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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있는 한시

早梅 (조매)

by 까마귀마을 2021. 11. 29.

                                   早梅 (조매)

 

                       一樹寒梅白玉  (일수한매백옥조)

                       逈臨村路傍谿橋  (형림촌로방계교)

                       不知近水花先發  (부지근수화선발)

                       疑是經冬雪未消  (의시경동설미소)

                                        - 장위(張渭) -

 

                                    일찍핀 매화꽃

                      백옥 같은 흰가지에 매화 한 그루

                      마을멀리  시골길 다리 옆에 피었네.

                      물 가까워 꽃이 먼저 핀 줄은 모르고

                      겨울내내 내린눈이 안 녹은 줄 알았네.  

 

        註.

        條(조) : 나뭇가지 

        白玉條(백옥조) : 백옥 같은 가지

        逈(형) : 멀다

        傍谿橋(방계교) : 시내다리 옆

        疑是(의시) : --라고 의심하다

        經冬(경동) : 겨울을 지나며, 겨울내내

 

아직은 봄이 오지 않았는데 저 멀리 마을 개울가  다리옆 한그루 매화에 하얀 꽃이 피었다, 

개울가 물 가까이라 꽃이 조금 일찍 피었건만 시인은 꽃인줄 모르고,

겨울내내 내린 눈송이가 아직 녹지 않은 것으로 알며 지은 아름다운 시입니다.

 

 

"지난 겨울에 눈이 꽃 같더니  이 봄엔 꽃이 눈 같구나" 란 만해 한용운의시 "견앵화유감" 이란 詩가 있어 같이 올립니다.

 

          견앵화유감(見櫻花有感앵두나무꽃을 보고 감흥이 있어

    昨冬雪如花 (작동설여화)     지난 겨울엔 눈이 꽃 같더니

    今春花如雪 (금춘화여설)     올 봄엔 꽃이 눈 같구나

    雪花共非眞 (설화공비진)     눈도 꽃도 모두 참 아님을 알건만

    如何心欲裂 (여하심욕렬)     어찌하여 이 마음 찢어지려 하는가.

                    ----- 한용운(韓龍雲)------

 

지난겨울’은 그가 자유의 몸이었을 때이고, ‘이번 봄’은 구속되어 자유를 박탈당한 때를 말한다. 

그리고 ‘눈’은 추운 겨울과 억압을 상징하고 ‘꽃’은 따뜻한 봄과 자유를 상징하고 있다. 자유의 몸일 때에는 겨울의 눈도 꽃처럼 포근하게 느껴지더니, 구속의 몸이 되어서는 봄의 꽃도 겨울 눈처럼 차갑게만 느껴진다. 

이러한 감정이 어찌 개인의 옥중 감정에 그치겠는가. 같은 시대 온 민족이 함께 느끼던 암울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승려로서 구도자의 삶을 택했던 만해는 일반인보다 고뇌가 더욱 심하였던 듯하다. 

눈이건 꽃이건 진리에 견주어 보면 모두 허상에 불과한 것이라 마음 쓸 것이 없겠지만 조국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마음이 찢어질것 같은 아픔을 시에 나타내고 있다.

 

장위(張渭)는 8세기 중후반의 성당(盛唐) 시대 시인으로 생몰년이 알려져 있지 않으며, 자는 정언(正言)이고, 하남(河南) 사람이다.  양귀비를 후궁으로 들였던 현종(玄宗) 천보(天寶) 제2년(743년) 진사시에 급제해 벼슬은 예부시랑(禮部侍郞)에 이르렀다. 24세에 변방으로 나가서 10년간 크고 작은 전공을 세웠다. 생애에 대해서는 당나라 재사(才士)들의 이력을 소개해 놓은『당재자전(唐才子傳)』에 간략히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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