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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있는 한시

田園樂(전원락)

by 까마귀마을 2023. 7. 3.

 田園樂(전원락)    전원에 사는 즐거움 

 

桃紅復含宿雨 (도홍복함숙우) 복사꽃 붉은데 또 밤 세워 내린 비를 머금었고

柳綠更帶春煙 (류녹경대춘연) 버들잎 푸른데 또 봄 안개를 드리웠네.

花落家僮未掃 (화락가동미소) 꽃이 지는데 심부름 하는 아이는 쓸려고도 않고

鶯啼山客猶眠 (앵제산객유면) 꾀꼬리 울어도 산속 나그네는 아직도 잠 들어있네

-------王 維-----

 

註.

家僮(가동) :집안 심부름을 맡아 하는 아이.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활짝 열어 젖히니 연분홍 빛 복사꽃은 간밤에 내린 빗물을 머금어 곱디고운 자태를 한껏 드러내고, 

초록빛 버들 가지는 피어오르는 새벽 안개 속에서 더욱더 푸른, 신비한 모습을 연출한다.
일렁이는 훈풍에 하나둘 꽃잎이 떨어지고  떨어진 꽃잎들이 마당에 즐비해도 아이는 그것을 비질하여 치울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적막을 깨는 꾀꼬리 지저귐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는데도 산속 나그네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잠만 잘 뿐이다.

 

당나라 왕유王維(701~761)의 ‘전원에 사는 즐거움"(田園樂) 이란 제목의 連作詩 7首 중 여섯 번째 작품이다.(아래  7首 전부를 올립니다)
이 시의 특징은 일반적인 한시의 형식을 벗어난 6언 절구다.

唐시대 詩는 보통 오언(五言), 칠언(七言)이라 하여 한 구절이 다섯자(五言絶句)나 일곱자(七言絶句)로 되어 있는 데 반하여 이 시는 그러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매우 독특한 육언절구(六言絶句)로 표현했다. 왕유 자신도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오면서 거의 고정되다시피 한 이러한 시 형식의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난 새로운 형식을 제시하면서 읽는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스스로 ‘붓을 휘둘러 육언 시를 짓다 六言走筆成(육언주필성)라는 부제를 붙였다.

이 시는 왕유의 후기인생 작품으로 현실정치에 환멸을 느껴 終南山 자락 輞川別莊(망천별장)에 은거할때 지은 시로 봄날 풍경과 전원생활의 한가로운 정경을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로 그려 보여주는 듯하다. 이 시의 전반부는 이른 봄의 풍경을 마치 그림을 그린 듯 묘사했다면 후반부에서는 전원생활의 한가한 멋을 표현하고 있다.
뒷날 소동파가 왕유의 이 시에 대해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고 평가했는데 누구에게나 가장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절묘한 표현이자 비유로 생각된다. 

王維의 田園樂  (전원락)  전원에 사는  즐거움

其一

出入千門萬戶 (출입천문만호)  수많은 집을 출입하고

經過北里南隣 (경과북리남린)  북쪽 마을 남쪽 이웃을 지나다녔네.

蹀躡鳴珂有底 (섭접명가유저)  말 장식 울리며 마음껏 돌아다니는데

崆峒散髮何人(공동산발하인)   공동산에 산발한 사람은 누구다던가.

 

千門萬戶(천문만호) :수많은 백성의 집,대궐

躡 ( 섭) :  밟을 , 뒤쫓다,따르다, 잇다 

蹀 (접) : 밟을,

蹀躡(섭접) : 밟다

珂(가) : 말굴레의 장식(裝飾)

鳴珂(명가) :옥이 울림. 말 굴레 장식을 울림

底(저) : 이룰지, 바닥,남모르게, 그치다,평정하다

有底(유저) : 자신있다,든든하다

崆峒(공동) :仙人 광성자가 이곳에 거주하였다 

崆峒(공동) : 공동산

 

其二

再見封侯萬戶 (재견봉후만호)  두번 보고 만호의 제후에 봉해지고

立談賜璧一雙  (입담사벽일쌍)  선채로 담화하며 벽옥 한 쌍을 하사 받았다네.

詎勝耦耕南畝 (거승우경남무)   어찌 남쪽 밭두둑을 나란히 경작함만 하겠으며

何如高臥東牕  (하여고와동창)  어찌 동쪽 창가에 높이 누워 지냄만 하겠는가.

雙(쌍) : 짝

耦(우) : 나란히 갈

其三

採菱渡頭風急( 채능도두풍급)  마름을 캐는데 나루터에 바람이 급하고

策杖村西日斜 (책장촌서일사)  지팡이를 짚고 가는데 마을 서쪽으로 해가 기우네

杏樹壇邊漁父 (앵수단변어부)  은행나무 언덕 근처에 어부가 보이고

桃花源裏人家 (도화원이인가)  도화원 안쪽에 인가가 있네.

 

策(책) : 지팡이 짚다

壇(단) : 마루,뜰

其四

萋萋芳草秋綠 (처처방초추연) 무성한 방초가 녹음 진 시절

落落長松夏寒 (낙낙장송하한) 늘어진 큰 소나무에 시원한 여름.

牛羊自歸村巷 (우양자귀촌항) 소와 양은 스스로 마을 거리로 돌아오고

童稚不識衣冠 (동치불식의관) 아이들은 벼슬아치를 알아보지 못하네.

 

衣冠(의관) :벼슬아치

 

其五

山下孤煙遠村 (산하고연원촌) 산 아래 한줄기 연기 피어 오르는 마을 저 멀리

天邊獨樹高原 (천변독수고원) 하늘가에 한 그루 나무가 우뚝 서있는 언덕.

一瓢顔回陋巷(일표안회누항) 청빈한 안회는 궁벽한 마을에서

五柳先生對門 (오류선생대문) 오류선생과 문을 마주하고 있구나.

 

原(원) : 근원

瓢(표) : 바가지 (簞食瓢飮: 대나무로 만든 밥그릇에 담은 밥과 표주박에 든 물이라는 뜻으로 청빈하고 소박한 생활을 이르는 말)

陋巷(누항) :누추(陋醜)하고 좁은 마을. 陋(더러울누) :볼품없다,궁벽..,거칠다,숨기다,좁다

其六

桃紅復含宿雨(도홍복함숙우)  복사꽃 붉은데 또 밤 세워 내린 비를 머금었고

柳綠更帶春煙 (류녹경대춘연) 버들잎 푸른데 또 봄 안개를 드리웠네.

花落家僮未掃 (화락가동미소) 꽃이 지는데 심부름 하는 아이는 아직 쓸지 않고

鶯啼山客猶眠 앵제산객유면) 꾀꼬리 울어도 산속 나그네 아직도 일어나지 않네

家僮(가동) :집안 심부름을 맡아 하는 아이

猶(유) : 오히려,

 

其七

酌酒會臨泉水 (작주회임천수) 샘물가에 모여 술을 마시고

抱琴好倚長松 (포금호의장송) 큰 소나무에 기대어 거문고 안고 있기를 좋아하네

南園露葵朝折 (남원로규조절) 남쪽 밭 이슬 젖은 아욱은 아침에 뜯고

東谷黃粱夜舂 (동곡황양야용) 동쪽 골짜기 노란 기장은 밤에 절구질 하려네.

 

葵(규) : 아욱,접시꽃,해바라기, 

粱(양) : 기장

舂(용) : 찧을,.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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