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이해인)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음을
새롭게 해주고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처 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한장 낙엽으로
떨어저 누울 날은 언제일까
해아려 보게 한다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더 의식하고 살아가야겠다
---이 해인---
이해인 수녀, 시인
출생 : 1945년 6월 7일, 강원도 양구군
본명은 이명숙, 해인은 필명이다.
어려서 시재(詩才)가 있었고, 언니가 가르멜 수도회에 입교, 수녀가 되는 것을 보았고, 고등학교 시절에 수도자의 삶을 살기를 결심했다. 성의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 후 1964년 부산의 올리베타노의 성 베네딕도 수도회에 입회하였다.
입회 후 가톨릭 계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소년〉에 해인이라는 필명으로 시를 투고했다. 수도자 서원 후 필리핀 성 루이스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종교학을 공부했고, 서강대학교에서 종교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종교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었다.
1992~97년 수녀회 총비서직을 수행했고,
1998~2002년 부산 가톨릭대학교 지산교정 인성교양부 겸임교수 역임,
시집으로 〈민들레의 영토〉(1976), 〈내 혼의 불을 놓아〉(1979),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1983)를 비롯해 10권의 시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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