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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있는 한시

靜夜思(정야사)

by 까마귀마을 2023. 6. 16.

靜夜思(정야사) 고요한 밤에 생각하다

 

床前明月光(상전명월광) 침상 앞의 밝은 달빛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 땅 위에 내린 서리인가 했네.

擧頭望明月(거두망명월) 고개 들어 밝은 달 보고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 머리 숙여 고향 그리워 하네

              -------李白(이백)-------

 

객지의 숙소에서 맞이한 밤, 침상 머리에  비치는 밝은 달빛.

땅바닥에 비친 달빛이 마치 대지에 서리가 하얗게 내린듯하다.

문득 고개를 들어 밝은 달을 바라보던 시인은 고향에서 바라보던 달에  생각이 미치고.

멀리 떠나와 돌아갈수 없는 고향 생각에 머리가 수그러진다.

 

이백(李白)의 『동문선』에 나오는 정야사(靜夜思)라는 제목의 詩이다.

이 시는 당 開元 15년(727),시인의 나이 27세 때 쯤 고향을 떠나 떠돌던 중 양주(揚州)의 어느 여관에서 썼을 것으로 여겨지며  靜夜思 보다 먼저 지은 시로 추정되는  추석여회(秋夕旅懷)라는 시 에서도 달을 보고 고향을 그리워 하는 정이 애달프게 그려지고 있어 두 詩가 비슷한 시기에 쓰인 것으로 보고있다. (아래 秋夕旅懷는 별도 올립니다)

정야사는 4구절로된  오언절구 형식의 詩로 , 전체 글자를 합해도 스무 자에 불과하지만 의미는 오히려 의미심장하다. 글자 표면상으로는 타향을 떠도는 한 나그네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깊은 감정을 노래하였는데 평범하고 담백한 언어로 생동감 있게 표현한 것이  마치 맑은 물에 청아 하게 피어난 연꽃처럼 조금의 수식이 없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쓰여진 듯 꾸미고 만들어낸 흔적 이라곤 전혀 없고  지극히 평범한 언어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나그네의 마음을 간결하고 빼어나게  묘사하여 천고(千古)에 명시(名詩)로 회자되고 있다. 

* 상전명월광( 床前明月光)이 상전간월광(床前看月光)으로, 거두망명월(擧頭望明月)이 거두망산월(擧頭望山月)로 표기된   판본도 있다. 

                              

李白의 秋夕旅懷(추석여회)   가을밤 나그네의 고향생각

 

涼風度秋海(양풍도추해)  서늘한 바람이 가을 바다를 건너와

吹我鄉思飛(취아향사비)  나에게 고향 생각을 불러일으키네.

連山去無際(연산거무제)   연이은 산이 끝없이 멀어지니

流水何時歸(유수하시귀)   흐르는 강물 같은 나는 언제나 돌아갈까?

目極浮雲色(목극부운색)   멀리 바라보니 회색 구름 떠가고

心斷明月暉(심단명월휘)   밝은 달이 빛나니 애간장 끊어지네.

芳草歇柔豔(방초헐유염)   향초들은 고운 색을 잃고

白露催寒衣(백로최한의)   흰 이슬은 겨울옷을 재촉하네.

夢長銀漢落(몽장은한락)   꿈이 길어 은하수는 사라지고

覺罷天星稀(각파천성희)   깨어보니 하늘의 별들 드물어졌네.

含悲想舊國(함비상구국)   고향 생각에 서글픈 그리움 품으니

泣下誰能揮(읍하수능휘)   흐르는 눈물을 누가 닦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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