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山春雨圖 (공산춘우도)
空山足春雨 공산족춘우
緋桃間丹杏 비도간단행
花發不逢人 화발불봉인
自照溪中影 자조계중영
적막한 산 속 하염없이 내리는 봄비
울긋불긋 피어난 복숭아꽃 살구꽃
꽃 피워도 보는 이 없어
혼자 시냇물에 그림자 드리웠네
(緋 : 붉은 빛 비)
대희 (戴熙, 1801~1860)
중국 靑代 화가, 무관,시인이다,자 순사(醇士). 호 유암(楡庵), 송병(松屛), 정동거사(井東居士), 녹상거사(鹿牀居士). 저장성[浙江省] 젠탕[錢塘] 출생.
1832년 과거에 급제하고 1848년에 병부시랑이 되었다.
1860년 이수성(李秀成)의 군대가 저장성을 점령하고 항저우성[杭州城]을 포위하자 연못에 몸을 던져 자결하였다.
그림에 능하여 황학산초(黃鶴山樵) 오중규(吳仲圭)의 가르침을 받고, 왕석곡(王石谷)과 오진(吳鎭)의 특징을 겸비하였다.
깊은산 골짜기 맑은 계곡가에 발갛게 피어있는 수달레가 떠오름니다.
산이 좋아 쉬는 날이면 허구한날 산에서 보낸 내 젊은날의 추억에 잠겨봅니다.
봄을 맞이하여 비가 풍족하게 내리는 것도 자연이요, 이에 맞추어 꽃들이 피어나는 것도 자연이다.
넉넉히 내린 봄비, 주홍빛 복사꽃, 붉은 살구꽃 이 세 가지만으로도 빈 산은 이미 빈 산이 아니다.
비어있기는 커녕 뭔가 가득한 느낌을 주고도 남는다.
이러한 느낌은 시인의 심리 상태를 반영한 것인데, 시인은 그만큼 산속 생활에서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리라.
마음이 평화롭고 여유로우니, 자연을 대하는 시인의 눈도 참으로 따뜻하고 다정다감하다.
봄비 뒤에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서 피어난 꽃들과 반갑게 눈을 맞추고 인사를 건네며 다녔다.
그러다가 계곡에 이르러 물가에 핀 꽃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꽃에 대한 시인의 반응이 참으로 흥미롭다. 나름으로는 예쁘게 피었지만, 보러 오는 사람 하나 없고, 그래서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보러 온 사람이 되어 연못에 비친 자신을 봐주며 예쁘다고 감탄해 준다는 시인의 발상은 재치와 여유가 넘친다.
봄비는 만물을 소생시키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번잡한 도시에서 봄비의 위력을 느끼기 어렵다면, 산속에 가보기를 권한다.
봄비 한 방에 없던 꽃이 보이고 싹이 나타나는 것을 직접 목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산속인 것이다.(일부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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