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 글 좋은 글

各自圖生(각자도생)

by 까마귀마을 2023. 8. 4.

各自圖生(각자도생)

각자 스스로 살길을 꾀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한문으로 된 4자성어는 거의가 중국에서 유래하거나 기인 하지만 각자도생, 함흥차사등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사자성어이다.

各自圖生(각자도생) 이말은 조선시대 대기근이나 전쟁등의 국가비상 상황에 처했을때 기록으로 자주 등장 하는데 이는 국가가 백성들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백성들 각자 스스로 살아 남아야 했기에 나온 말이다.

각자도생의 정확한 유래는 알길이 없지만 조선왕조 실록에 처음 등장한 것은 선조 27년 9월 6일  왜군의 침략으로 국가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혼란 스러움이 계속되자 비변사의 보고중에,  

亦裝更罹殺戮之禍(역장갱이살륙지화) 預爲告諭死之各自圖生事(예위고유사지각자도생사)

 "장차 미래에 살육을 위협할만한 어려움과 위협이 도래 할것이니  미리 알려 주어서 각자 살길을 도모할것"라는 기록이 있고, 

인조때 임금을 버린 종친의 조 면제 내용중, 

宗室皆以與國共休戚之人(종실개이여국공휴척지인) 臨亂遺君各自圖生罪實非細(임란유군각자도생죄실비세)

 "종실은 나라와 더불어 함께 해야 할 사람이 난리가 나자마자 임금도 버리고 각자 살 방도를 도모하는 것은 실로 작은 죄가 아닙니다" 라는 기록이 있으며 그 외에도 순조와 고종까지의 실록에도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두 차례 더 실려 있다한다.

 

그러나 지금은 대기근이나 전쟁상황도 국가비상상황도 아닌데도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우리사회 곳곳에 번지고 있다.

 

동아일보 김 대기자는 20일 칼럼 <'무정부 상태' 오송 지하차도, 이태원 참사와 뭐가 다른가>에서 "112신고 무시, 제 할 일 안 한 지방자치단체-경찰-소방당국의 '네 탓' 공방, 경찰 수사 착수, 높은 사람들의 복장 터지는 대응까지. 14명이 희생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작년 10월 이태원 참사 때와 통탄할 만큼 닮았다"고 하며 각자도생에 목숨 걸어야 한다고 하였으며( 출처 : 동아일보 대기자 "무정부 상태에서 각자도생에 목숨 걸 판" < 비평 < 뉴스 < 기사본문 - 미디어스 (mediaus.co.kr))

 

얼마전  나흘 동안, 충청 이남 지방에 기존 장마철 2배에 육박하는 집중폭우가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총 48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하자 야당은  국민이 재해 한복판에 있을 때 대통령도, 여당 대표도, 장관도 보이지 않았다며 ‘국민 안전은 국가가 무한 책임’이라던 대통령의 약속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 출처: 野, "국민은 언제까지 정부 없는 재난 속에서 각자도생해야 합니까" (hksisaeconomy.com)

 
 
각자도생이라는 말은 공동 상생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민주 사회에서, 나라에서 무서운 말이 아닐수 없다.세상을 나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하고, 남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고, 남을 도울 필요도 없는 극도의 이기주의적인 의미와 나 혼자 세상에 내 팽겨쳐진 극도의 외로운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좋은 조건이나 여건상 각자도생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수 있지만 지구적인 이상기후로 수시로 발생하는 재앙적인 천재지변과 복잡한 도시구조 속에서 언제, 어떤 재난이 내게 닥칠지 아무도 예측할수 없는 현실이며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사회도 세상이 아니다.  재난이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 모두가 각자도생해야 한다면 국가, 정부의 존재나 의무에  회의를 갖일수 있고 각자도생이 불가능한 상황일때 일부의 사람은 자포자기에 이르기 쉽다. 선량한 사람은 자살로 세상에 충격을 주고, 어떤 사람은 자기를 포기하다 못해 남의 인생까지 빼앗아 버린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묻지마  사건들도 이와 관계가 있지 않나 쉽기도 하다.
재난에 대한 사전 준비와 예방, 막다른 골목에 있거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줄 안전망이 촘촘히 짜여져 우리사회가 각자도생 해야 살아남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되며 또 이런 절망적인 말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표출되지 않는 모두가 다 같이 더불어 공생하는 사회가,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감동 글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君子有三樂 (군자 유삼락)  (0) 2023.09.18
아침 기도  (0) 2023.08.06
옌틀로운 법칙  (0) 2023.07.21
6월의 장미(이해인)  (0) 2023.06.08
무소유의 나라  (0) 2023.05.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