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 이야기(나는 왜 가나안 성도인가)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한3서 2절)

by 까마귀마을 2023. 11. 17.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요한 3서 2절)

 

처음 성경을 읽을때 어렵게 번역된 구어체 때문에 읽어도 무엇을 읽었는지 이해도 기억도 잘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요한 3서 2절에 들어있는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라는 쉽게 풀이된 본 구절은 읽자마자 뇌리에 깊이 각인되고 앞으로 무엇인가 좋은일이 있을거라는 믿음도 생겨 났으며 서예를 하고 나서는 이 구절을 족자로 만들어 아들네 집과 동생 그리고 지인들에게 선물하려고 여러장 쓰기도 할 정도로 좋아하는 구절이 되었다. 그리고 요한3서 2절의 본구절은 한때 교계의 화제와 주목을 받은 삼중축복(영혼이 잘되고, 범사가 형통하고, 강건한)론의 근원이기도 하다.

범사가 잘된다는 것은 세상 모든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형통케 되는 복이며 강건하다는 것은 우리의 소망중 가장 큰 축복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기록된 복음서에는 영혼의 형통은 즐비하지만 강건을 포함한 세속의 복을 바라는 이런 기복적인 내용이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어서 인지 요한 3서에 실린 강건하고 범사가 잘된다는 이 구절이, 이웃사랑을 설파한 예수님의 참 가르침과 죄의 대속, 수난, 부활등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잘 알지 못하는 초심자 때라 더 기억에 새겨 졌음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결혼후 이내 기독 신앙을 가진 아내 때문에 몇번은 교회를 간적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게된 동기는 집안에 감당키 어려운 우환이 있고 나서다. 하나님을 믿으면 복 받는다는 친분있는 교인들의 전도도 있었지만  나역시 하나님을 믿으면 이런 어려움이 다시는 생기지 않고 집안이 편안해지며  복을 받을수 있다는 믿음이 교회를 처음 나가는 내 신앙의 저변에 폭넓게 깔려 있던 상황에서 접한 요한3서의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는 말씀은 참 반갑고 신앙생활의 동기로도 받아들이기에 충분하였다.

 

하나님을 믿으면 일신의 평안과 물질적인 복이 온다는 기복신앙, 번영신앙 신봉자들에게는 요한3서의 이구절이 엄청난 사랑을 받는 구절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요한 3서에에 기록된 2절의 범사가 잘되고 강건을 기원하는 이 구절은 세속적인 형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다.

서신이 쓰여진  당시의 배경이나 헬라어 원본은 어떻게 기록 되었는지 알지도 배우지도 이해도 못한 나로서는 한글성경이 쓰여진 글자 그대로 믿고 내 나름 해석하였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을 믿으면 만사가 형통해지는 세속적인 복을 비는 의도로 이 구절이 기록 되지 않았다는 주장의 글이 있어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왔습니다. (요한서신은 서신의 기록자가 요한으로 되어있지만 신약의 다른 서신과 달리 기록자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기록물로 요한2서와 같이 3서도 오래동안 위경으로 간주되었으며 지금도 일부 교파는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기록시기는 주후 90년 전후로 보며 기록 동기는 영지주의 자들의 가르침을 논박하고 구원의 확신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요한3서는 한장의 짧은 서신으로 수신자는 가이오이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기복신앙, 번영신학에 목말라 있는 그들에게는 '범사에 잘되고'는 이 땅에서 잘먹고 잘사는 형통으로, '강건하기'는 무병장수하는 건강으로 보인다. 그들의 눈이 띠용 하고 튀어나오는 부분이다. 이 구절은 그들의 인생 구절이다. 성경(특히 신약)에 우리 영혼의 건강, 영적인 축복, 주의 말씀의 형통에 관한 구절은 많지만, 몸의 건강이나 일이 잘되는 것에 대한 내용은 (당연히) 거의 없다(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의 강조점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구절을 찾았을 때 그들의 감격이 어느 정도였을지 대충 상상할 수 있다.

이 구절은 나누기가 쉽게 되어 있다.

1) 영혼이 잘됨 2) 범사에 잘됨 3) 강건(건강). 3박자가 딱 맞는다. 영적으로도 잘되고 세상 일도 잘되고 건강하다면 누구나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래서 기복신앙 설교자들이 이 구절을 틈날 때마다 인용하고 강조하는 것이다(사실 딱히 인용할 만한 다른 구절이 없다). 그런데 진짜 그런가? 그들의 말대로 이 구절이 믿는 자들은 이 땅에서도 잘먹고 잘살고 건강하게 무병장수한다는 솔깃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인가? 우리는 성경에 나오는 좋은 말이라고 해서 대충 듣고 넘겨짚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하나님 말씀을 대하는 자의 태도가 아니다. 언제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먼저 요한3서는 서신서이다. 사도 요한이 장로인 가이오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본문은 요한이 사랑하는 가이오를 위해서 기도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평소에 가이오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범사(모든 것들)에 그가 잘되고 강건하도록 기도한다. 즉 이것은 범사에 잘되고 건강한 것이 믿는 사람에게 당연한 권리라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 잘되고 건강하라는 명령도 아니고, 잘되고 건강할 것이라는 당위도 약속도 아니다. 그저 기도 제목일 뿐이다. 희망사항일 뿐이다. 우리는 모두 이런 것을 원한다. 우리는 이런 기도 제목으로 서로를 위해 또 자신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다 그렇게 되거나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도 성경적으로도 그렇다. 성경을 대충 보고 호들갑 떨지 말고 흥분을 가라앉히자.

이번에는 헬라어 원문을 살펴보자. 다음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그리 어렵지 않다. 영어 문법을 배운 사람이면 이해할 수 있다).

사랑하는 자여, 모든 것들에 관해서 내가 기도하노라,  네가  잘되기를 그리고 건강하기를, 네 영혼이 잘됨 같이.

1) '범사에'는 '모든 것들(혹은 모든 일들)에 관하여'이다. 이것을 진짜 세상의 모든 것이라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 즉 '범사에 잘되고'를 시험을 봤다 하면 대학에 합격하고 로또를 샀다 하면 일등에 당첨되고 사업을 벌이면 대박나고 올림픽에 나가면 금메달을 따고 연구하면 노벨상을 수상하는 것으로 해석할 이유가 없다. 요한3서의 내용을 봐도 알겠지만 이것은 가이오 장로가 시무하는 교회 일이 다 잘되기를 바라는 기도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당시 장로는 현재의 목사와 같은 교회 지도자이다).

2) '강건하기'는 건강한 것을 말한다. 헬라어 휘기아이노(ὑγιαίνω)는 건강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단어가 신약 성경 다른 곳에서 사용된 것을 찾아보면 (이 본문까지) 모두 12번인데, 그중 4번은 신체가 건강하다는 의미였으나, 8번은 믿음, 말씀, 가르침이 건강하다(건전하다)는 의미였다. 이 본문 역시 신체의 건강함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가이오가 시무하는 교회가 건강하기를 바라는 기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왜냐하면 '범사에' 즉 '모든 일들에 관해서'가 '잘되기를' 뿐 아니라 '건강하기를'에도 걸리기 때문이다. 즉, 나는 네가 '모든 일들에 관해서' 잘되기를 그리고 '모든 일들에 관해서' 건강하기(건전하기)를 기도한다-로 문장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사도 요한이 뜬금없이 가이오의 신체가 건강하기를 기도한다는 내용보다는, 사랑하는 가이오가 열심히 섬기고 있는 교회의 모든 측면에서 잘되고 또 교회의 모든 측면에서 건강하도록(건강한 가르침과 실천) 기도한다는 내용이 이 편지의 전체 맥락과 일관성이 있어 보인다.

3) 또한 '네 영혼이 잘됨 같이'에서 기복신앙 설교자들은 '영혼'을 주목하고 그것에 대응되는 육체와 일에 관한 내용이라고 넘겨짚었지만, 사실 '네 영혼'에서 '네'를 주목하면 '모든 일들'이 대응된다. 그렇다면 너 자신 즉 개인적 측면에서 잘됨 같이 교회의 모든 일들 즉 공동체 측면에서의 잘됨을 기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만약 사도 요한이 가이오 장로의 신체가 건강하기를 기도한 것이라면, 아마도 가이오는 몸이 약하거나 병든 상태였을 수도 있다. 사도 바울도 디모데의 건강을 염려하는 내용을 편지에 쓴 적이 있다. 그렇다면 본문은 기복신앙 설교자들이 그렇게 좋아할 만한 내용은 아닌 셈이다. 왜냐하면 기복신앙 설교자들은 영혼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고 일도 잘된다는 식으로 이 구절을 이용하는데, 정작 이 구절은 사도 시대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신실한 자들이 질병으로 고생한다는 사실을 증거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 구절을 다시 읽어보자.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아직도 이 구절이 예수 믿으면 세상에서 잘먹고 잘살고 뭐든지 잘되고 무병장수한다는 내용으로 보인다면 당신은 답이 없다.

출처 :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범사에 잘되고 강건?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