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위암 치료 일지

위암 치료일지 7.

by 까마귀마을 2024. 3. 27.

7. 아산병원에서 위암진단. 

11월에 들어서고 열흘이 지나간다. 5일후면 어떤 형태이든 결과를 알게 될거다. 여기 저기서 조기 위암의 정보를 알아가고 있지만 좋은 소식은 없다.

가입한 위암 카페에서 위 고도 이형성증에 대한 질문의 답변도 희망적이지 않아 매일 분노와 걱정, 불안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일찍 위암을 발견해도 위를 전부 절제한다면 과연 조기 발견이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조기 발견은 완치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하니 조금 위안을 삼아야 할지. 결과를 알기 까지 하루 하루가 정말로 지옥이다. 

그렇다고 신에게. 아니 누구에게도 매달리고 싶지는 않다. 나는 한때 교회를 5여년 다녔고 세례도 받았지만 초 자연적인 신의 존재는 부정하지 않지만 우리 인간의 길흉화복을 간섭하는 기독교 경전속의 인격적인 신은 믿지도 인정도 않는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당하는 고난이나 질병이 신의 간섭이나 인과응보적인 결과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궤변이며 엉터리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은 믿지않는 신이지만 오늘까지 나를 지키고 보호하여 여기까지 나를 인도한 나의 수호 천사에게 도와 달라고 빌고 쉽다. 

 

검사 결과를 알기 위해 하루전 11월 13일 아내와 같이 이른 점심을 먹고 srt편으로 동탄 아들집으로 갔다.

마중나온 아들과 같이 동탄 집에 도착하니 저녁 밥때였다. 일직 퇴근한 며늘 아기가 준비한 저녁을 먹고 늦은 시간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런 저런 상념으로 잠을 이룰수 없었다.

 

검사결과는 내시경으로 치료하기를 바란 실낱같은 희망에도 불구하고 조직검사 결과 암 세포가 발견되었고 내시경으로 치료는 할수 없다고 했다. 나는 물론 가족 모두가 아직 암은 아닐거라고 위안하며 혹시 암으로 판명되어도 내시경으로 치료 할수 있으리라 예상했건만 내시경으로 치료가 불가하다는 교수의 설명에 모두가 좌절하며 절망 하였다. 위암이라는 진단에 너무 놀라 멍 하다가 왜 내시경 치료가 안되는지? 암 종류는 어떤 것인지?등 자세한 이유를 물어보지 않은것이 지금 생각하니 못내 아쉽다. 그리고 의사는 왜 자세히 설명을 해주지 않았는지? 검색으로 알아본 위암 내시경 치료의 조건은 위암 모양이 궤양형태 일때는 어렵다고 검색되어 어느정도 예상은 하였지만....

집안에 큰일이나 위기가 있을때는 가족중 누군가 한 사람은 중심을 잡고 냉정해야 되며 일어난 상황에 대해 사전 많은 지식이 있어야 만이 뒷날 후회나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  담당교수는 혹시 수술을 부탁하거나 알고있는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없다고 하자 바로 수술을 전담하는 교수와 연결하여 상담 할수있도록 도와주었다. 

 

담당교수는 위장관 외과 공충식 교수였다. 

공 교수는 위가 하는 역할과 위암수술은 병변의 위치나 병기에 따라 위 절제 수술의 형태가 달라질수 있다고 설명하며 현재 내 병변의 위치가 식도및 위 상부에 있어 어쩔수 없이 위 전 절제를 하게 될것 같다고 하며 위 전절제 수술후 식도와 작은 창자가 연결된 장의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주며 위 전절제 수술은 부분 절제보다 수술후 삶의 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때로는 전절제가 재발에는 도움이 될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병변이 위 상부에 있을때는 위를 전절제 하는것이 위암 수술의 표본으로 검색되어 알고는 있었지만 위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병기는 수술을 하고 난 이후에야 정확히 알수있지만 1기에서 2기로 넘어가기 직전이며 아직 진행형은 아니지만 조기암에서 진행형이 되기 직전이라 했다. 혹 수술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의 질문에는 지금 내몸의 암은 아주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3년쯤 지나야 말기가 될것이라 했다.

수술은 한달 이후인 다음달 12월 20일이 가능하고 수술은 복강경으로 진행되며 입원은 1주일 정도 하여야 하며 변수가 없는 경우 12월 25일 쯤은 퇴원 할수 있다고 하였다. 항암을 할 지는 수술후 조직검사를 해봐야 정확히 알수 있지만 현 상태로는 50%라 했다. 암환자 특례등록을 하고 수술 하루 전날인 12월 19일 입원 예약을 했다. 수술 예약이 한달 이후로 너무 늦어 혹시 빠른 수술을 위해 다른 병원도 알아 봐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래도 일단은 입원 예약은 해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년 내시경 검사를 하였고 올해는 지난 2월 내시경을 하고 불과 7개월 만에 한 내시경 검사에서 조기암을 지나 진행암이 되기 직전이며 위를 다 짤라내어야 하는 수술을 하여야 한다하니 너무나 절망스러웠다. 지난 2월 내시경에서 이상을 발견 할수는 없었는지? 혹 그때 이상을 발견 하였다면 위 절제를 하지않고 내시경 치료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왜 그때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불과 7개월 만에 위암 2기 직전이라니 그때 내시경 검사가 소홀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어찌 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2월에 내시경 검사를 한 의사를 찾아가 따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더 암담할 뿐이다. 

수술을 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위를 전부 절제하고 살아가야 한다니 슬프고 너무 참담하다. 그러나 아무리 비참해도 여기서 무너져서는 안된다. 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된다. 아직은 나는 젊고 할수있는 일이, 해야 할 일들이, 또 할수있는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꼭 이겨내어 일상으로 돌아가리라 .

잠 한숨 자지 못하고 날 밤을 새우고 다음날 아침 부산으로 돌아왔다.

 

'위암 치료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암 치료 일지 11.  (2) 2024.04.10
위암 치료 일지 10.  (0) 2024.04.03
위암 치료 일지 8. 9.  (0) 2024.03.30
위암 치료 일지 5.6.  (0) 2024.03.22
위암 치료일지 1.2.3.4.  (1) 2024.03.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