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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한문서예

山中問答(이백)

by 까마귀마을 2021. 10. 8.

問余何事棲碧山 (문여하사서벽산 )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
別有天地非人間 (병유천지비인간 )

묻노니, 왜 푸른 산에 사는가
웃으며 답하지 않지만 마음은 저절로 한가롭네.
복숭아꽃 물 따라 아득히 흘러가니,
이곳이 인간세계가 아닌 별천지라네.

 

(이백)

 

어떤사람이 의아해 하며 나에게 왜 벽산에 은거하느냐 물었다.

나는 그저 웃으면서 대답하지 않았으나 마음은 가볍고 편안하다.

복숭아꽃이 시냇물에 떨어저 멀리멀리 흘러간다.

이곳은 또다른 하늘 세상으로 정말 신세계 같다.

 

이백이 지은 수많은 시중에서 내가 참 좋아하는 시입니다.

특히 이 시 셋째구절인 桃花流水杳然去 이 구절이 너무나 마음에 와 닿으며 많은 추억이 납니다.

젊어서 산이 좋아 전국의 수많은 산을 올랐습니다.

깊은산 깊은계곡 맑디 맑은 물위에 봄이면 연분홍의 수달레 꽃잎이, 가을이면 붉은 단풍잎이 한잎 두잎 아득히 흘러가는 ....

이제 나이들고 무릎이 안좋아 동네 야산도 쉬이 오르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우리 인생이 소중하고 아름다운건 우리 젊음이, 우리 인생이, 우리 삶이 언제가는 소멸하고 마는 유한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다시는 돌아갈수 없는 젊은 날들을 회상하며 옛 추억에 잠시 잠겨봅니다.

 

余 : 나 즉 시인

何事 : 왜 무슨일로

棲 : 살다

自閑 : 한가하다

杳然 : 아득한모습

 

이백(李白)
이백은 두보(杜甫)와 더불어 당나라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자(字)는 태백(太白)이며 호(號)는 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이백은 풍부한 상상력과 과감한 과장법 및 교묘한 구상으로 낭만적인 시가를 창작했으며, ‘시선(詩仙)’으로 불리고 있다. 약 천여 수가 『이태백시집(李太白詩集, 李太白诗集)』에 전하고 있다.
이백은 대략 5세 때 현재의 쓰촨(四川)지역으로 이주하여 젊은 시절을 살았다고 전한다. 그 후 약 25세 전후에 고향을 떠나 42세까지 천하를 유랑하였다.

42세에 도사 오균(吳筠)의 천거로 장안(長安)에서 현종의 측근이 되는 관직에 오르게 된다. 그렇지만 이 장안 황궁에서의 관직생활은 겨우 약 1년 반 정도만 유지되며, 다시 장안을 떠나 유랑하게 된다.

55세 때 안녹산(安祿山)의 난을 겪게 되는데, 이 시기에 현종의 열여섯 번째 아들인 영왕(永王)의 막부에 있다가 반란죄로 유배를 가게 된다. 그 후 다행히 유배에서 풀려났으나 다시 유랑하다가 객지에서 병사했다. 그의 나이 63세였다.

그의 사상은 크게 유교(儒敎), 불교(佛敎), 도교(道敎), 유협(遊俠)으로 구분된다.

청년시절에는 유교의 경전을 공부하며 세상을 경영해 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고향을 떠나 유랑하며 관리가 되고자 노력했다. 이 유랑하는 시기에 수차에 걸쳐 은거하며 불도(佛道)에 관심을 갖기도 하였다. 특히 그의 오만하고 자신만만하며 자유분방한 사상은 도교의 영향이 적지 않으며, 철학적인 시풍은 승려와의 교류를 통하여 형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유랑시기에 문인사대부뿐만 아니라 협객과도 교유하였고, 무술에도 관심이 많았으며 심지어는 사람을 죽인 경력도 있다고 한다.

「산중에서의 문답」, 즉 「산중문답」의 창작 시기는 정확하지는 않다. 이백은 여러차례 산림에 은거한적이 있다.

그는 소년시절에도 민산에 은거하였던적이 있다.

시에 보이는 ‘벽산’은 푸른 산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지명이기도 하다. 즉, 벽산은 오늘날 허베이(河北) 안루(安陸)에 소재한 산 이름이다. 이백이 20대에 집을 떠나 이곳에서 약 10년 간 머물며 학문을 닦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는 20대 후반에 이 시를 지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시에 대한 다른 판본을 보면 제목이 「산중에서 속인에게 답하다(산중답속인, 山中答俗人)」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서 속인은 세속의 사람이자 산중의 일반인을 의미한다. 즉, 이 시는 산중에서 일반 사람에게 대답한다는 내용이 된다. 이에 근거하여 이 시의 전체 의미는 약간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속인의 입장에서 이백과 같은 대시인이 왜 이런 산에 사느냐는 질문을 할 만하다는 것이며, 또한 이에 근거하여 이백은 사실상 본인이 원하여 스스로 은거하길 좋아할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이 시에서 시인은 가상의 문답의 형식을 빌어 자신의 유유자적하고 한가한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시인은 산에 살면서 느꼈던 심리를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시인의 심리상태는 오히려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는 시인이 산에 사는 이유를 직접적으로 풀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인에게 왜 산에 사느냐고 묻지만 시인은 웃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시인은 모든 대답을 한 듯이 마음이 한가롭다. 이에 독자들은 자신이 미소 지은 듯한 착각에 빠지며, 동시에 자신이 별천지 같은 산에 사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을 주고 있기에 이 시는 오늘날의 현대인에게 심리적 평안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백은 다방면에 재능이 있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시인이다. 특히 그에게 불교와 도교는 가장 관심이 많았던 사상이자 종교였다.

이백은 수많은 승려와 왕래했으며, 또한 그의 호가 청련거사(靑蓮居士)이듯 도사의 길을 걸었다. 이 시에서 웃으며 답하지 않지만 마음은 저절로 한가롭다는 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이심전심의 무엇인가에 대한 깨달음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며, 인간세계가 아닌 별천지는 결국 신선의 세계인 것이다.

이백의 이 시는 후에 우리나라의 판소리계 이야기소설인 「별주부전(鼈主簿傳)」에도 인용되고 있다. 토끼의 간을 찾기 위해 육지에 도착한 자라는 육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별유천지비인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인 조지훈이 지은 산중문답

 

새벽닭 울 때 들에 나가 일하고
달 비친 개울에 호미씻고 돌아오는
그 맛을 자네 아능가


마당 가 멍석자리 삽살개도 같이 앉아
저녁을 먹네

아무데나 누어서 드렁드렁 코를 골다가
심심하면 퉁소나 한 가락 부는
그런 멋을 자네가 아능가


구름 속에 들어가 아내랑 밭을 매면
늙은 아내도 이뻐 뵈네
비온 뒤 앞개울 고기
아이들 데리고 낚는 맛을
자네 태고적 살림이라꼬 웃을라능가


큰 일 한다고 고장버리고 떠나간 사람
잘 되어 오는 놈 하나 없네

소원이 뭐가 있능고
해마다 해마다 시절이나 틀림 없으라고
비는 것 뿐이제


마음 편케 살 수 있도록
그 사람들 나라일이나 잘 하라꼬 하게
내사 다른 소원 아무 것도 없네
자네 이 마음을 아능가


노인은 눈을 감고 환하게 웃으며
막걸리 한 잔을 따뤄 주신다.
(예 이 맛은 알만 합니더)
청산 백운아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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