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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있는 한시

山莊夜雨(산장야우)

by 까마귀마을 2023. 6. 27.

山莊夜雨 (산장에 내리는 밤비 )

 

昨夜松堂雨 (작야송당우)  어젯밤 송당에 비가 내리어
溪聲一枕西 (계성일침서)  시냇물 소리 베개 서쪽에서 들렸는 데,
平明看庭樹 (평명간정수)  새벽녘 뜰 앞의 나무를 보니,
宿鳥未離棲 (숙조미리서)  새는 아직도 가지를 떠나지 않았네.
                      ------ 高兆基-----

註.
昨夜 : 어제 밤

松堂: 송당. 곧 소나무 골을 뜻함

溪聲 : 시냇물 소리
 : 베개

一枕西: 베갯머리의 서쪽. 곧 자고 있는 집의 서쪽

平明 : 동이 터 옴
庭樹 : 뜰안에 심은 나무 

宿鳥 : 잠자는 새.

 

시인이 기거하는 송당(松堂)이라는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깊은 산 속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적막한  산속에서 밤에 비가 오니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었나 보다.

집 근처 계곡물이 불어나, 그 흐르는 물 소리가 베게 서쪽에서 들린다고 읊고 있으니, 깊은 산속에서 맞이하는 비오는밤,

시인은 근심이 깊어 잠 못 이루었을까 아니면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에 잠을 설쳤을까? 그러나 시인은 도리어 적막한 산속 여름 밤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반가운 손님으로 비를 보고 있는것 같다. 

밤비는 시인의 무료함을 달래 줬을 뿐 아니라, 뜻밖의 선물까지 덤으로 남겨 주었다. 동틀 무렵 마당에 나가 보니 엊저녁 와서 잠을 청했던 새가 여느 때 같으면 먹이를 찾아  떠났을  시간인데도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마치 밤비가 시인의 무료함을 꿰뚫어 보고 말벗을 보내 준 것처럼....

적막한 산속에서는 무심히 내리는 밤비는 친구가 되고  밤비로 인해 아침 출타를 미룬 뜰안 나무의 새도 친구가 아니던가?

고조기의 詩 산장야우는 시어(詩語)가 간결하고 사용한 글자도 비교적 쉬우며, 산속에서의 한가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묘사하여, 시인의 감회를 잘 표현한 시가 아닌가 여겨진다.

 

高兆基(고조기)

작가는 고려 중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제주(濟州)로 제주 사람이다. 

초명은 고당유(高唐愈), 호는 계림(鷄林). 우복야(右僕射) 고유(高維)의 아들이다.  성품은 의롭지 못한 것을 보면 참지 못하였고 경사(經史: 경전과 역사)에 널리 통하였으며 시에도 능숙하였다. 특히 5언시에 뛰어났다고 한다. 예종 초 과거에 급제해 남방의 고을에 수령으로 나가 청백(淸白)하게 공무를 보았다. 

인조 때 시어사(侍御史)가 되었는데, 이자겸(李資謙)이 승정(僧正) 자부(資富) 및 지수주사(知水州事) 봉우(奉佑)로 하여금 홍경원(弘慶院)을 수리하게 하였다. 그들은 주현(州縣)의 장정을 징발해 피해가 심하였다. 이자겸이 실각한 뒤 자부는 연좌되어 섬에 귀양갔으나, 봉우는 환관과 결탁해 벼슬자리를 누리고 있는 것을 상소해, 몇 차례 논박 끝에 임금의 뜻을 거슬려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郎)으로 좌천되었다. 뒤에 다시 대관(臺官)이 되자, 이자겸의 일당이 제거되지 않은 것을 배척하고 파직할 것을 여러 차례 상소하였다. 그러나 대신들에 눌려 예부낭중에 임명됨으로써 대관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1147(의종 1)년 수사공상주국(守司空上柱國)으로복직  여러요직을 거쳐 1151년 중군병마판사겸서북면병마판사(中軍兵馬判事兼西北面兵馬判事)를 역임하였다. 그러나 폐신(嬖臣) 김존중(金存中)에게 아부하던 끝에 탄핵을 받아 상서좌복야(尙書左僕射)로 전직되었다가 다시 중서시랑평장사가 되었다. 작품으로 「진도벽파정(珍島碧波亭)」 이라는 시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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