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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한문서예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by 까마귀마을 2021. 11. 5.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 대답하되 스승님은 약을 캐러 산에 가셨다 한다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다만 이 산 어딘가 계시겠지만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구름이 깊어서 그 계신 곳을 알지 못하겠노라 하네

                                         --賈島--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 詩는 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광경을 문답식으로 쓴시이다.

賈島
당나라때 시인으로 범양(지금의 北京) 사람이다.
자는 浪仙이다. 어려서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으며 법명은 無本이다. 한유에게 그의 詩가 인정을 받아 한유의 권면으로 환속하여 그에게 詩文을 배웠다.
문종때에 장강( 지금의 사천성 봉계현)主簿가 되었으며 이로인해 賈長江이라 불린다.
가도는 시를 지을 때 매우 고심하며 지었으며 글자 한자도 빈틈없이 사용하는 시인으로 유명하다.
당재자전에 小傳이 있으며 시집으로는 長江集이 전해진다.
그의 시 題李凝幽居(제이응유거)에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 (새는 못가의 나무에 깃들이고 중은 달아래 문을 두드린다) 라는 구절에서 퇴고 (推敲)란 말이 유래하였다.
퇴고( 推敲 )란 시문을 지을때 字句를 여러번 생각하여 고치는 일을 말한다.
가도가 나귀를 타고 가다 시 한수가 떠올랐다.
鳥宿池邊樹 僧推月下門 (새는 연못가 나무에 자고 중은 달아래 문을 민다) 라는 구절인데
달아래 문을 민다 (推)퇴 보다는 두드리다 (敲)고라 하는것이 어떨까 하고 골똘히 생각하다 그만 京兆尹(경조윤 : 당시 벼슬이름. 수도의 장관) 한유의 행차 길을 침범하였다. 한유는 당시 최고의 문장가이면서 유학자로 명성이 높았다.

한유 앞으로 끌려간 가도가 이 같은 사실을 이야기 하자 한유는 노여운 기색도 없이 한참 생각하더니 역시 민다는 퇴 보다는 두드린다는 고가 좋겠군 이라 하며 가도와 행차를 나란히 하였다는 故事에서 생겨난말이며 그 뒤로 이둘은 둘도 없는 시우가 되었으며  이때부터 퇴고는 시를 지을때 제자리에 꼭 맞는 글자를 놓으려고 고심하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퇴고라는 말이 유래한 가도의 시

題李凝幽居(제이응유거)  이응의 유거에 제함.
閑居少鄰並(한거소린병)  한가히 살아 더불어사는 이웃도 드물고
草徑入荒園(초경입황원)  풀숲 오솔길은 황폐한 마당으로 들어간다.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새들은 연못가 나무에서 자고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  스님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

​過橋分野色(과교분야색)  다리 건너니 들빛이 분명하고
移石動雲根(이석동운근)  돌을 옮겨 웅근(雲根)을 움직인다.
暫去還來此(잠거환래차)  잠시 떠났다 다시 이 곳에 오니
​幽期不負言(유기불부언)  은밀한 약속 말을 어기지 마시게.

 

이 시는 인구에 회자되는 가도(賈島)의 명작으로,

“새는 연못 가 나무에서 잠들고(鳥宿池邊樹),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月下僧敲門)”는 주련( 柱聯 : 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으로써 유명하다.

이 시는 작자가 친구인 이응(李凝)을 방문했다가 만나지 못한 평범하고 사소한 사건을 서술하고 있지만, 시인의 입신의 경지에 이른 시어 때문에 남다른 운치로 다가오고 있다. 시인은 초경(草徑), 황원(荒園), 조숙(鳥宿), 지변(池邊) 등의 일상적인 풍경과 한거(閑居), 고문(敲門) 등의 일상적인 행위로 다른 사람들이 표현해 내지 못한 경지를 표현해 냄으로써 은둔생활을 동경하는 정서를 잘 표현하였다. 첫 연의 “한가로이 사노니 이웃 드물고(閑居少人並), 잡초 우거진 오솔길은 황폐한 뜨락으로 이어지네(草徑入荒園).”에서 시인은 간결하고 세련된 언어를 사용하여 그윽하고 고요한 환경을 묘사하고, 친구의 거처에 대한 묘사를 통하여 그 친구가 은자의 신분임을 암시했다.

幽居 : 쓸쓸하고 궁벽한곳에 사는일 또는 그런곳에 있는집
草徑 : 풀이 무성한 좁은 길
雲根 : 벼랑이나 바윗돌을 말함. 詩에서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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