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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한문서예

凡事有人情, 後來好相見(범사유인정 후래호상견)

by 까마귀마을 2023. 11. 27.

 

 

 

凡事有人情, 後來好相見(범사유인정 후래호상견)

무슨 일이든 따뜻한 정을 남겨 두면 나중에 만났을 때 좋은 낯으로 보게된다.

* 相 : 여기서는 얼굴을 뜻함

명심보감 계성편에 실려있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구절입니다.

 

이 구절의 바탕에는 전국시대 秦(진)나라의 재상이었던 범저의 일화가 있다. 고향인 위나라에서 중대부 수고를 섬겼던 범저가 제나라로 사신의 수행자로 갔을 때, 제나라 왕은 범저의 탁월한 변론을 눈여겨보고 선물을 보냈다. 이에 수고는 범저의 행동을 의심하여 뇌물을 받았다고 생각했고, 위나라로 돌아와서 재상 위제에게 이 일을 발설했다.

위제는 범저를 죽음 직전까지 매를 때리며 온갖 모욕을 주었는데, 자신을 지키던 사람이 도와 범저가 사경을 나오게 됐다. 그 후 ‘장록’으로 개명하고, 진나라에 가서 자신의 능력과 식견을 알아본 소양왕에게 발탁되어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진나라의 군사력에 위협을 느낀 위나라 왕이 수고를 사신으로 보내 화의를 요청한바, 범저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옛 주인인, 수고를 만났다.

범저의 허름한 옷차림에 수고는 동정심을 느껴 명주옷 한 벌을 주며 위로했다. 다음날 범저가 진나라의 재상임을 알은 수고는 옛날 자신의 과오를 후회하고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위나라 재상 위제는 용서할수 없어서 결국 위제는 나라를 떠나 떠돌다가 죽었다.

이렇듯 수고와 위제의 엇갈린 운명을 보면 비록 잘못을 저지르고 허물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두면 나중에 좋은 얼굴로 만날 수 있다.”는 가르침이 있는 글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일본에서는 人情留一線 日後好相見 (헤어질 때 정을 남겨두면 오랜뒤에 좋은 만남이 있다).이라는 구절로 사용된다 합니다 

앞으로 만날 수 없게 되는 친구나 지인이 있으면 헤어질때  좋은 말로 헤어지고 가끔은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지금 만나지 못해도 다시 만났을 때 좋은 얼굴로 만날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세상은 뿌린 대로 거둔다고 자신이 행한 그대로 돌아온다는 진리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선을 배풀면 선으로 되돌아오고 악을 베풀면 악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매사에 인정을 베풀면 자신이 애쓴 것만큼 큰 행복으로 돌아옵니다.

상대와의 관계를 때로는 싹 끊고 정리 하여야 할 때도 있지만 특별히 나쁜 인연이 아니면 조금은 인정을 남겨두는 것도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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