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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한문서예

上和下睦 夫唱婦隨(천자문구 예서)

by 까마귀마을 2023. 11. 20.

 

 

上和下睦 夫唱婦隨 外受傳訓 入奉母儀  (상화하목 부창부수 외수전훈 입봉모의)

 

위에서 따사로워야 아래서 화목하고

지아비가 이끌면 지어미는 따른다

집 밖에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집 안에서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는다

 

천자문(千字文)

천자문(千字文)은 4언절구의 한시(漢詩)이자 대표적인 한문 습자교본이다. 저자는 중국 남북조 시대 양무제 시절 학자 주흥사(周興嗣, 470~521)로 알려지고 있다. 삼국시대 종요(鍾繇)가 이미 천자문을 지었다고 하나 현재 알려진 것은 주흥사의 천자문이다. 당장 죽림칠현이 나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주흥사가 양무제의 명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양무제가 그의 실력을 시험하기 위해 무작위로 훼손된 고서(古書)를 하나 뽑아 이 책의 내용을 복원해보라고 했다는 설, 

또 하나는 주흥사가 우연한 일로 양무제의 노여움을 사 주살당하게 됐는데, 이를 용서받는 조건인 '하룻밤 안에 4자씩 250구절 시를 짓되, 한 글자도 같은 글자를 쓰면 안 된다.'에 맞게 만들었다는 설이다.

이 때문에 주흥사는 하룻밤 새에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하여 훗날 사람들이 그를 더러 백두(白頭) 선생 혹은 백수(白首) 선생이라 불렀다는 전설이 있다. 이 때문에 천자문을 다른 말로 '백수문'(白首文)이라고도 부른다. 몇몇 야사에서는 996자까지 만들고 마지막 4자에서 막혔는데 귀신이 나타나서 '언재호야( 焉哉乎也 )'로 끝내라고 알려줘서 간신히 1천 자를 끝마쳤다고도 한다.
그런데 하룻밤 만에 중복글자 없이 250구절을 모두 만들어내기란 거의 불가능하거니와, 주흥사가 실제로 양무제에게 노여움을 샀다는 기록도 없다. 천자문은 양무제 이전에도 존재했는데 이를 주흥사가 집대성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다만 주흥사가 머리가 하얗게 세어가며 천자문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매우 재밌어서 마치 진실인 양 널리 알려진 것이다.

이 한시의 대단한 점은 '사언고시'(四言古詩) 250구(句), 총합 1천 자로 이루어졌으면서 글자가 하나도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옛부터 한문을 배우는 사람들의 입문서로 활용되었다. 제대로 정독하고 읽으면 내용도 참 운치있다. 물론 내용도 좋고 글자가 겹치지 않기에 교육용 교재로도 사용되었을 뿐, 처음부터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글은 아니다. 글자가 겹치지 않게 하면서 운율과 의미도 맞추면서 작성했으니 저자가 머리가 허옇게 셌다는 전설이 생길 법도 하다. 다만 기본은 한시이고 고대에 만들어진 문장이다 보니 요즘 사용되지 않는 한자가 많아 의외로 초심자에겐 어려운 한자도 있다.

천자문은 다만 일천(一千)자의 글자를 모은 것이 전부가 아니고, 천자문은 엄연한 장문의 문장(文章)임을 인식하여야 하며 옛 사람들의 지혜와 세상과 우주를 이해하는 넓고 깊은 철학이 담긴 시집(詩集)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 한자중 천자문에 들어있지 않은 글자는,

山, 春, 風, 全, 豊, 澤, 校, 室, 朱, 講, 祐, 損, 記, 現, 祝, 賀, 易, 柳,등이다.(봄을 뜻하는 春은 수많은 문객들의 시가에 빠지지 않고 표현될 정도로 많이 쓰이는 글자인데 사계절을 뜻하는 春,夏,秋,冬중 유독 봄의 春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이 매우 의아하다)

 

 

4자 250구, 8자 125절의 대문장(大文章)으로 이루어진 천자문의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1절. 천지현황(天地玄黃)우주홍황(宇宙洪荒). 하늘과 땅은 검고 누르며, 우주는 넓고 거칠다.

2절. 일월영측(日月盈昃) 진숙열장(辰宿列張).해와 달은 차고 기울며, 별과 별자리들은 열지어 펼쳐져 있다.

3절. 한래서왕(寒來暑往) 추수동장(秋收冬藏). 추위가 오면 더위는 가고, 가을에 거둬들이고 겨울에 갈무리한다.

4절. 윤여성세(閏餘成歲) 율려조양(律呂調陽). 윤달이 한 해를 완성하고,육률(六律),육려(六呂)로 음양을 조절한다.

*육률:황종(黃鐘) 태주(太蔟) 고선(姑洗) 유빈(甤賓) 이칙(夷則) 무역(無射)

*육려:대려(大呂) 협종(夾鐘) 중려(仲呂) 임종(林鐘) 남려(南呂) 응종(應鐘)

5절. 운등치우(雲騰致雨)노결위상(露結爲霜). 구름이 빨리 올라가서 비를 오게 하고, 이슬이 맺혀서 서리가 된다.

6절. 금생려수(金生麗水)옥출곤강(玉出崑岡). 금은 여수에서 나고, 옥은 곤륜산에서 나온다.

*여수(麗水):오늘날 중국의 금사강(金沙江)이 운남성(雲南省) 여강납서족(麗江納西族) 자치현으로 유입되는 북쪽 지역을 지칭함.

7절. 검호거궐(劍號巨闕)주칭야광(珠稱夜光). 칼 중에서는 거궐을 입에 올려 부르고, 구슬 중에서는 야광주를 일컫는다.

8절. 과진이내(果珍李柰)채중개강(菜重芥薑). 과일 중에서는 오얏과 사과를 진귀하게 여기고, 채소 중에서는 겨자와 생강을 소중히 여긴다.

9절. 해함하담(海鹹河淡)린잠우상(鱗潛羽翔). 바닷물은 짜고 하천물은 심심하며, 비늘 있는 것은 물에 잠겨 다니고 깃 있는 것은 공중을 날아다닌다.

10절. 용사화제(龍師火帝)조관인황(鳥官人皇). 용으로 관직명을 삼은 임금님과 불의 품덕(品德)을 표방한 임금님이 계셨고, 새 이름으로 관직명을 삼은 임금님과 인문으로 다스린 임금님이 계셨다.

11절. 시제문자(始制文字)내복의상(內服衣裳). 비로소 문자를 만들었고, 처음으로 저고리와 치마를 입게 하였다.

12절. 퇴위양국(推位讓國)유우도당(有虞陶唐). 천자의 자리를 양여하고 나라를 넘겨준 분은, 유우씨(有虞氏)와 도당씨(陶唐氏)이다.

13절. 조민벌죄(弔民罰罪)주발은탕(周發殷湯). 백성을 불쌍히 여기고 죄지은 자들을 친 분들은, 주나라 무왕(武王) 발(發)과 은나라 탕왕(湯王)이다.

14절. 좌조문도(坐朝問道)수공평장(垂拱平章). 조정에 앉아서 도(道)를 물으면, 옷자락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낀 채로도 밝히 다스려진다.

15절. 애육려수(愛育黎首) 신복융강(臣伏戎羌). 백성들을 아껴 기르고, 오랑캐들을 신하로 복종시킨다.

16절. 하이일체(遐邇壹體), 솔빈귀왕(率賓歸王) 먼 곳과 가까운 곳이 한 몸이 되니, 거느리고 와서 복종하고 천자에게 귀의한다.

17절. 명봉재수(鳴鳳在樹), 백구식장(白駒食場). 우는 봉황새는 나무에 있고, 흰 망아지는 마다아에서 싹을 먹는다.

18절. 화피초목(化被草木), 뢰급만방(賴及萬方). 교화(敎化)가 풀과 나무도 입히고, 믿고 의지함이 온 구석구석에까지 미친다.

19절. 개차신발(蓋此身髮), 사대오상(四大五常). 무릇 이 몸과 터럭에는, 네 가지 큰 것과 다섯 가지 변치 않는 것이 있다.

*사대(사대):사람의 몸을 형성하는 네 가지 물질적 요소, 흙(土), 물(水), 불(火), 바람(風)

*오상(오상): 사람에게 편치 않는 것 다섯 가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20절. 공유국양(恭惟鞠養)기감훼상(豈敢毁傷). 실피고 길러주심을 공손히 생각하니, 어찌 감히 헐고 다치게 하겠는가.

21절. 여모정렬(女慕貞烈)남효재량(男效才良). 여자는 지조가 곧고 굳음을 사모하고, 남자는 재사(才士)와 현인(賢人)을 본받는다.

22절. 지과필개(知過必改) 득능망막(得能莫忘). 허물을 알았다면 반드시 고치고,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이를 잊지 말라.

23절. 망담피단(罔談彼短)미시기장(靡恃己長). 저들의 단점에 대하여 말하지 말고, 자신의 장점에 의지하지 말라.

24절. 신사가복(信使可覆)기욕난량(器欲難量). 약속은 말대로 (실천에) 옮길 수 있게 하고, 그릇은 헤아리기 어렵도록 되고자 한다.

25절. 묵비사염(墨悲絲染)시찬고양(詩讚羔羊). 묵자는 실이 물 든 것을 탄식하였고, 『시경』은 「고양」편을 찬양하였다.

26절. 경행유현(景行維賢)극념작성(克念作聖). 큰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고, 능히 생각할 수 있으면 성인이 된다.

27절. 덕건명립(德建名立현단표정(形端表正). 덕이 세워지면 이름은 (저절로) 서게 되고, 몸매가 단정하면 겉옷이 바르게 된다.

28절. 공곡전성(空谷傳聲)허당습청(虛堂習聽). 빈 골짜기에서라도 소리는 전달되고, 빈 대청에서는 들림이 겹쳐진다.

29절.화인악적(禍因惡積)복연선경(福緣善慶). 재앙은 악행이 쌍여서 비롯되는 것이고, 복은 선생의 끝에 받을 경사와 같은 가선으로 꿰매져 있다.

30절. 척벽비보(尺壁非寶)촌음시경(寸陰是競). 한 자 되는 구슬이 귀히 여길 보배가 아니라, 한 치 그림자의 움직임이 다툴 만한 것이다.

 

31절. 자부사군(資父事君)왈엄여경(曰嚴與敬). 아비 섬김을 바탕으로 임금을 섬기니, 그것은 곧 엄숙함과 공경함이다.

32절. 효당갈력(孝當竭力)충즉진명(忠則盡命). 효도는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하고, 충성함에 있어서는 목숨을 다해야 한다.

33절. 림심리박(臨深履薄)숙흥온정(夙興溫凊). 깊은 물을 앞에 두고 있는 듯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하고, 일찍 일어나 따뜻한지 시원한지를 살핀다.

34절. 사란사형(似蘭斯馨)여송지성(如松之盛). 난초의 향기와 비슷하고, 소나무가 늘 무성함과 같다.

35절. 천류불식(川流不息)연징취영(淵澄取映). 냇물은 흘러 쉬지 않고, 못 물이 맑으면 비춰봄을 얻을 수 있다.

36절. 용지약사(容止若思)언사안정(言辭安定). 자태와 동작은 마치 생각하는 듯하고, 말과 화법은 쉽고 올바르다.

37절. 독초성미(篤初誠美)신종의령(愼終宜令). 시작에 온 힘을 쏟는다면 진실로 아름답고, 마무리를 삼가면 마땅히 훌륭하게 될 것이다.

38절. 영업소기(榮業所基) 적심무경(籍甚無竟). (이 같은 것들이) 공 쌓는 일을 번영케 하는 기초가 된다면, (명성이) 성대해짐이 끝이 없을 것이다.

39절. 학우등사(學優登仕)섭직종정(攝職從政). 배우면서 여력이 있으면 벼슬에 오르고, 관지기을 (잠시) 대리하여 정치에 종사한다.

40절. 존이감당(存以甘棠)거이익영(去而益詠). 이 팥배나무를 그대로 남겨두면, 떠나 갔어도 더욱 기려 읊는다네.

41절. 악수귀천(樂殊貴賤)예별존비(禮別尊卑). 음악은 신분의 높으모가 낮음을 차이 짓고, 예는 윗사라모가 아랫사람을 분별한다.

42절. 상화하목(上和下睦)부창부수(夫唱婦隨). 윗사람이 오노하하면 아랫사람이 화목하고, 지아비가 부르면 지어미는 뒤에 따른다.

43절. 외수전훈(外受傳訓)입봉모의(入奉母儀). 밖으로 나가서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집안에 들어앉아서 현모의 도리를 받든다.

44절. 제고백숙(諸姑伯叔)유자비아(猶子比兒). 모든 고모들과 큰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는. 자기 자식과 똑같이 대하고 자기 아이처럼 친밀히 여긴다.

45절. 공회형제(孔懷兄弟)동기련지(同氣連枝). 형제를 심히 그리워하는 것은, 기(氣)를 함께 나누고 가지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46절. 교우투분(交友投分)절마잠규(切磨箴規). 벗을 사귐에 있어서는 정분을 함께하고, 깎고 갈고 일깨워주고 바른 말로 잡아준다.

47절. 인자은측(仁慈隱惻)조차불리(造次弗離). 인자함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황급한 때일지라도 떠나서는 안 된다.

48절. 절의렴퇴(節義廉退)전패비휴(顚沛匪虧). 절개와 의리, 청렴함과 물러남은, 엎어지고 자빠지더라도 흠을 내지 않는다.

49절. 성정정일(性靜靜逸)심동신피(心動神疲). 본성이 고요하면 정서가 편히 놓이고, 마음이 움직이면 정신이 고달파진다.

50절. 수진지만(守眞志滿)축물의이(逐物意移). 신념을 지키면 의지가 충만해지고, 사물을 쫓아다니면 뜻이 바뀐다.

51절. 견지아조(堅持雅操)호작자미(好爵自縻). 바른 지조를 굳게 쥐고 있으면, 좋은 작위(爵位)가 저절로 걸려든다.

52절. 도읍화하(都邑華夏)동서이경(東西二京). 문화적인 중국에 큰 고을이 정해진 곳은, 동쪽과 서쪽에 있는 두 개의 서울이다.

53절. 배망면락(背邙面洛)부위거경(浮渭據涇). 뒤로는 망산을 지고 앞으로는 낙수를 바라보며, 위수를 위로 띄우고 경수를 움켜쥐고 있다.

54절. 궁전반울(宮殿盤鬱)누관비경(樓觀飛驚). 궁전들은 구불구불 이어져 들어차 있고, 누각(누각)과 관대(관대)들은 새가 날고 말이 놀라 솟구치듯 하다.

55절. 도사금수(圖寫禽獸)화채선령(畵綵仙靈). 각종 새와 짐승을 그림으로 묘사하였고, 신선과 영험한 식물들을 채색해 그렸다.

56절. 병사방계(丙舍傍啓)갑장대영(甲帳對楹). 시신(시신)들이 기거하는 병사가 양 옆으로 나란히 열려 있고,

온갖 보석으로 장식한 장막은 두 기둥 사이에 드리워졌다.

57절. 사연설석(肆筵設席)고슬취생(鼓瑟吹笙). 돗자리를 펴고 방석을 깔아놓으며, 비파를 뜯고 젓대를 분다.

58절. 승계납폐(陞階納陛)변전의성(弁轉疑星). 층층대를 올라가 처마 안 섬돌을 향하니, 고깔이 움직일 때마다 별인가 의심한다.

59절. 우통광내(右通廣內)좌달승명(左達承明). 오른쪽으로는 광내로 통하고, 왼쪽으로는 승명(承明)에 다다른다.

*광내(廣內):한나라 때 궁정 안에 두었던 황제의 서고(書庫)

*승명(承明):한나라 미앙궁(未央宮)내에 있던 궁전인 승명전-학자들이 모여 저술 작업을 하던 곳-

60절. 기집분전(旣集墳典)역취군영(亦聚群英). 옛 전적(典籍)들도 모으고, 뭇 영재들도 끌어모았다.

 

61절. 두고종례(杜槀鍾隷)칠서벽경(漆書壁經). 두조의 초서와 종요의 예서요, 옻칠로 글씨를 쓴 벽 속의 경전이다.

*槀(고:짚 고):'볍씨에서 싹이 나와 높이 자라기 시작하는 풀(草)의 단계'를 의미하며 초서(草書)를 나타냄

62절. 부라장상(府羅將相)노협괴경(路挾槐卿). 관부에는 장수들과 정승들이 늘어서 있고, 길은 양 옆으로 삼경과 구공의 자리를 끼고 있다.

63절. 호봉팔현(戶封八縣)가급천병(家給千兵). 호구 수로는 여덟 개 현을 봉지로 주었고, 그 가문에는 군사 일천 명을 주었다.

64절. 고관배련(高冠陪輦)구곡진영(驅穀振纓). 높은 갓을 쓴 이들이 임금의 수레를 모시고, 말을 몰아 바퀴를 굴릴 때 끈과 술들이 흔들린다.

65절. 세록치부(世祿侈富), 거가비경(車駕肥輕). 대대로 녹을 받아 크게 부유해지니, 수레와 말이 살찌고 가볍다.

66절. 책공무실(策功茂實)늑비각명(勒碑刻銘). 공로를 일일이 산정해 줌으로써 충실함에 힘쓰게 하고, 비석에 새겨 명문(銘文)으로 파놓는다.

67절. 반계이윤(磻溪伊尹)좌시아형(佐時阿衡). 반계(磻溪)와 이윤(伊尹)은, (각각 무왕의) 때를 보필했고,(탕임금이)천하를 평정하기 위해 의지한 사람이다.

68절. 엄택곡부(奄宅曲阜)미단숙영(微旦孰營). 곡부 땅을 어루만져 다스리니, 주공(周公) 단(旦)이 아니면 누가 다스릴 수 있었을까.

69절. 환공광합(桓公匡合)제약부경(濟弱扶傾). 환공은 (천하를) 바로잡고 (제후들을) 규합하여, 약소한 자를 구제해 주고 기울어져가는 자를 붙들어주었다.

70절. 기회한혜(綺回漢惠)열감무정(說感武丁). 기리계(綺里系)는 한나라 혜제(惠帝)를 (제자리로)돌아오게 하였고, 부열은 무정 임금과 감응했다.

71절. 준예밀물(俊乂密勿)다사식녕(多士寔寧). 뛰어난 인재들이 꼼꼼하고 부지런히 일하니, 선비가 많은 것이 곧 평안함이다.

72절. 진초경패(晉楚更覇)조위곤횡(趙魏困橫). 진나라와 초나라는 번갈아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되었고, 조나라와 위나라는 연횡으로 인하여 곤경에 빠졌다.

73절. 가도멸괵(假途滅虢)천토회맹(踐土會盟). 길을 빌려서 괵(虢)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토(踐土)에 모여서 맹약을 맺었다.

74절. 하준약법(何遵約法)한폐번형(韓弊煩刑). 소하(蕭何)는 간소한 법을 준수하였고, 한비는 번거로운 형법으로 피폐해졌다.

75절. 기전파목(起翦頗穆)용군최정(用軍最精). 백기와 왕전과 염파와 이목은, 용병술이 가장 정교하였다.

76절. 선위사막(宣威沙漠)치예단청(馳譽丹靑). 위세를 사막으로 발양하고, 명예를 단청으로 멀리까지 떨쳤다.

77절. 구주우적(九州禹跡)백군진병(百郡秦幷). 구주(九州)는 우 임금의 자취이고, 모든 군(郡)은 진나라가 아우른 것이다.

78절. 악종항대(嶽宗恒岱)선주운정(禪主云亭). 오악은 항산과 대산을 마루로 삼고, 선(禪)과 제사는 운운산(云云山)과 정정산(亭亭山)을 종주로 삼는다.

79절. 안문자새(雁門紫塞)계전적성(鷄田赤城). 안문(雁門)과 북쪽 면방의 요새들이 있고, 계전과 적성이 있다.

*'안문'은 관명(關名)으로서 오늘날의 대동부 마을현 동남쪽에 있으며 안성(雁城)으로도 불렀다.봄에 기러기들이 북쪽으로 돌아갈 때 이곳을 반드시 경유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자새'는 곧 장성(長城)을 가리킨다.길이가 일만 리에 달하는 대성벽이다. *'계전'은 역참(驛站) 이름으로 오늘날 기주(冀州)에 있다. '적성'은 옛날 치우(蚩尤)가 살던 곳으로 오늘날 선부(宣府)에 있다.

80절. 곤지갈석(昆池碣石)거야동정(鉅野洞庭). 곤명지에서 갈석산 사이에, 거야 늪과 동정호가 있다.

*'동정호(洞庭湖)'는 호남성 북부와 양자강 남안에 위치한 '팔백리동정(八百里洞庭)'이라는 말 만큼 크고 넓은데, 실제로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이다.

 

81절. 광원면막(曠遠綿邈)암수묘명(巖岫杳冥). (땅이) 광활하여 아스라이 멀고, 바위와 산봉우리는 (높이 솟고) (물은) 아득히 깊다.

82절. 치본어농(治本於農)무자가색(務玆稼穡). 다스림은 농사에 뿌리를 두는 것이니, 바로 이 심고 거두는 일에 힘쓰게 한다.

83절. 숙재남무(俶載南畝)아예서직(我藝黍稷). 남쪽 밭에서 일을 시작하니, 나는 메기장과 차기장을 심는다네.

84절. 세숙공신(稅熟貢新)권상출척(勸賞黜陟). 익은 곡식에 세금을 매기고 햇것을 공물로 바치며, 권면하고 상주며 내치고 올려준다.

85절. 맹가돈소(孟軻敦素)사어병직(史魚秉直). 맹자는 바탕을 도탑게 하였고, 사어(史魚)는 곧바름을 견지하였다.

86절. 서기중용(庶幾中庸)노겸근칙(勞謙謹勅). 중용에 가까우려면, 부지런히 일하고 겸손하며, 삼가고 경계하라.

87절. 영음찰리(聆音察理)감모변색(鑑貌辨色).소리를 듣고 이치를 살피며, 모양을 보고 기미를 분석한다.

88절. 이궐가유(貽厥嘉猷)면기지식(勉其祗植). 그분에게 아름다운 계책을 주고, 그것을 공경히 심기에 힘쓰라.

89절. 성궁기계(省躬譏誡) 총증항극(寵增抗極).자신의 몸에 책망받고 경고받을 만한 것이 있는지 살피고, 영화로움이 더해져 최고조에 이르렀는지를 살펴라.

90절. 태욕근치(殆辱近恥)임고행즉(林皐杏卽).위태로움과 굴욕은 부끄러움에 가까우니, 숲과 언덕으로 기꺼이 나아가라.

91절. 양소견기(兩疏見機)해조수핍(解組誰逼).소광(疏廣)과 소수(疏受)는 기미(機微)를 알아차려, 도장끈을 풀면 누가 핍박하겠는가.

92절. 삭거한처(索居閒處)침묵적료(沈默寂寥).홀로 떨어져 살고 한가로이 거처하니, 잠긴 듯 말이 없고 고요하구나.

93절. 구고심론(求古尋論)산려소요(散慮逍遙).옛것과 (옛사람들이) 논설한 바를 찾으며, 근심을 버리고 유유히 거닐며 만족해 한다.

94절. 흔주루견(欣奏累遣)척사환초(㥻謝幻招).기쁜 일은 아뢰어지고 걱정은 내쳐지며, 슬픔은 하직하고 환희는 손짓하여 부른다.

95절. 거하적력(渠荷的歷)원망추조(園莽抽條).개천의 연꽃은 빛이 선명하고, 울 안의 잡초는 죽죽 뻗어 우거졌다.

96절. 비파만취(枇杷晩翠)오동조조(梧桐早凋).비파나무는 늦게까지 푸른 색을 띠고, 오동나무는 일찍 시든다.

97절. 진근위예(陳根委翳)낙엽표요(落葉飄颻).묵은 뿌리는 말라 시들고, 낙엽은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린다.

98절. 유곤독운(遊鯤獨運)릉마강소(凌摩絳霄).곤어(鯤魚)는 홀로 자유로이 노닐다가, 하늘의 한계 밖을 넘어서 그 위를 미끄러지듯이 날아간다.

99절. 탐독완시(耽讀翫市)우목낭상(寓目囊箱).글읽기를 너무 좋아해서 저자에 물리도록 놀러갔으니, 눈길을 붙이기만 하면 그대로 주머니와 상자에 넣는 것이 된다.​100절. 이유유외(易輶攸畏)이니, 속이원장(屬耳垣牆)이라. (말을) 쉽고 가볍게 하는 것은 두려워해야 할 바이니, 귀를 담장에 붙여놓았기 때문이다.

101절. 구선손반(具膳飧飯) 적구충장(適口充腸).반찬을 갖춰서 밥을 물 말아먹고, 입에 맞춰서 창자를 채운다.

102절. 포어팽재(飽飫烹宰)기염조강(飢厭糟糠).배가 부르면 고기 요리도 물리고, 배가 고프면 술지개미와 겨도 물리도록 먹는다.

103절. 친척고구(親戚故舊)노소이량(老少異糧).친척들과 어릴 적부터 사귀어온 벗들을 (대접할 때에는), 나이에 따라 음식을 달리한다.

104절. 첩어적방(妾御績紡)시건유방(侍巾帷房).부인과 첩들은 길쌈을 하고, 장막을 친 안방에서 수건을 들고 시중든다.

105절. 환선원결(紈扇圓潔)은촉위황(銀燭煒煌).흰 깁 부채는 둥글고 깨끗하며, 은빛 촛불은 반짝반짝 빛난다.

106절. 주면석매(晝眠夕寐) 람순상상(藍筍象牀).낮에 졸고 저녁에 푹 잠드는 것은, 대나무 침상과 상아로 장식한 긴 의자(때문)이다.

107절. 현가주연(絃歌酒讌)접배거상(接杯擧觴).거문고를 타고 노래를 부르며 술로 잔치를 벌일 때, 나무잔은 공손히 쥐고 작은 뿔잔은 두 손으로 들어올려 권한다.

108절. 교수돈족(矯手頓足)열예차강(悅豫且康).손을 굽혔다 펴고 발을 구르며(춤을 추니), 기쁘고 즐거우며 또한 편안하다.

109절. 적후사속(嫡後嗣續)제사증상(祭祀蒸嘗). 적자의 자손으로 후사를 이어가니, (철따라) 증제(蒸祭)와 상제(嘗祭) 등의 제사를 지낸다.

110절. 계상재배(稽顙再拜)송구공황(悚懼恐惶). 이마를 땅에 대어 두 번 절하고, 두렵고 떨려서 몸둘 바를 몰라한다.

 

111절. 전첩간요(牋牒簡要)고답심상(顧答審詳). 편지와 서찰은 요점이 분명하도록 말을 골라 써야 하고, 두루 둘러보고 답장하는 일은 세심하고 자상해야 한다.

112절. 해구상욕(骸垢想浴)집열원량(執熱願涼). 신체에 때가 끼면 목욕을 하고 싶고, 뜨거운 것을 쥐고 있으면 서늘한 것을 원한다.

113절. 려라독특(驢騾犢特)해약초양(駭躍超驤). 나귀와 노새와 송아지와 소 등이, 놀라 뛰쳐나가고 껑충껑충 뛰어달린다.

114절. 주참적도(誅斬賊도)포획반망(捕獲叛亡). 강도와 도둑들을 죽이고 베며, 배반하고 도망간 자를 사로잡아 들인다.

115절. 포사료환(布射僚丸)혜금완소(嵇琴阮嘯). 여포(呂布)는 활을 잘 쏘았고, 웅의료(熊宜僚)는 공놀이를 잘하였으며, 혜강(嵇康)은 거문고를 잘 탔고 완적(阮籍)은 휘파람을 잘 불었다.

116절. 념필륜지(恬筆倫紙)균교임조(鈞巧任釣). 몽념(蒙恬)은 붓을 만들었고, 채륜(蔡倫)은 종이를 만들었으며, 마균(馬鈞)은 기술이 뛰어났고, 임공자(任公子)는 거대한 낚시를 만들었다.

117절. 석분리속(釋紛利俗)병개가묘(並皆佳妙). 사방으로 얽힌 것을 풀어주고 세속 사람들을 이롭게 하였으니, 모두가 아름답고 기가 막힌 것들이었다.

118절. 모시숙자(毛施淑姿)공빈연소(工嚬姸笑). 모장(毛嬙)과 서시(西施)는 정숙하고 반듯한 용모에다가, 공교스레 찡그리고 예쁘게 웃었다.

119절. 년시매최(年矢每催)희휘랑요(羲暉朗曜). 해는 살처럼 매양 닥쳐와도, 태양은 번뜩이며 빛난다.

120절. 선기현알(璇璣懸斡)회백환조(晦魄環照). 선기옥형은 매달린 채로 돌고, 야월(夜月)은 돌아가면서 비춘다.

121절. 지신수우(指薪修祐)영수길소(永綏吉邵). 손가락으로 장작을 지피는 것은 선행으로 복을 구하는 일이니, 길이 편안해지고 상서로움이 높아진다.

122절. 구보인령(矩步引領)부앙랑묘(俯仰廊廟). 자로 잰 듯이 절도 있게 걷고 옷깃을 단정히 여미며, 조정의 일을 심사숙고하여 처리해야 한다.

123절. 속대귿장(束帶矜莊)배회첨조(徘徊瞻眺). 예복을 입고 의연한 자세를 갖추고서, 배회하면서 여기저기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124절. 고루과문(孤陋寡聞)우몽등초(愚蒙等誚). 학식이 천박하고 견문이 좁으면,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운 자와 동등하게 꾸짖는다.

125절. 위어조자(謂語助字)언재호야(焉哉乎也). 어조사라고 일컫는 것은, 언(焉)자 · 재(哉)자 · 호(乎)자 · 야(也)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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