님이랑 갔다 왔는데 거기 진짜 맛있어요 아빠가 사주셨는데 어때요? 예쁘죠? 그 평범한 얘기들에 나는 미소 짓는다. 그리고 평범하지 않은 얘기들에 나는 웃지 못한다. 사장님 월급 절반 가불 받을 수 있을까요? 동생 학원비가 밀렸어요 어머니가 일하다가 다치셔서 병원에 가셨대요 떨면서 말하는 친구를 데리고 급하게 병원으로 뛰어갔다. 거기엔 지쳐보이는 중.. 2022. 12. 3. 몰랐던 일제잔재 원래 우리 전통은 죽은 이에게 삼베를 안 입혔어 완전히 예법에 어긋나 왜냐면 거친 삼베는 흉복(凶服)에 쓰였기 때문에 죄인에게 입히는 옷이야, 그래서 죄인이나 고인의 가족들이 삼베옷을 입었어 부모를 여윈 죄인 이라는 의미로. 하지만 죽은이에게 삼베옷을 입히지 않았어 예법대로라면 돌아가신 분을 죄인 취급 하는것이나 마찬가지 이니까, 삼베옷은 아주 가난한 이들이 어쩔수 없이 입히는게 아닌 이상 절대 사용하지 않았어. 전통수의는 습의(襲衣)와 염의(殮衣)로 나뉘어, 습의는 망자의 평상복이야, 보통 세상을 떠날때 입은 옷을 그대로 사용했어, 염의는 습의 위를 덮거나 감싸는 여러벌의 옷인데 상류층은 고급스럽고 호화로워 고인이 가지고 있든 가장 귀한 옷, 결혼할때 입은 옷, 임금이 하사한 옷, 귀인에게 받은 옷, .. 2022. 12. 3. 相思怨(상사원) 그리움에 대한 원망 相思怨(상사원) 그리움에 대한 원망 人道海水深(인도해수심) 사람들은 바닷물이 깊다 말하나 不抵相思半(부저상사반) (내)그리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네. 海水尚有涯(해수상유애) 바닷물은 오히려 끝이라도 있으련만 相思渺無畔(상사묘무반) 그리움은 아득하여 끝도 없다네. 攜琴上高樓(휴금상고루) 거문고 들고 높은 누각에 오르니 樓虛月華滿(루허월화만) 텅빈 누각엔 달빛만 가득해 彈著相思曲(탄착상사곡) 그리운 맘 담아 상사곡을 타려는데 弦腸一時斷(현장일시단) 거문고 줄과 애간장이 한순간에 끊어지니... ---李冶(이야)--- 相思(상사) : 남녀 사이의 일방적인 그리움으로 짝사랑을 뜻한다. 道(도) : ‘길 도’자로 ‘길, 말하다, 다니다, 가다’ 등의 뜻이 있다. 不抵(부저) : ‘소용없다, ~.. 2022. 11. 30. 퇴직한지 3년이 되는 오늘 3년전? 기억도 이제는 가물 가물합니다. 마지막 퇴근을 준비하며, 직원들 하나 하나 얼굴을 보며 인사를 하고 퇴근카드를 마지막으로 찍고, 아이디 카드를 막내직원에게 건네 주던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쿨하게 나왔지만... 지하철로 내려가며, 스마트폰 앱으로 당장 내일 부터 시작 할 알바를 알아보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묵직해집니다. 아마도 내 입으로 내 손으로 내 보낸 내 후배들도 그러한 마음이었겠죠... 50이 넘은 나이에 배운 것은 사업계획서 작성과 직원관리만 하던 제가 나가서 뭘 할까 생각하니 까마득하더군요.. 시작은 흔히 이야기하는 쿠팡맨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야간조로 시작을 해서 1~2달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치열하게 경쟁을 했던 사회 생활을 단순노동만 하니 정말 편하더군요 .. 2022. 11. 25. 冬之永夜 (동지영야) 길고 긴 겨울밤 冬之永夜 (동지영야)길고 긴 겨울밤 截取冬之夜半强 (절취동지 야반강) :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 베어내어 春風被裏屈蟠藏 (춘풍피이 굴반장) :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접었다가 燈明酒煖郞來夕 (등명주난 낭내석) : 화촉동방 술 데워 고운 임 오시는 밤 曲曲鋪成折折長 (곡곡포성 절절장) : 차곡차곡 펄처내어 굽이굽이 늘리리라 ---申緯 (신위)--- 註 *截(절):끊을 절 *半强(반강):절반이 넘게 *屈蟠(굴반) : 구불 구불 구부러지다. *鋪(포) : 펼치다. 冬至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버혀 내여 春風 니불 아레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 황진이--- *풀이 버혀내어: 베어내어 니불 : 이불 너헛다가 : 넣어두었다가 어론님 : 정든님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고 잘.. 2022. 11. 25. 한 말씀만 하시옵소서 작고하신 박완서 작가님이 서울대 의과대학 출신의 25세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가톨릭 잡지 생활성서에 1년간 연재한 "한 말씀만 하시옵소서 " 중에서 그저 만만한건 신(神) 이었다 온종일 신을 죽였다, 죽이고 죽이고 일백번 고쳐 죽여도 죽일 여지가 남아 있는 신, 증오의 마지막 극치인 살의(殺意), 내 살의를 위해서도 당신은 있어야 돼. 어젯밤엔 맥주대신 소주를 마셨더니 좀 잔것 같다 꿈을 꾸었으니까. 난리가 나서 허둥거리며 피난을 가고, 사람들이 죽고, 거리가 산엄하고, 양식이 동이 나는 꿈이었다. 꿈 속에서도 올림픽 첫날에 난리가 나서 다 중단 됐다고 했다. 내란 같기도 하고 천재지변 같기도 한 묘한 공포 분위기 였건만 깨어나니까 좋은 꿈을 놓치고 난것처럼 허전했다. 내 아들이 없는데도 온 세상이.. 2022. 11. 16. 키리에 (김윤아) 김윤아 - 키리에 (2016) 내가 세상을 살면서 이룬 소중하고 사랑하는 것중 하나를 잃은 슬픔이 이 음악에 깊숙이 녹아 있습니다. 음악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키리에'를 들어주시는 여러분들! 이 노래로 여러분 가슴속 깊숙한 곳에 감춰진 슬픔이 있다면 부디 위안이 되었으면 바랍니다. 김윤아의 키리에 동영상 : https://youtu.be/uTVgbNBDZrU 쉴 새 없이 가슴을 내리치는 이 고통은 어째서 나를 죽일 수 없나 가슴안에 가득 찬 너의 기억이, 흔적이 나를 태우네 나를 불태우네 울어도 울어도 니가 돌아올 수 없다면 이건 꿈이야, 이건 꿈이야, 꿈이야 불러도 불러도 너는 돌아올 수가 없네 나는 지옥에, 나는 지옥에 있나 봐 쉴 .. 2022. 11. 16. 빈곤 포르노 ‘빈곤 포르노(Poverty Pornography)’라는 용어를 아시나요? 빈곤 포르노란 가난할 빈(貧), 고생할 곤(困)의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상황을 마치 ‘Pornography’처럼 자극적으로 묘사한 소설, 영화, 사진, 그림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혹은 그것으로 동정심을 일으켜 모금을 유도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벌레도 쫓을 힘이 없어 얼굴에 파리똥을 잔뜩 붙이고 웅크린 아이들이나 형편없이 쪼그라든 젖을 아이에 물린 바짝 마른 여성 등을 등장시킨 후 마지막에 ‘당신의 주머니 속 1달러가 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자막을 넣는 식으로 구성하는 모금 캠페인이 빈곤 포르노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빈곤 포르노는 시청자의 감성을 최대한 자극해 상업적 효과를 얻으려 하기 때문에 비극을 크게 부각.. 2022. 11. 15.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