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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한문서예

早秀不如晩成也(조수불여만성야) 늦게 이루는 것이 낫다

by 까마귀마을 2024. 5. 6.

 

 

桃李雖艶 何如松蒼栢翠之堅貞 梨杏雖甘 何如橙黃橘綠之馨冽 信乎 濃夭不及淡久 早秀不如晩成也
(도리수염 하여송창백취지견정 이행수감 하여등황귤녹지형렬 신호 농요불급담구 조수불여만성야)

                                                 ------(菜根譚 224.)----

 

註.
艶(염) : 곱다, 탐스럽다.
雖艶(수염) : 비록 곱다해도.
松蒼栢翠(송창백취) : 소나무와 잣나무가 검푸르다 (蒼翠(창취)는 우거져 푸르다를 말한다.)
堅貞(견정) : 지조, 의지가 굳다, 꿋꿋하고 바르다, 오래도록 변함이 없다
橙黃橘綠(등황귤록) 橙(등)은 당귤, 등자이며 橘(귤)은 귤이다.등황귤록은 가을의 경치를 말한다.
馨冽(형렬) : 향기롭고 맑다 (馨은 꽃답다, 향기롭다이며 冽은 맑다, 차다를 말한다)
乎(호) : 의문이나 반문을 뜻한다
濃(농) : 색이 짙다, 강렬하다
夭(요) : 시간이 짧다, 단명하다
淡(담) : 싱겁다, 엷다, 맑다

 

복사꽃 오얏꽃이 아무리 곱다고 한들 어찌 저 푸른 송백(松栢)의 굳고 곧음 만할 것이며 배와 살구가 비록 맛이 달다고 해도 노란 유자 (柚子), 푸른 귤(橘)의 맑은 향기를 당하지 못할 것이니, 진실되도다! 고와도 서둘러 빨리 지는 것이 담박(淡泊)하여 오래 가는 것에 미치지 못하니 빨리 빼어나는 것은 늦게 되어 크게 이루는 것보다 못하도다!

 

복숭아꽃 오얏꽃은 사람을 매료시킬 만큼 아름답지만 푸른 소나무와 잣나무의 사시사철 변함없는 꿋꿋하고 곧은 절개를 당할손가. 배나 살구가 아무리 달다 해도 어찌 저 노란 유자 나 귤의 맑고 고상한 향기만 하겠는가. 세상 모든 일이 다 이와 같은 이치로다! 그러니 고와서 빨리 지는 것보다는 담박 하면서도 오래 가는 것이 좋고, 겉모습이 빼어나다고 해서 속까지 아름답거나 빼어난 것은 아니다. 너무 고와서 일찍 시들어버리는 것보다는 늘 푸르름을 간직하는 송백과 같은 담박함이 더욱 절실하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먼저 핀 꽃이 먼저 지듯이 너무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화근으로 돌아온다.  젊어서 이름을 드날리는 것보다 늦게 가서 성취하는 것이 훨씬 낫다. 뉴스나 신문 지상에서 천재라는 어린이를 가끔 보기도 하지만 그들이 늦은 나이에 이름이 알려지는 경우는 잘 보지 못했다. "크게 모난 것은 모서리가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며, 큰 소리는 들리지 않고, 큰 형상은 형체가 없다". 노자 41장에 大方無隅 大器晩成 大音希聲 大象無形 ( 대방무우 대기만성 대음희성 대상무형)이라 말했다. 세속의 시각으로 대립항을 설정하고 거기에 인간의 사유를 가둬 놓으려는 유가의 사고에 반대하는 도가의 시각이 여기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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