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春日偶成(춘일우성) 봄 날에 우연히 읇다.
雲淡風輕近午天(운담풍경근오천) : 구름은 맑고 바람도 가벼운 한 낮에
訪花隨柳過前川(방화수류과전천) : 꽃을 찾아서 버드나무 따라 앞 시내를 건너네.
傍人不識余心樂(방인불식여심락) : 옆에 사람들은 즐거운 내 마음 알지 못하고
將謂偸閑學少年(장위투한학소년) : 다만 한가하게 소년처럼 논다고 하네.
-----程顥(정호)----
註.
偶成(우성) : 우연히 짓다.
雲淡風輕(운담풍경) : 구름은 맑고 바람은 가볍다
雲淡(운담) : 맑은 구름이 흐르다.
訪花隨柳(방화수류) : 꽃 찾아 버들따라 걸어가다
傍人(방인) : 옆사람
余心樂(여심락) : 내 마음의 즐거움(余 : 나)
將謂(장위) : 장차~이라한다
偸閑(투한) : 한가한 것을 도둑질함
學少年(학소년) : 소년처럼 행동하다 (여기서 學은 '모방하다, 흉내내다'의 뜻으로,'소년처럼 행동하다')
"萬物靜觀皆自得 四時佳興與人同"(만물정관개자득 사시가흥여인동) 서예를 하거나 漢詩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너무 잘 알려진 정호의 詩 "秋日偶成" 구절이다. 위의 시 춘일우성도 정호의 작품으로 봄의 풍경을 노래한 칠언절구 시다.
따뜻한 봄날, 하늘에 맑은 구름이 흘러가고 봄바람도 솔솔 불어오는 한 낮 가까운 때에
꽃을 찾아 버들이 늘어진 앞 시내를 건너며 아름다운 봄 정취에 취해 본다.
이렇게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천진난만하게 놀며 즐거워하는 자신의 심정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그저 한가한 때를 틈타서 젊은이 흉내를 내며 논다고 비웃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오지랖이 넓은 사람들은 있다. 그러나 남들이 어떻게 여기든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고 나 자신이다.
程顥(정호 1032 ~ 1085)
중국 북송 유학자로 자 백순(伯淳). 호 명도(明道). 시호 순(純). 허난성[河南省] 뤄양[洛陽] 출생. 존칭으로 명도선생이라 불리고, 동생 정이(程頤:伊川)와 함께 이정자(二程子)로 알려졌다. 아버지 정향(程珦)이 남안(南安:江西省 大庾縣)의 판관이었을 때 주돈이(周敦頤:濂溪)를 한번 보고 아들 형제를 그의 제자로 입문시켰다고 한다. 26세 때 진사가 되고, 산시성[陝西省] 후셴현[鄠縣]의 주부(主簿)로 출발하여 지방관을 역임하였다. 그가 택주(澤州:山西省) 진청현[晉城縣]의 수령으로 있을 때는 ‘視民如傷’이라는 네 글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큰 치적을 올렸으므로, 백성들이 그를 부모처럼 따랐다. 신종(神宗)의 부름을 받아 저작좌랑(著作佐郞)이 되었으나, 왕안석(王安石)과 뜻이 맞지 않았으므로 자청하여 지방관이 되었다. 철종(哲宗)이 즉위하고 사마광(司馬光)이 재상이 되자, 조정에 등용될 뻔하였으나 그 일이 이루어지기 전에 병사하였다
우리나라 판소리에 "雲淡風輕" 제목의 단가가 있다 합니다.
운담풍경(雲淡風輕)은 화자(話者)가 아름다운 강산을 유람하며 자연의 풍류를 즐기는 내용을 주된 골자로 하는 단가입니다. 사설의 첫 구절인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景近午天)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隧柳過前川)”은 송(宋)나라의 유학자이자 시인이었던 정호(程顥)의 시 춘일우성(春日偶成)에서 따온 것으로, 맑은 구름과 잔잔한 바람이 부는 화창한 봄날의 정경을 묘사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판소리 단가 운담풍경(雲淡風輕)의 가사를 올립니다. (이 외에도 비슷한 여러 본이 있음)
운담풍경 근오천 소거에 술을싣고 (소거 :작은 수레)
방화수류 과전천 십리사정 내려가니 (사정 : 모래섬)
넘노나니 황봉백접 주루루 풍덩 옥파창랑 떠나노니 도화로다 (황봉백접 : 꿀벌과 흰 나비. 옥파창랑 : 옥 같은 파도와 푸른 물결. 도화 : 복숭아 꽃)
붉은꽃 푸른닢은 산용수세 그림하고 (산용수세 : 산의 모양과 물이 흐르는 기세)
나는나비 우는새는 춘광춘흥을 자랑한다 (춘광춘흥 : 봄빛과 봄철에 일어나는 흥과 운치)
어디메로 가잤어라 한곳을 점점 내려가니
언덕위에 초동이요 석벽하에 어옹이라 (초동 : 나무하는 어린 아이. 어옹 : 고기잡는 노인)
새벽별 가을달빛 강심에 꺼꾸러저 수중산천을 이어있고 ( 수중산천 : 수면에 비치는 풍경)
편편나는 저 백구는 한가함을 자랑한다 ( 편편 ; 가볍게 훨훨 나는 모양. 백구 : 흰 갈메기)
은린옥척 펄펄뛰고 쌍쌍 원앙이 높이 떠 ( 은린옥척 : 비늘이 은 빛 같고 옥 같은 물고기)
청풍은 서래하고 수파는 불흥이라 (서래 : 서쪽에서. 수파불흥 : 물결은 일지 않는구나)
종일위지소여하여 능만경지망연이라 (한 조각 배가 가는 대로 맡겨 두니 아득한 만경창파를 건너는 듯하구나)
살과같이 가는배는 양진포진 배회로다 ( 양진 포진 : 볕이 비치는 나루. 포구에 있는 나루)
남해팔경 소상동정 청풍적벽이 이 아니냐 (남해팔경 : 중국 광동성 불산의 팔경. 소상동정 : 중국 소상의 동정호. 청풍적벽 : 적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풍월강산 구경하고 동해로 건너갈제 (풍월강산 : 아름다운 경치)
아동방 금수강산 동금강 서구월 (아동방 : 우리나라. 동금강 : 금강산. 서구월 : 구월산)
남지리 북향산 가야산 (남지리 : 지리산. 북향산 : 묘향산 )
속리산을 편답하고 삼각산을 올라가니(편답 :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금부용 만장봉에 서색은 반공이요 (금부용만장봉 : 연꽃처럼 아름다운 높은 봉우리. 반공 : 공중에 서리다)
남산송백은 울울창창 (남산송백 : 남산의 소나무 잣나무)
한강유수는 호호양양 (호호양양 : 넓고 넓은 바다)
춘대일월 태평기색 (춘대일월 : 왕이 사는 궁궐)
만만세지 금탕이로구나 (만만세지 : 길이길이. 금탕 : 청통같은 수비)
주상전하는 차산수류같이(차산수류 : 산과 물이 흐르다)
산봉수갈토록 성수무강하사 (산종수갈 : 산이 닳고 물이 마르도록. 성수무강 : 임금의 나이가 끝이없도록)
천천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우리도 일민이 되어 격양가를 부르리라 (일민 : 편안한 백성, 정절을 지키는 사람)
아니놀고 무엇 할거나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자.
* 단가(短歌)는 판소리 공연 전후나 막간에 불리는 짧은 형식의 성악곡으로, 다채로운 내용과 섬세한 표현을 통해 판소리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거나 청중의 흥미를 유발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 불러지는 단가는 20여편이 있으나 그중 ‘운담풍경(雲淡風輕)’은 맑은 구름과 잔잔한 바람이라는 제목처럼, 강산을 유람하며 자연의 풍류를 만끽하는 내용과 더불어 왕조의 번성을 기원하는 송축(頌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대표적인 단가 작품입니다. ‘운담풍경’은 20세기에 들어와 단가로 불린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1946년에 발간된 조선고전가사집(朝鮮古典歌詞集)에는 ‘영산홍록(映山紅綠)’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현재 전해지는 ‘운담풍경’의 사설과 비교해 보면 첫 구절인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景近午天)에 소거(小車)에 술을 싣고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隧柳過前川) 십리사정(十里沙汀) 내려가니.” 부분이 빠지고 “영산홍록(映山紅綠) 봄바람에 넘노나니······.”로 시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제목의 한시
李達(이달)의 春日偶成(춘일우성)
春色無人見(춘색무인견) 봄빛은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데,
山花自爛漫(산화자난만) 산 꽃은 절로 활짝 피여 화려하네.
客來無所有(객래무소유) 손님이 찾아왔지만 내줄 것은 없고,
茅屋共春寒(모옥공춘한) 초가집 봄바람만이 쓸쓸하구나.
周恩來(주은래)의 春日偶成(춘일우성)
櫻花紅陌上(앵화홍맥상)벚꽃 두렁길 붉게 물들였고
柳葉綠池邊(류엽록지변)버들잎은 못 가를 푸르게 물들였네.
燕子聲聲裏(연자성성리)지지배배 제비 지저귀는 소리 속에
相思又一年(상사우일년)그리움은 또 한 해를 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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