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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있는 한시

採蓮曲(허난설현)

by 까마귀마을 2019. 1. 21.

採蓮曲(채련곡)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벽옥류)

荷花深處繫蘭舟( 하화심처견난주)

逢郞隔水投蓮子( 봉낭격수투연자)

或被人知半日羞( 혹피인지반일수)

      ---허난설현---

註.

深(심): 깊다는 뜻 외에도 '무성(茂盛)하다'는 뜻이 있다. 연꽃이 무성하다. 
繫(계): 매다, 묶다, 잇다. 
蘭舟(난주): 목련(木蓮)으로 만든 아름답고 작은 배.

逢郞(봉랑): 님을 만나다/보다. 
隔水(격수): 호수, 못의 건너편. 
蓮子(연자): 연꽃의 열매, 연밥.  
或(혹): 혹은, 혹시(或是: 그럴 리는 없지만 만일에), 행여, 행여나.(다른 자료에서는 "혹(或)" 자 대신에  "멀다, 아득하다 요(遙)로 되어 있기도 하다)즉 '멀리 있는 남이 알까 봐' 정도의 풀이다. 
被人(피인): 누군가가 
半日(반일): 한자사전에서 '半日'은 반나절이 아니라, '한나절'로 나와 있다.  
羞(수): 부끄럽다, 수줍어하다 
 
넓고 맑은 가을 호수는 구슬처럼 흐르는데

연꽃 그윽한 곳에 작은배 매어 두었죠.

임을 만나려 물건너 연밥을 던졌다가

혹 누가 보았을까 한나절 부끄러웠네

 

채련곡이란 제목으로

고교 한문 교과서에 실려 있는 허난설현의 시입니다.

허난설현!

난설현은 아호이며 이름은 초희다.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누이이며 15세에 양반가에 시집갔으나 결혼생활은 원만하지 못했으며 슬하에

남매를 두었지만 둘다 어린나이에 죽었고 부모 오빠 남동생을 당파싸움에 잃어 슬픔과 좌절속에 살다 27송이 붉은 연꽃이 찬서리에 지다라는 시를 남기고 그해 27 꽃같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생전 3개의 한이 있다 했으니

1.여자로 태어난것

2.작은 조선에 태어난것

3.김성립의 아내가 된것.

그녀는 죽으면서 그가 지은시를 모두 태우라 했으나 오늘까지 많은 시가 전해지고있다.

자세한 허난설현의 생애와 詩  : 허난설헌의 생애와 시 (tistory.com)

 

채련곡(採蓮曲)은 난설헌(蘭雪軒) 허초희(許楚姫 1563~1589)의 작품입니다.
허난설헌은 허균(許筠)의 누이로 박복한 그녀의 인생이 재능을 압도해서 젊은 나이에 요절한 조선시대 여류시인이죠.

그녀 사후에 허균이 정리한 그녀의 작품들이 중국에서 출간되면서 시쳇말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고, 중국뿐아니라, 일본에서도 널리 읽혔다죠. 그런데, 황보송의 채련자(采蓮子)두번째 수의 3,4구절이  허난설헌의 채련곡(採蓮曲)3.4구절이 비슷한 것 같군요. 허난설헌의 작품에 표절혐의가 있다는군요. 진회팔염의 한 사람인 유여시(柳如是)가 허난설헌의 작품이 중국시인들의 작품과 흡사하다고 지적한 적이 있고, 이수광(李晬光)의 지봉유설(芝峯類說)을 비롯하여 여러차례 표절이 문제되었던 모양이더군요. 물론 허균이 표절하여 그녀의 시집에 실었다는 설도 있다는데, 아무튼 살아서는 불우했고 재능을 펼치지도 못한 허난설헌이 죽어서 표절혐의까지 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허난설현이 표절하였다는 황보송의 시 "채련자" 2首를 아래에 참고로 올립니다

 

採蓮子(채련자) (其一) 皇甫松(황보송)

菡萏香連十頃陂 (함당향련십경파) 연꽃의 향기가 드넓은 연못에 가득한데,( 십경 : 약 삼만평의 면적) 

小姑貪戱採蓮遲 (소고탐희채련지) 어린 아가씨는 노는데 정신이 팔려 연 따기가 더디기만 하네.
晩來弄水船頭濕 ( 만래농수선두습) 날이 저물도록 물장난 하느라 배전까지 흠뻑 젖어네

更脫紅裙裹鴨兒 (갱탈홍군과압아)  붉은 치마 갈아입고 오리 잡으러 가야지.

採蓮子 (채련자)(其二) 皇甫松 (황보송)
船動湖光灘灘秋 (선동호광탄탄추) 작은배 저어 나가니 일렁이는 물빛에 가을은 완연한데,

貪看年少信船流 (탐간연소신선류) 넋을 놓고 소년을 바라보고 있으니 배는 물결따라 흘러가네.

無端隔水抛蓮子 (무단격수포연자) 무단히 뱃전너머로 연꽃을 던지고는,

遙被人知半日羞 (요피인지반일수) 멀리  남들 눈에 뛰었을까 반나절을 부끄러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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