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취미 생활/한문서예

踏雪野中去 (李亮淵의 野雪)

by 까마귀마을 2023. 10. 4.

 

                                野雪(야설) 눈 쌓인 들판


踏雪野中去 ( 답설야중거 )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不須胡亂行 ( 불수호란행 )  어지러이 함부로 가지 말라.
今日我行跡 ( 금일아행적 )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는
遂作後人程 ( 수작후인정 )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터이니
                         ---- 李亮淵----

 

야설(野雪)이라 하면 생소하게 다가오지만 "답설야중거"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또 서산대사의 시로 떠올릴 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진  詩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에게 서산대사의 선시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서산대사의 문집인 '청허집(淸虛集)'에는 실려 있지 않다고 한다.
이시가 유명 해진것은 김구선생이 안중근 의사 의거 39주년을 기념하여 이시를 친필로 휘호 하고 애송하면서 부터이다. 한때는 김구선생이 지은 시로 잘못 알려지기도 하였으며 김구선생 역시 서산대사의 시로 알고 있었기에 세간에서 대중들도 서산대사의 선시로 알려지기도 하였다. 백범이 서거 한해전인 1948년에  친필 휘호로 쓴 "야설" 유품은 현재 유족들의 기증으로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관 복도에 걸려 있다.

야설의 시가 이양연의 작품으로 밝혀지기는 1985년에 북한 문예출판사에서 발간한 한시집 안에 이 시가 실려 있고  제목은 야설(野雪), 지은이는 臨淵 이양연(李亮淵)으로  되어있다.  조선시대 시인이자 관리인 이양연의 시집 '임연당별집(臨淵堂別集)에 이시의 20자중 踏雪이 穿雪(천설)로 今日이 今朝로 다르게 실려 있지만 1917년에  장지연이 편찬한 '대동시선(大東詩選)'에도 이양연의 작품으로 올라 있어 사실상 야설의 시가 누구의 작품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두 글자가 바뀐 연유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전당시를 봐도 바뀐 글자가 엄청 많다. 아마도 암송해 오다가 글로 쓸적에 바꾸어 쓴것이 아닌가 한다.
야설이 이양연의 시로 볼수있는 또 다른점은 이 짧은 시에 촌철살인의 시상(詩想)을 멋지게 펼쳐내고, 따뜻한 인간미와 깊은 사유를 잘 담아내는 이양연의 전형적인 시풍(詩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임연당별집(臨淵堂別集) 에 실려있는 이양연의 詩  野雪(야설)
 穿雪野中去 不須胡亂行 (천설야중거 불수호란행) 눈을 덮어쓴 들판속으로 가니, 어지럽게 가서는 안될 것이다.
今朝我行跡 遂作後人程 (금조아행적 수위후인정) 오늘 아침 나의 행적은 쫓아오는 뒷 사람을 위한 행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양연의 문집에는 이 詩 야설에 이어 又라고 적어놓고 내용이 비슷한 시가 또 한수 적혀있다 이 詩를 보자면
雪朝野中行(설조야중행) : 눈온 아침에 들길을 가니
開路自我始 (개로자아시): 길을 여는 것은 나 부터라
不敢少逶迤 (불감소위이) : 감히 삐둘거리며 걷지 못함은
恐誤後來子 (공오후래자) : 뒤에 올 사람을 무서워이다.

“임연당(臨淵堂) 이양연(李亮淵)”은 조선 후기의 문신이다.
본관은 전주(全州)이고 자는 진숙(晋叔)이며, 호는 임연(臨淵)이다.
1830년(순조 30) 음보(蔭補)로 선공감(繕工監)에 제수되고, 1834년 사옹원봉사(司饔院奉事)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1838년(헌종 4) 충청도도사(忠淸道都事)를 거쳐, 1842년 공조참의가 되었고, 1850년(철종 1) 동지중추부사, 이듬해 호조참판·동지돈녕부사 겸부총관에 제수되었다.
문장에 뛰어났고 성리학에 정통하였으며, 역대의 전장(典章)·문물(文物)·성력(星曆)·술수(術數)·전제(田制)·군정(軍政) 등에 널리 통하였다. 늙어서도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문장이 전아간고(典雅簡古)하여 후학들이 다투어 암송하였다.
시에도 뛰어나 사대부로서 농민들의 참상을 아파하는 민요시를 많이 지었다.

0

白凡 김구선생님의 어록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 치 않는다.
*우리의 부(富)력이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强)력이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눈길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걷지 말기를 오늘 내가 걸어간 길이 훗날 다른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께서 물으신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오직 대한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세 번째 물으셔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 "내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무릇 한 나라가 서서 한 민족이 국민생활을 하려면 반드시 기초가 되는 철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이 없으면 국민의 사상이 통일되지 못하여 더러는 이 나라의 철학에 쏠리고 더러는 저 민족의 철학에 끌리어 사상과 정신의 독립을 유지하지 못하고 남을 의뢰하고 저희끼리는 추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얼굴이 잘 생긴 것은 몸이 건강한 것만 못하고 몸이 건강한 것은 마음이 바른 것만 못하다.
*우리나라가 독립하여 정부가 생기거든 그 집의 뜰을 쓸고 유리창을 닦은 일을 해 보고 죽게 하소서 !
*자유와 자유 아님이 갈리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속박하는 법이 어디에서 오느냐 하는데 달렸다.
*자유 있는 나라의 법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오고 자유 없는 나라의 법은 국민 중의 한 개인 또는 한 계급에서 나온다.

- 김구 선생님의 호 白凡은  범부 할것 없이 나만한 애국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란 뜻이고,  미천한 백성을 상징하는 백정의 ‘백(白)’과 보통사람이라는 범부의 ‘범(凡)’ 자를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