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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한문서예

春鳥(춘조)

by 까마귀마을 2023. 3. 7.

春鳥(춘조) 봄새

窓外彼啼鳥(창외피제조) 창밖의 우는 저 새야

何山宿更來(하산숙경래) 어느 산에서 자고 왔니.

應識山中事(응식산중사) 너는 응당 산중의 일을 알 터이니

杜鵑開不開(두견개불개) 진달래가 피었더냐? 안 피었더냐?

                  ------박죽서(朴竹西)-----

 

啼(제): (새나 짐승이) 울다.

便(편): 소식. 풀이하지 않아도 되는 글자임.

應(응): 응당~ 하여야 한다. 아마도.

杜鵑(두견): 진달래. 두견화. 躑蠋(척촉).

 

한적한 시골의 창가에서 울어대는 새소리와 진달래 활짝핀 우리 고향의 정겹고 평화로운 모습이 떠오릅니다

진달래꽃을 예전부터 두견화(杜鵑花)라 불렀는데 그 이유는 두견새가 밤 새워 피를 토하면서 울어, 그 피로 꽃이 분홍색으로 물들었다는 전설에서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진달래꽃을 참꽃이라 하여 화전으로 요리도하고 , 비빔밥에도 넣어 먹으며 또한 술을 빚기도 하였는데 이를 두견주(杜鵑酒)라고 합니다.
우리 산하 어디에서나 애잔하게 피어나는 분홍의 진달래꽃을 떠 올리며 진달래꽃에 관한 옛시 한편을 올립니다.

 

 

위 詩는 천재 여류 시인인 박 죽서(竹西)가   10세때 지었다는  '춘조(春鳥)'이다. ( 제목이 十歲作(십세작), 窓外應識(창외응식)으로 되어있기도 하다)

조선 후기의 여류 시인 박죽서(朴竹西)는 1819년 박종언의 庶女로 태어났으며 시문과 한시에 능하였으며 후에 서울의 府使 徐箕輔(서기보)의 소실이 되었다. 33세에 병으로 하직하자 남편인 서기보가 죽서의 유고(遺稿)를 모아 '죽서시집'을 펴내었다. 그의 시집에는 180편 정도가 수록되어 있는데 서문은 남편 서기보가 쓰고 종친 서순보가 부서했다. 발문은 삼호정 시단이었던 그녀의 절친한 친구, 金錦園(김금원)이 썼다.

본관은 반남(潘南). 호는 죽서(竹西) 반아당(半亞堂), 대략 1817∼1851년에 생존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버지로부터 글을 배워 어려서부터 10세에 이미 뛰어난 시를 지어 천재성을 발휘하였는데, 시문은 매우 서정적이며 대개 임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여심과 기다리다 지친 규원(閨怨)을 나타내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천재 여류 시인들이 거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는 사실이다. 스물일곱 아직 꽃다운 나이에 바람 부는 어느 날 ‘부용꽃 스물 일곱 송이가 붉게 떨어지니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 이런 슬픈 노래를 나직이 읊조리며 꽃잎처럼 쓰러져 가 버린 허란설헌이 그렇고, 삼십대로 인생을 활짝 꽃피울 나이에 자기의 죽은 시체를 묻지 말고 버러지들의 밥으로 주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어간 황진이가 그렇고, 그 황진이의 무덤에 술 한잔 따르며 인생의 허무를 탄했던 풍류남아 임제도 38살의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나이에 숨을 거두었다.  30대에 삶을 마감한 죽서의 삶도 또한 그렇기에 하늘은 참 욕심이 많은가 보다 천재적인 재능을 갖인 이들을 이렇게 일찍 데리고 가는걸 보니...

박죽서의 시 모음

梅花 (매화)

世機忘却自閑身 (세기망각자한신)  세상일 다 잊으니 몸 절로 한가한데

匹馬西來再見春 (필마서래재견춘)  혼자서 말 타고 서쪽 와서 다시 맞는 봄
東閣梅花今又發 (동각매화금우발)  동쪽 문설주 매화가 금년에도 피었는데
淸香不染一纖塵 (청향불염일섬진)  
맑은 향은 티끌 하나 물들지 않았네

 

夜吟 (야음) 밤에 읊다

一札飄然到曉時(일찰표연도효시)  한 장의 편지가 표연히 온 새벽

靑燈花落喜蛛垂(청등화락희주수) 등불아래 꽃은 지고 거미는 줄을 내려오네

兩邊情緖誰相念(양변정서수상념)  두 사람의 마음 누가 더 그리워했는지

明月慇懃知未知(명월은근지미지) 밝은 달은 은근히 아는지 모르는지

 

寄呈 (기정) 님에 보내다

燭影輝輝曙色分(촉영휘휘서색분)  초불 그림자 밝아도 새벽빛이 분명하고

酸嘶孤雁不堪聞(산시고안불감문)  괴로워 우는 기러기 소리 차마 듣지 못하겠네

相思一段心如石(상사일단심여석)  그리운 한 마음 돌같이 굳어서

夢醒依俙尙對君(몽성의희상대군)  꿈 깨어도 또렷하여 아직도 임을 보고 있는 듯 하네

暮春書懷 (모춘서회) 봄 저물어 글로 품다

洛花天氣以新秋(낙화천기이신추)  꽃은 지고 날씨는 초가을 같아

夜靜銀河淡欲流(야정은하담욕류)  고요한 밤 은하수도 맑게 흐르네

却恨此身不如雁(각한차신불여안)  기러기가 못 된 이 몸 한스러워라

年年來得到原州(년녀래득도원주) . 원주라 임 계신 곳 해마다 못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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