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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한문서예

壽山福海(수산복해)

by 까마귀마을 2024. 6. 10.

 

 

 

壽似春山千載秀, 福如滄海萬年淸(수사청산천재수, 복여창해만년청)

수명은 봄산과 같이 천년을 빼어나고 복됨은 창해와 같이 만년을 맑구나.

 

壽山福海(수산복해) 서예를 하는 분이면 모두가 알고 있거나 글씨로 써본 적이 있는 구절로 입춘첩이나 장수를 축하하는 말로, 풀이 하자면 장수하기를 변함없는 산처럼 하고 복을 누림은 넓고 넓은 바다 같이 하라는 뜻이다. 壽山福海(수산복해) 4자성어의 어원은 명나라 문인이자 화가인 당인(唐寅:1470~1523)이 지은 世情歌(세정가)라는 7언구로 된 시의 일부 구절로 壽似春山千載秀, 福如滄海萬年淸(수사청산천재수, 복여창해만년청)의 줄임으로 여겨진다. 세정가를 검색하면 아래 구절이 올려져 있는데 세정가의 일부라고 한다. 全文은 검색되지 않음.

 

 

世情歌(세정가)

淸風明月用不竭(청풍명월용불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써도 다하지 않고

高山流水情相投(고산류수정상투) 높은 산과 흐르는 물은 마음이 서로 투합한다.

長生不老神仙府(장생불로신선부) 늙지 않고 오래 사니(불로장생) 신선의 저택이요,

如天同壽道人家(여천동수도인가) 수명이 하늘과 같으니 도인의 집이로다.

山中人惟知自樂(산중인유지자락) 산에 사는 사람 오로지 스스로 즐거움을 알고

天下事不在多言(천하사부재다언) 천하의 일이란 많은 말에 있지 아니하다.

壽似春山千載秀(수사춘산천재수) 수명은 봄산과 같이 천년을 빼어나고

福如滄海萬年淸(복여창해만년청) 복됨은 창해와 같이 만년을 맑구나.

山勢盤陀眞是畵(산세반타진시화) 산세는 구불구불 진실로 그림이요,

泉流宛委遂成書(천류완위수성서) 샘물 흘러감도 구불구불 마침내 글씨를 이룬다

淸風明月本無價(청풍명월본무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본디 가치가 한정이 없고,

近水遠山皆有情(근수원산개유정) 가까운 강과 먼 산은 모두가 다정하다.

 

唐寅:1470~1523)

중국 명(明)나라(1368~1644)의 화가이며 시인⋅의학자, 자(字)는 자외(子畏)⋅백호(伯虎), 호(號)는 육여거사(六如居士). 장쑤성(江蘇省) 쑤저우(蘇州) 우셴(吳縣)의 상인(商人) 집안에서 태어났다. 문징명의 동무이며 심주의 제자였고, 문징명의 아버지 문림(文林)의 도움을 받았다.
어릴 때부터 학문과 재능에 뛰어났으며, 1498년에 향시(鄕試)에 합격하였으나, 부정을 저질렀다고 고발 당하였는데 이것은 부당한 고발이었던 것 같다. 이 과거(科擧) 시험에 급제(及第)하였다면 학문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벼슬과 안락한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벼슬에서 물러난 뒤에 더 이상 출세할 수 없게 되자, 쑤저우에 은거하며 방종한 생활을 하면서 시와 술을 벗삼고 서화(書畫)를 팔아 생계를 꾸려 나갔다. 이러한 생활 때문에, 예술가가 자신의 독특한 예술 양식과 영감(靈感)을 추구하려면 반드시 금전(金錢)과는 동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후세의 예술 비평가, 이를테면 명나라의 문인화가(文人畫家) 동기창 같은 사람들은 그를 혹평하였다.
‘강남 제일 풍류 재자(江南第一風流才子)’라는 인장(印章)을 사용하여 정묘한 산수(山水)⋅인물⋅화조(花鳥)를 그렸다.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매이지 않는 자유 분방한 성격과 문인적(文人的)인 생활 의식은 평생 동안 변하지 않았다. 그림은 범관과 이성을 비롯하여 남송(南宋, 1127~1279)의 마원⋅이당⋅하규 및 예찬⋅ 오진⋅ 왕몽⋅ 황공망등 이른바 ‘원말 4대가(元末四大家)’에 이르기까지 정성을 들여 연구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당인이라고 하면 여성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그림을 연상하지만, 그의 산수화(山水畫))(1505년, 워싱턴 프리어 미술관<Freer Gallery of Art, Washington D.C.>)는 그의 동료들 못지않은 다양성과 표현력을 보여 주어 그가 예술적 기량과 심오한 통찰력을 겸비한 뛰어난 예술가라는 것을 시사한다. 필치는 부드럽고 가는 주름의 금으로 윤색되어 있으며, 단단하게 짜인 치밀한 화태(畫態)를 나타냈다.
작품으로 강산취우도(江山驟雨圖) ⋅기려귀사도(騎驴歸思圖)⋅ 도곡증사(陶穀贈詞)(1515년쯤, 102.1×168.8cm, 타이베이 국립 구궁 박물관(臺北國立古宮博物館)⋅왕촉궁기도(王蜀宮妓圖) 
(63.8×124.7cm)⋅종음고사⋅ 추산도(秋山圖) (타이베이 국립 구궁 박물관)⋅ 춘투도(春鬪圖)등이 있고, 문장에도 뛰어나  당백호선생집(唐伯虎先生集) ⋅ 당백호화보(唐伯虎畵譜)⋅당인집(唐寅集)을 남겼다. 아래 세간에 잘 알려진 당인의 시 한수를 올립니다.

 
 
明나라 唐寅의 拈花微笑图(염화미소도) 꽃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는 그림

昨夜海棠初着雨, 數朵輕盈嬌欲語 (작야해당초착우 수타경영교욕어) : 어젯밤 비가 내린 뒤 해당화 몇 송이가 피어올랐는데

佳人曉起出蘭房, 折來對鏡比红妝 (가인효기출란방 절래대경비홍장아침 일찍 미인이 꺾어와 거울에 대고 서로 비교하며

問郎花好奴顔好, 郎道不如花窈窕 (문랑화호노안호 낭도불여화요조) 신랑에게 누가 더 이쁘냐 물으니 꽃이 더 이쁘단다

佳人見語發嬌嗔, 不信死花勝活人 (가인견어발교진 불신사화승활인) : 이 말에 화가 난 미인, 죽은 꽃이 사람보다 어찌 이쁜가

將花揉碎擲郎前, 請郎今夜伴花眠 (장화유쇄척랑전 청랑금야반화면) : 꽃을 신랑 발 앞에 던져 밟으며 오늘밤 꽃이랑 자라고 하네

 

위의 시는 唐寅이 지은 詩 拈花微笑图(염화미소도 : 꽃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는 그림)는 그림에 부친 제화시로 여름 중국의 시중에서 파는 싸구려 부채에 까지 시화로 그려질 정도로 중국인에게 잘 알려진 시이다.

그러나 위의 시 拈花微笑图는 고려시대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시 折花行(절화행)과 내용이 똑 같다. 이규보가 당인보다 300년전 사람 인것을 볼때 당인이 이규보의 시를 표절 한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 않고는 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표현법이나 이미지가 같을 수가 없다.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의 이 시를 소개하는 중국의 참고서나 서적들은 이 시 이전의 작품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折花는 꽃을 꺾는다는 뜻이고 行은 옛말 악부시의 한 형식이라하니 '꽃을 꺾다의 노래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려 이규보의 折花行(절화행) : 꽃을 꺾다

牡丹含露眞珠顆 (모란함로진주과) : 이슬 머금어 진주 같은데

美人折得窓前過 (미인절득창전과) : 신부가 모란을 꺾어 창가를 지나다

含笑問檀郞 (함소문단랑) : 빙긋이 웃으면서 신랑에게 묻기를

花强妾貌强 (화강첩모강)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檀郞故相戱 (단랑고상희) 신랑이 일부러 장난치느라

强道花枝好 (강도화지호) :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美人妬花勝 (미인투화승) 신부는 꽃이 예쁘다는 데 뾰로통해서

踏破花枝道 (답파화지도) :  밟아 짓뭉개고 말하기를

花若勝於妾 (화약승어첩) "꽃이 저보다 예쁘시거든

今宵花同宿 (금소하동숙) : 오늘밤은 꽃하고 주무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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