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포르노(Poverty Pornography)’라는 용어를 아시나요?
빈곤 포르노란 가난할 빈(貧), 고생할 곤(困)의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상황을 마치 ‘Pornography’처럼 자극적으로 묘사한 소설, 영화, 사진, 그림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혹은 그것으로 동정심을 일으켜 모금을 유도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벌레도 쫓을 힘이 없어 얼굴에 파리똥을 잔뜩 붙이고 웅크린 아이들이나 형편없이 쪼그라든 젖을 아이에 물린 바짝 마른 여성 등을 등장시킨 후 마지막에 ‘당신의 주머니 속 1달러가 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자막을 넣는 식으로 구성하는 모금 캠페인이 빈곤 포르노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빈곤 포르노는 시청자의 감성을 최대한 자극해 상업적 효과를 얻으려 하기 때문에 비극을 크게 부각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왜곡과 조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2013년 구호개발단체들의 모임인 국제개발협력 민간협의회가 제정한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에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데 이 가이드라인은 모금·홍보의 목적으로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을 다룬 보도 제작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가이드라인에 소개된 내용은 이렇습니다.
모금 방송을 위해 필리핀의 가난한 아이를 촬영하러 간 제작진은 아이가 자신이 가진 가장 예쁜 옷을 성의껏 차려입고 나타나자 방송 내용과 맞지 않는다며 허름한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요구했다.
또 에티오피아 시골 마을의 식수난을 촬영하러 간 한 방송사는 적절한 ‘그림’이 나오지 않자 가축이 이용하는 작은 연못에 아이를 데려가 물을 마시는 장면을 연출하려고 시도했다.
피부 질환에 시달리는 아이를 촬영하면서 붕대를 풀라고 요구한 곳도 있었다 합니다.
빈곤 포르노가 빈곤국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되기도 합니다.
‘해외자원봉사서비스(VSO)’ 대표인 마크 골드링은 “너무나 오랫동안 구호단체와 미디어들은 제3세계의 비운과 재난에 대해 불균형한 홍보를 하는 데 공모해왔다”며 “돈을 걷겠다는 근시안적인 이득 때문에 균형 잡힌 시각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희생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노르웨이의 국제 원조 펀드 ‘사이’에서 일하는 신드레 올라브 에들란그뤼트는 『알자지라』 기고에서 “선행은 좋은 일이지만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정치구호가 쓰인 낡은 티셔츠, 망가진 컴퓨터 같은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물건들을 보내는 것은 아프리카에 쓰레기 더미를 투척하고 지역 경제를 망가뜨리는 일에 다름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러한 빈곤 포르노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불러일으킵니다.
1. 아프리카 대륙= 빈곤 가난/기아/질병이라는 부정적 고정관념의 생성 및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빈곤과 기아의 땅인 것 같은 일반화를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문제 해결보다는, 편견과 차별이 심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합니다.
2. 문제를 해결하는 구원자로 등장하는 선진 국민들과 구원 받는 ‘검은’ 피부의 사람들의 반복 적인 등장을 통해 피촬영자들을 무기력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피동적인 객체로 정의하게되며. 이러한 편향된 정보는 인종 차별적 문제까지 이어지며, 수용자로 하여금 편견을 갖게 하고, 차별과 무관심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나누는 것은 도움받는 사람은 ~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생성하게 합니다.
3. 대중들이 자극적인 영상에 적응함 으로서 사실에 대해 점차 ‘둔감화’ 되고, 기부자로 하여금 내가 아무리 기부해도 사회를 개선할 수 없다는 회의감에 빠지게 되어 ‘기부자 피로증후군’에 걸리게 되며, 그래서 더욱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하게 되거나 후원이 끊어지게 되는 악순환이 되기도 합니다.
4. 자극적인 장면을 위해 연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또한 매우 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빈곤 포르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시청자들의 거부감과 피로감이 쌓이면서 한국의 구호단체와 방송사는 방송 모금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럴경우 자극적인 내용에 비해 모금액이 떨어지는 현실때문에 구호단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옮겨온 글 정리)
*Pornography : 포르노그래피는 '포르니'(매춘부)와 '그라페인'(쓰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원래 매춘부의 생활을 묘사한 모든 예술 또는 문학 작품을 가리켰다.
중세에는 평판이 나빠 주로 수수께끼와 저속한 농담 및 엉터리 시와 풍자시의 형태로 표현되었는데 당시 포르노그래피가 다룬 주요주제는 수도승을 비롯한 성직자들의 성적 방탕을 묘사함으로써 그들의 위선을 폭로하는 것이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는 성적 주제를 다루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금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포르노그래피가 번성했다. 사진술의 발달과 그후에 이루어진 영화의 발달은 포르노그래피를 확산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했으며, 미성년자와 성인을 타락시키기 쉽고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오랫동안 도덕적·법적 제재를 받았다.
(다음 백과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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