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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있는 한시

武陵桃源 桃花源記 (무릉도원 도화원기)

by 까마귀마을 2023. 6. 22.

 

武陵桃源  桃花源記 (무릉도원 도화원기) 도화원에 대한 기록

 
 

晋太元中 武陵人捕魚爲業(진태원중 무릉인포어위업) 

진나라 태원 시절에 무릉 사람 중에 고기잡이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있었다.

 緣溪行 忘路之遠近 忽逢桃花林(연계행 망로지근원 홀봉도화림) 

시내 가를 따라가다 길을 잃고 멀고 가까이 가다 홀연 복숭아 꽃 수풀을 만났다. 

夾岸數百步 中無雜樹 芳草鮮美 落英繽粉 (협안수백보 중무잡수방초선미 낙영빈분) 

좁은 언덕을 수 백보 가니 속에 잡목 없이 향기로운 풀이 아름답고 낙화가 어지러이 떨어져 흩날렸다.

漁人甚異之 復前行欲窮其林 林盡水源 便得一山 (어인심리지 부전행욕궁기림 임진수원 갱득일산)

어부가 심히 이상하게 여겨다시 앞으로 걸어가그 숲 끝까지 가니 숲이 다 한 곳에 시내의 근원이 있었고 산이 하나 있었다.

 山有小口 彷佛若有光 ( 산유소구 방불약유광)

산에는 작은 입구가 있었는데 환해 마치 빛이 있는 듯했다.

 便舍船 從口入 初極狹纔通人復行數十步 豁然開朗 ( 편사선 종구입 초극협재통인 부행수십보 활연개량)

편히 배를 버리고 입구를 쫓아 들어가니 처음에는 극히 좁아 겨우 사람이 통했으나 다시 수 십 보를 가니 탁 트인 골짜기가 환하게 열렸다.

 土地平曠 居舍儼然 有良田美池  桑竹之屬 阡陌交通 雞犬相聞 其中往來種作 男女衣著  悉如外人  黃髮垂髫  幷怡然自樂  ( 토지평광 거사엄연 유량전미지 상죽지속 천맥교통   계견상문 기중왕래종작 남녀의착 실여외인 황발수초  병이연자락)

토지가 평평하고 넓었으며, 사는 집은 뚜렷했고 좋은 밭과 아름다운 연못과 뽕나무와 대나무 등이 있고, 밭 언덕과 두렁으로 다니며 닭과 개가 서로 짖어대고 그 속에 왕래하며 씨를 뿌리는데 남녀가 입은 옷이 모두 외지인 같고, 늙은이 젊은이가 함께 기뻐하며 스스로 즐기었다.

 見漁人乃大驚 問所從來 具答之 (견어인잉대경 소문종래구답지)

이들은 어부를 보고 크게 놀라며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어부는 자초지종을 말했다.

 便要還家設酒殺雞作食 村中聞有此人 咸來問訊 (편요환가설주살계작식 촌중문유차인 함래문신 )

그들은 어부를 자기네 집으로 데리고 가서 술자리를 베풀고 닭을 잡고 밥을 지었다. 마을 가운데 어부가 있다는 말을 듣고 모두 와서 물었다.

 自云先世避秦時亂 率妻子邑人來此絶境 不復出焉 ( 자운선세피진시란 솔처자음인애차절경  불부출언)

저들은 스스로 말하기를 선대에 진의 난을 피해 처자와 마을 사람을 거느리고 이 절경에 왔는데 그 이후로 다시는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遂與外人間隔  問今是何世 (수여외인 간격  문금시하세)

마침내 저들은 바깥사람들과 격리되어 지금이 어느 세상이냐 묻는 것을 보니 바깥 세상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乃不知有漢 毋論魏晋( 내부지유한 무론위진)

그들은 한나라는 물론 위나라와 진나라가 있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此人一一爲具言所聞  皆嘆小宛 (차인일일위구언소문  개탄소원)

어부는 자기가 들은 바대로 하나하나 그들에게 말해주니 그들은 모두 놀라며 슬퍼했다.

 餘人名復延至其家 皆出酒食 停數日辭去 此中人語云 "不足爲外人道也  (여인명부연지기가  개출주식  정수일사거  차중인어운 부족위외인도야)"

다른 사람들도 자기 집으로 어부를 데리고 가서 술과 밥을 내 놓아 어부는 수일 동안 그 마을에 머물다가 돌아오려니까 이 마을의 한 사람이 어부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바깥 세상 사람들에게 이 곳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했다.

 旣出得其船  便扶向路  處處誌之 (기출득기선 편부향로  처처지지)

어부는 이 마을을 나와 자기가 버렸던 배를 타고 길을 내려오면서 곳곳을 적었다.

 乃郡下詣太守   說如此  太守卽遣人隨其往  尋向所誌  遂迷   不復得路 (내군하 예태수 설여차 태수즉견인수기왕 심향소지  수미불부득로)

그는 자기 고향으로 돌아와 태수를 찾아가 그간에 자기가 겪은 일에 대해 말했더니 태수는 사람을 즉시 보내 그가 갔던 길을 따라 그가 적어온 대로 갔으나 길을 잃고 헤매다 길을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南陽劉子驥 高尙士也 聞之    欣然規往  未果 尋病終後遂無問津者 (남양유자기 고상사야문지 흔연규왕  미과 심병종후수무문진자)

남양에 사는 유자기가 고상한 선비였는데 이 어부의 소문을 듣고 기뻐하며 그가 갔던 대로 가보려 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병들어 죽은 후로는 누구도 이 뱃길을 묻는 자가 없었다.

                                                           --------陶淵明[도연명] -------  

 

註.

太元 : 동진 효무제의 연호 (376-397)

繽 : 어지러히

雞犬相聞 : 닭과 개의 소리가 서로 들리다(노자 도덕경에 이웃한 나라가 서로를 바라보며 닭과 개의 소리가 서로 들리는 곳에 살지라도 늙어 죽을때까지 서로 왕래하는 일이 없었다)

黃髮垂髫 : 노인과 어린이들 (황발 : 노인 , 수초 : 머리를 아래로 땋아내린 아이들)

便扶向路 : 종전의 길을 따라가다.

處處誌之 : 곳곳에 표기를 하다.

劉子驥 : 도연명의 먼 친척

 

                                    도연명의 桃花源 詩(도화원 시)

 

嬴氏亂天紀 賢者避其世( 영시란천기 현자피기세) 진나라 임금이 천도 (天道)를 흐트리자 현자들이 세상에서 몸을 숨겼다.

黃綺之商山 伊人亦云逝( 황기지상산 이인역운서) 네 사람의 은자들이 상산으로 갔고 그들 역시 이곳으로 피해 왔노라

往跡浸復湮 來徑遂蕪廢( 왕적침복연 래경수무폐) 은신해 갔던 발자국도 묻혀 지워졌고, 도화원으로 오던 길도 황패해 버렸 노라.

相命肆農耕 日入從所憩( 상명사농경 일입종소게) 서로 도와 농사에 힘들이고, 해가 지면 편하게 쉬더라

桑竹垂餘蔭 菽稷隨時藝( 상죽수여음 숙직수시예) 뽕과 대나무가 무성하여 그늘이 길고, 콩과 기장 때를 따라 심는다.

春蠶收長絲 秋熟靡王稅( 춘잠수장사 추숙미왕세) 봄누에 쳐서 비단실 거두고, 가을 추수 세금 안 바치더라.

荒路曖交通 雞犬互鳴吠( 황로애교통 계견호명폐) 황폐한 길이 희미하게 틔였고, 닭과 개가 서로 우짖고 있다

俎豆獨古法 衣裳無新制( 조두유고법 의상무신제) 제사도 여전히 옛 법 대로이고, 옷도 새로운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

童孺縱行歌 班白歡游詣( 동유종행가 반백환유예) 어린아이들은 멋대로 길에서 노래하고, 백발 노인들은 즐겁게 서로 찾는다.

草榮識節和 木衰知風厲( 초영식절화 목쇠지풍력) 풀 자라니 온화한 봄철인 줄 알고, 나무 시들자 바람이 찬 겨울임을 아노라.

雖無紀歷志 四時自成歲( 수무기력지 사시자성세) 비록 달력 같은 기록은 없어도, 사계절 변천으로 일년을 알 수 있노라.

怡然有餘樂 于何榮智慧( 이연유여락 우하영지혜) 기쁜 낯으로 마냥 즐겁게 살고, 애써 꾀나 재간을 피지도 않는다.

奇蹤隱五百 一朝敞神界( 기종은오백 일조창신계) 흔적 없이 가리워진지 오백 년만에, 홀연히 신비의 세계가 나타났으나

淳薄旣異源 旋復還幽蔽( 순박기이원 선복환유폐) 순박한 도원경과 야박한 속세 서로 맞지 않아

借問游方士 焉測塵囂外( 차문유방사 언측진효외) 잠시 속세에 노는 사람에게 묻겠노라. 먼지와 소음 없는 신비경을 알겠는가.

願言躡淸風 高擧尋吾契( 원언섭청풍 고거심오계) 바라건대 사뿐히 바람을 타고, 높이 올라 나의 이상을 찾으리.

註.

嬴氏[영씨] : 秦王(진왕) 진시황의 성씨. 嬴政(영정 : 진시황의 이름)

天紀[천기] : 천체가 운행하는 질서와 원칙.

黃綺[황기] : 商山四皓(상산사호)중 夏黃公(하황공)과 綺里季(기리계)., 진나라 말기에 난세를 피하여 商山[상산]에 숨어 살았다.

伊人(이인) : 이사람들(도화원 사람들)

秋熟[추숙] : 가을의 결실.

爼豆[조두] : 炙臺(적대)와 접시, 祭器(제기), 祭祀(제사).

童孺[동유] : 나이가 어린 아이.

班白[반백] : 黑白(흑백)이 반씩 섞인 머리.

風厲[풍려] : 썩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않음, 바람이 세참.

怡然[이연] : 기뻐고 즐거움.

五百(오백) : 진시황부터 진의 태원까지 500년

方士[방사] : 신선의 술법을 닦는 사람.

塵囂[진효] : 속세의 소란하고 번거로움, 속세의 귀찮음.

吾契(오계) : 나와 의기가 투합하다.

 

桃花源記는 도연명의 말년인 그의 나이 56-7세 때인 南朝 宋 永初 3년 때 작품이다.

도화원기, 桃花源詩는 陶淵明集의  桃花源記幷詩 (도화원기병시) 라는 시문을 도화원기와 도화원시를 분리되어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桃花源記는 5언으로 된 도화원시의 序文으로 도화원기를 지은후 도화원시를 지었으며 각각 별도의 작품이다. 도화원기는 동진때 어부가 발견한 이상향인 즉 무릉도원에 대한 설명으로 도화원은 도연명의 오랜 농촌과 산수의 전원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린 이상 세계인 것이다.

 

 "武陵桃源(무릉도원)"은 흔히들 세상과 멀리 떨어진 별천지를 비유적으로 표현 한것이나  중국 후난 성에 실제로 무릉이나 도원의 이름을 갖인 지역이 있으며, 거기서 남쪽으로 4킬로 지점에 桃源山[도원산]이 있다. 도화원기는 동양적 이상향을 보여주는 문장으로 서양적 이상향을 보여주는 유토피아와 대조해 볼때 한가지 선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양의 이상향은 어느곳에도 없는곳으로 실존이 불가능한 허망한 곳으로 떠오르지만 동양의 이상향인 무릉도원은 지금도 중국의 어디엔가  실재 있을것만 같은 상상이 더는 것은 동양이 지닌 베일에 가린 깊은 신비함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릉도원 도화원기는 중국의 동진시대 도연명이 지은 詩로 태원 연간(376~395)에 무릉(지금의 후난 성 타오위안 현)에 살던 어느 어부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중 복사꽃이 피어 있는 수풀 속으로 잘못 들어갔는데 숲의 끝에 이르러 강물의 수원이 되는 깊은 동굴을 발견했다. 그 동굴을 빠져나오니 평화롭고 아름다운 별천지가 펼쳐졌다. 그곳의 사람들은 秦시황 시대의 전란을 피해 이곳으로 왔는데 그때 이후 수백 년 동안 세상과 단절된 채 지내왔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노자의 소국과민 사상에 기초하여 고대의 자연주의적 이상향을  묘사한 것으로 수 많은 문학의 소재가 되었다.

                       

 

     王維(왕유)의 桃源行(도원행)

漁舟逐水愛山春(어주축수애산춘) 兩岸桃花夾去津(양안도화협거진)。
坐看紅樹不知遠(좌간홍수부지원) 行盡青溪不見人(행진청계불견인)。
山口潛行始隈隩(산구잠행시외호) 山開曠望旋平陸(산개광망선평륙)。
遙看一處攢雲樹(요간일처찬운수) 近入千家散花竹(근입천가산화죽)。
樵客初傳漢姓名(초객초전한성명) 居人未改秦衣服(거인미개진의복)。
居人共住武陵源(거인공주무릉원) 還從物外起田園(환종물외기전원)。
月明松下房櫳靜(월명송하방롱정) 日出雲中雞犬喧(일출운중계견훤)。
驚聞俗客爭來集(경문속객쟁래집) 競引還家問都邑(경인환가문도읍)。
平明閭巷埽花開(평명려항소화개) 薄暮漁樵乘水入(박모어초승수입)。
初因避地去人間(초인피지거인간) 及至成仙遂不還(내지성선수불환)。
峽裏誰知有人事(협리수지유인사) 世中遙望空雲山(세중요망공운산)。
不疑靈境難聞見(불의령경난문견) 塵心未盡思鄉縣(진심미진사향현)。
出洞無論隔山水(출동무론격산수) 辭家終擬長游衍(사가종의장유연)。
自謂經過舊不迷(자위경과구불미) 安知峰壑今來變(안지봉학금래변)。
當時只記入山深(당시지기입산심) 青溪幾曲到雲林(청계기곡도운림)。
春來遍是桃花水(춘래편시도화수) 不辨仙源何處尋(불변선원하처심)。


고깃배로 물 따라 내려가니 사랑스런 봄 산 옛 나루를 끼고 양 언덕엔 복사꽃이 피어있다
붉은 나무를 바라보다 멀리 온 줄 몰랐더니 청계(靑溪)를 다 지나도 사람은 아니 보인다
산 어귀로 가만히 들자 깊은 협곡이 시작되고 산이 열려 확 트이자 문득 평야가 펼쳐있다
멀리서 보니 한 곳에 구름과 나무가 어리어 있고 가까이 들어서니 많은 집이 꽃과 대나무 사이에 흩어있다
나무꾼이 처음으로 한나라 성명을 알려주는데 주민은 아직도 진(秦)나라 때의 옷을 입고 있다
그들은 다 함께 무릉도원에서 살면서 세상 밖에 다시 전원을 일으켰구나
달 밝은 소나무 아래 창들은 고요한데 구름 속에 해가 뜨자 닭소리 개소리 요란하네
속세의 객이 왔다는 소식에 놀라 다투어 몰려와서는 서로 이끌고 집으로 가선 사는 마을을 물어본다
동트자 골목길은 꽃을 쓸어 열리고 저물 무렵 고기잡이와 나무꾼은 물길을 타고 돌아온다
처음엔 피난처로 인간세상을 떠났다가 신선 되어 끝내 돌아가지 않았구나
누가 알았으랴, 이 협곡 속에 사람이 살줄을 세상에서 멀리 바라보면 그저 구름 속의 산뿐인 것을
신선세계 듣고 보기 어려운 줄 의심치 않지만 세속의 마음 다하지 못해 고향마을 생각한다
골짝을 나가서는 산과 물이 막고 있어도 집 떠나 와서 오래도록 노니리라 생각했네
지나온 옛길을 잃지 않으리라 여겼건만 어찌 알았으리, 산골짝이 오늘처럼 변할 줄을
그때 산 깊이 들어간 것만 기억나니 청계(靑溪) 몇 굽이를 돌아 구름 자욱한 숲에 이르렀던가
봄이 되어 모두가 복사꽃 떠 있는 물인데 도원(桃源) 길 모르겠네, 어디 가서 찾을지.

 

이 詩는 송촉본(宋蜀本) 《王摩詰文集(왕마힐문집)》의 제목 아래 注에는 왕유가 19세에 쓴 작품이라고 되어 있다. 

왕유는 唐나라의 시인으로 서정시 형식을 완성한 시인으로  초년에 이미 산수전원에 대한 취향과 세속을 초월하려는 지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시는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의 〈桃花源記(도화원기)〉에 의거한 것으로 구성과 전개가 유사하다. 

세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단락은 도화원에 이르는 과정이, 둘째 단락은 도화원의 정황과 주민과의 만남을, 셋째 단락은 도화원을 떠나온 뒤 다시 찾지 못한 사연을 담고 있다. 그러나 도연명의 오언고시와는 다른 도화원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도연명이 전쟁과 부세(賦稅)와 같은 정치권력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자력으로 이룬 순박한 이상사회를 그리고 있는 데 반하여, 왕유는 도화원의 경치와 마을 모습을 환상적 색채로 묘사하여 별천지 속의 仙境으로 상정하고 있다. 도화원에 대한 전설은 대략 위진남북조시대부터 유전되어 내려오면서, 도연명의 기문(記文)과 시(詩)를 뒤이어 많은 문인들이 후속 작품을 지었는데, 왕유에 의하여 새로운 의경(意境)이 창출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王安石 의 桃源行 

望夷宮中鹿爲馬(망이궁중록위마 望夷宮 가운데에서 사슴을 말이라 하니

秦人半死長城下(진인반사장성하)  나라 사람들 절반은 長城 아래에서 죽어갔네.

避世不獨商山翁(피세불독상산옹)  세상을 피하여 숨은 자들 商山의 노인뿐 아니요

亦有桃源種桃者(역유도원종도자)  또한 桃源에 복숭아 심어 기른 자 있었네.

一來種桃不記春(일래종도불기춘)  한번 와서 복숭아 심은 뒤로 햇수 기억하지 못하니

采花食實枝爲薪(채화식실지위신)  꽃 따고 열매 먹으며 나뭇가지로 섶 만들었네.

兒孫生長與世隔(아손생장여세격)  子孫들 생장하여 세상과 단절되었으니

知有父子無君臣(지유부자무군신)  父子가 있음만 알고 君臣은 없다오.

漁郞放舟迷遠近(어랑방주미원근)  漁郞이 배 가는 대로 가다가 遠近을 잃었는데

花間忽見驚相問(화간혼견경상문)  꽃 사이에서 갑자기 그를 보고 놀라 물었네.

世上空知古有秦(세상공지고유진)  세상에서는 부질없이 옛날 나라 있음만 알 뿐이니

山中豈料今爲晉(산중기료금위진)  산중에서야 어찌 지금이 나라임 알겠는가.

聞道長安吹戰塵(문도장안취전진)  長安에 전쟁의 먼지 날려 나라 망했단 말 듣고

東風回首亦沾巾(동풍회수역점건)  東風에 머리 돌려 회상하며 눈물로 수건 적시네.

重華一去寧復得(중화일거녕부득)  重華가 한번 가버리니 다시 어찌 얻을런가

天下紛紛經幾秦(천하분분경기진)  天下는 분분히 몇 번이나 나라의 폭정 만났는가.

 

이 詩는 송 나라 재상이자 문필가이며 당송 팔대가의 한사람인인 왕안석이 당시 송나라 백성들의 피폐한 삶을 新法으로 혁파하고 무릉도원으로 만들고자 했다는 심경을 시로 피력 한것임.

이 시는《王臨川集》4권에 실려 있는 바, 武陵桃源을 읊은 것이다. 제목 밑의 주에 “고금에 도원을 노래한 자들이 神仙說에 현혹되어 도원을 長生不死하는 곳이라고 여긴 자가 많은데, 荊公의〈도원행〉에 秦나라의 난리를 피하여 숨은 자들이라고 한 것을 보니, 신선설에 빠진 자가 아니고 사리를 아는 자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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