采蓮曲(채련곡) 연밥 따며 부르는 노래
彼美采蓮女(피미채련녀) 저 아리따운 연밥 따는 아가씨,
繫舟橫塘渚(계주횡당저) 횡당 물가에 배 매어 놓고...
羞見馬上郞(수견마상랑) 말 위의 사내 보고 부끄러워서-
笑入蓮花去(소입연화거) 살포시 웃으며 연꽃 사이로 피하네.
----- 洪萬宗(홍만종) ------
잔잔한 연못에서 배을 띄우고 연을 캐는 아름다운 아가씨
멀리 길가에 늠름한 말탄 사내를 보고 부끄러워
새침하게 웃으며 연꽃에 기대어
두근두근한 마음 진정시켜봅니다.
한 폭의 그림같기도 하고 영화 같기도 하고. 연정이란,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이나 우리 인생, 우리 삶의 의미중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요?
어쩌면 저 연꽃 따는 아가씨의 마음이 우리 인생중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한때가 아닐까 싶네요.
호감, 긴장, 설레임, 사랑...참 좋은 단어들이죠. 그 순간들
우리 삶에 생명력이 있을때 우리 가슴에 뜨거움이 있을때 느낄 수 있는 것들.
우리모두 저 아가씨 마음처럼 항상 설레임 속에서 살아가는 날들이길 바래봅니다.
<註>
彼(피) : 저, 저기, 그, 그이.
采蓮(채련) : 연밥을 따다
繫(계) : 매다, 매달다, 죄수, 줄(끈), 매듭, 고삐, 계통.
橫塘(횡당) : 연못을 가로지름, 중국 南京(남경) 부근의 지명.
渚(저) : 물가, 모래섬, 작은 섬, 강이름.
羞(수) : 바치다, 맛있는 음식, 음식물, 익힌 것,육포, 부끄러움, 부끄러워하다, 모욕하다.
작가 소개
조선 후기 학자 겸 시평가.
본관 풍산(豊山). 자 우해(宇海). 호 현묵자(玄默子) ·장주(長洲).
문학지사로 자처하였으며, 문학평론집이라 할 수 있는 순오지(旬五志)에서 국문학의 가치에 대해 논하였고, 정철(鄭澈)의 시가 등 대표적인 작품에 대해 평을 가했다. 정통적인 시문(詩文)에는 별로 힘을 기울이지 않은 반면, 시화(詩話) ·소설에 흥미를 가져 많은 책을 저술하였다. 저서는 순오지외에 편저로 역대총목(歷代總目) 시화총림(詩話叢林) 소화시평(小華詩評) 해동이적(海東異蹟) 명엽지해(蓂葉志諧) 등이 있다.(두산백과 참조)
※ 채련(采蓮)은 연밥을 따면서 연인을 구하는 젊은남녀를 상징함.
연캐는 노래의 뜻을 가진 채련곡은 노동요로 불러졌는데 연밭에서 남녀의 감정이 얽히다 보니 곧 연시의 상징이 되었으며 유래는 중국 한대에 여인이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연밥을 선물로 보내 완곡하게 사랑을 표시한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후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너도 나도 한번쯤은 채련곡을 지어 남녀의 정회를 나타내었다.
중국과 우리나라 시인들이 지은 여러편의 채련곡이란 시를 아래 올립니다.
采蓮曲 (채련곡) - (허난설현)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벽옥류) 가을에 맑은 호숫물 옥돌처럼 흘러가고
蓮花深處繫蘭舟 (련화심처계란주) 연꽃 피는 깊은 곳에 난초 배를 매어 놓고서( 繫 : 멜계, 란주 : 작은배)
逢郞隔水投蓮子 (봉랑격수투련자) 임 보고 물건너서 연꽃을 던졌는데
或被人知半日羞 (혹피인지반일수) 혹시 남이 봤을가봐 반나절 부끄러웠네
採蓮子(채련자) (其一) 皇甫松(황보송)
菡萏香連十頃陂 (함당향련십경파) 연꽃의 향기가 드넓은 연못에 가득한데,( 십경 : 약 삼만평의 면적)
小姑貪戱採蓮遲 (소고탐희채련지) 어린 아가씨는 노는데 정신이 팔려 연 따기가 더디기만 하네.
晩來弄水船頭濕 ( 만래농수선두습) 날이 저물도록 물장난 하느라 배전까지 흠뻑 젖어네
更脫紅裙裹鴨兒 (갱탈홍군과압아) 붉은 치마 갈아입고 오리 잡으러 가야지.
採蓮子 (채련자)(其二) 皇甫松 (황보송)
船動湖光灘灘秋 (선동호광탄탄추) 작은배 저어 나가니 일렁이는 물빛에 가을은 완연한데,
貪看年少信船流 (탐간연소신선류) 넋을 놓고 소년을 바라보고 있으니 배는 물결따라 흘러가네.
無端隔水抛蓮子 (무단격수포연자) 무단히 뱃전너머로 연꽃을 던지고는,
遙被人知半日羞 (요피인지반일수) 멀리 남들 눈에 뛰었을까 반나절을 부끄러워하네.
采蓮曲 (채련곡) --이백(李白)
若耶溪傍采蓮女 (약아계방채련여) 약야계 냇가에서 연밥 따는 아가씨들이
笑隔荷花共人語 (소격하화공인어) 웃으며 연꽃 사이로 서로 이야기 나누네.
日照新粧水底明 (일조신장수저명) 햇살은 고운 새 단장 물밑까지 밝게 비추고
風飄香袖空中擧 (풍표향수공중거) 바람 불어 향기로운 옷소매 허공에 날리네.
岸上誰家遊冶郞 (안상수가유야랑) 물가엔 뉘 집 한량들인가?
三三五五映垂楊 (삼삼오오영수양) 삼삼오오 짝을 지어 버드나무 사이로 어른대네
紫騮嘶入落花去 (자류시입락화거) 자류마 울자 놀라 떨어지는 꽃잎 속으로 사라지니(자류마 : 자주빛를 띤 검은갈기의 명마)
見此踟躕空斷腸 (견차지주공단장) 이를 보고 머뭇머뭇 부질없이 애만 태우네.
采蓮曲(채련곡) -- 王昌齡(왕창령)
荷葉羅裙一色裁 (하엽라군일색재) 연잎은 비단 치마 같은 색인데
芙蓉向臉兩邊開 (부용향검양변개) 연꽃은 두 뺨 향하여 피어있구나
亂入池中看不見 (난입지중간불견) 못 속에 섞여 있어 보아도 보이지 않다
聞歌始覺有人來 (문가시각유인래) 노래 소리를 듣고야 사람 있는 줄 알았네
采蓮時節懶勻妝 (채련시절라균장) 연밥 따던 계절에는 화장도 않더니
月到波心發棹忙 (월도파심발도망) 달이 뜨니 물가운데로 노 젓어가네
莫向荷花深處去 (막향하화심처거) 연꽃 핀 가까이는 가지를 마오
荷花深處有鴛鴦 (하화심처유원앙) 꽃 가운데 원앙새 한쌍이 노닐고 있으니
採蓮曲 (채련곡) --崔國輔 (최국보)
玉嶼化爭發 (옥서화쟁발) 옥서에는 꽃이 다투어 피고 (옥서 : 어여뿐섬)
金塘水亂流 (금당수난류) 금당에는 물이 어지럽게 흐르누나
相逢畏相失 (상봉외상실) 서로 만나자 잃어버릴까 두려워
竝着採蓮舟 (병착채련주) 연밥 따는배 아울러서 붙혀 놓았네
採蓮曲 (채련곡) ---劉方平 (유방평)
落日淸江裏 (낙일청강리) 저물녁의 맑은 강에는
荊歌艶楚腰 (형가염초요) 형가를 부르는초희의 허리가 요염하네
採蓮從少慣 (채련종소관) 연밥 따기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어
十五卽乘潮 (십오즉승조) 열다섯살 되면 조수를 타곤했네
採蓮曲次大同樓船韻 (채련곡차대동루선운) --李達(이달)
蓮葉參差蓮子多 (연엽참차연자다) 연입은 들숙날쑥 연밥은 많은데
蓮花相間女郞歌 (연화상간여랑가) 연꽃 사이에서 아가씨 노래 부르네
歸時相約橫塘口 (귀시상약횡당구) 돌아갈때 횡당 어디에서 만나자고 했으니 (횡당 : 남경 교외에 있는 둑)
辛苦移舟逆上波 (신고이주역상파) 애써 배를 저어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네
採蓮曲 1(채련곡 1) --吳國倫 (오국륜)
江南行採蓮 (강남행채련) 강남으로 연꽃을 따러가니
蓮露如珠瀉 (연로여주사) 연에 맺힌 이슬은 옥구슬처럼 쏟아지는 듯하네
白鳥翊其上 (백조익기상) 흰새는 그 위로 날아 다니고
遊魚戱其下 (유어희기하) 물에노는 물고기는 아래에서 장난치네
採蓮曲 2 (채련곡 2) -- 吳國倫 (오국륜)
江南行採蓮 (강남행채련) 강남으로 연꽃을 따러가니
蓮花曜朝日 (연화요조일) 연꽃은 아침 해처럼 빛나네
素腕刺船來 (소완자선래) 흰소매로 배저어 오니
朱脣唱歌出 (주순창가출) 붉은 입술에서 노랫소리가 나오네
採蓮曲 (채련곡) ---李承召 (이승소)
若耶溪邊採蓮女 (약야계변채련녀) 약야계 냇가에서 연밥 따는 아가씨들 (약야계 : 중국 절강성 동남쪽 약야산 아래의 내)
穿花蕩漿浪浮霜 (천화탕장랑부상) 꽃 사이로 노 저으니 흰 물결이 이는구나.
芙蓉花壓靑螺髻 (부용화압청라계) 둥글게 머리 말고 연꽃을 꽂았더니
靚粧嬌服明朝陽 (정장교복명조양) 잘 단장한 고운 옷엔 아침 햇살 선명하네.
輕風吹過蘭苕上 (경풍취과난초상) 산들바람은 난초와 능소화 위로 불어오고
羅衣細縮鎖鴛鴦 (나의세축쇄원앙) 비단옷은 주름지고 원앙새는 잠겼도다.
鸀鳿雙飛日欲曛 (촉옥쌍비일욕훈) 물새는 쌍쌍 날고 뉘엿뉘엿 해 저무니
回頭不覺愁中腸 (회두불각수중장) 머리 돌려 마음속의 시름을 잊었노라.
採蓮曲 (채련곡) --- 賀知章 (하지장)
稽山羅霧鬱嵯峨 (계산나무울차아) 안개 걷힌 회계산은 울창하고도 높아 (회계산:중국 저장성 사오싱현 남동쪽에 있는산)
鏡水無風也自波 (경수무풍야자파) 거울 같이 맑은 물은 바람 없어도 물결이네
莫言春度芳芳盡 (막언춘도방방진) 봄이지나 곷다운 풀 없다고 말하지 마라
別有中流採문荷 (별유중류채문하) 가운데 흐르는 물에 마름과 연밥 딸것이 있다네
採蓮曲 (채련곡) --- 蕭綱 (소강)
晩日照空磯 (만일조공기) 인적없는 낚시터에 석양이 지면
采蓮承晩輝 (채련승만휘) 이어진 연꽃은 빛이나며
風起湖難渡 (풍기호난도) 호수에 바람이 불고 물결이 일고
蓮多摘未稀 (연다적미희) 널려있는 연꽃을 많이도 꺾었구나
棹動芙蓉落 (노동부용락) 노를 저어니 연꽃잎은 떨어지고
船移白鷺飛 (선이백로비) 배가 움직이니 백로는 날아가고
荷絲傍繞腕 (하사방요완) 연밥은 손목을 휘감아오고
菱角遠牽衣 (능각원견의) 마름의 열매는 옷깃을 끄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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