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연이 있는 한시

秋日偶成(추일우성)

by 까마귀마을 2022. 10. 19.



秋日偶成(추일우성)

閑來無事復從容 (한래무사부종용)
睡覺東窓日已紅 (수각동창일이홍)
萬物靜觀皆自得 (만물정관개자득)
四時佳興與人同 (사시가흥여인동)

道通天地有形外 (도통천지유형외)
思入風雲變態中 (사입풍운변태중)
富貴不淫貧賤樂 (부귀불음빈천락)
男兒到此是豪雄 (남아도차시호웅)
--程顥=程明道, (1032~1085)--

가을 날 우연히 짓다

한가로이 아무 일 없어니 조용치 않은 일이 없고
잠 깨니 해는 벌써 동창에 이미 붉게 비추이네.
고요히 만물을 보니 모두가 스스로 터득되고,
사시(四時)사철의 아름다운 흥취를 나 또한 함께 즐기니,
천지를 도통하니 도(道)는 형체 없는 것까지 미치고,
모든것 자연의 섭리안에 있음을 알때 내 마음 달관된다.
부귀로도 이 빈천한 즐거움을 흔들 수 없으니.
남아가 이 경지에 다다르면 바로 영웅호걸 아닌가.
-- 정호 : 정명도--

[말뜻]
偶成 (우성): 뜻하지 않게 이루어짐.또는 그런 작품.
閑來無事(한래무사) : 한가로워진 이래.(來는 助字)
從容(종용) : 조용의 원말.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
靜觀(정관) : 대상에 대하여 조용히 지켜봄.
自得(자득) : 스스로 만족하고 터득함.
佳興(가흥) : 좋은 흥취.
道通(도통) : 사물의 오묘한 이치를 깨달아서 통함.
有形外(유형외) : 무형의 것.(無形外로 되어있기도 함)
變態(변태) : 변하여 달라짐.
富貴不淫 (부귀불음): 부귀에 현혹되지 않음. "淫" : 멋대로. 탐한다 .지나치다 .음탕하다.

到此(도차) : 富貴不淫貧賤樂을 말함
豪雄(호웅) : 호걸과 영웅.

萬物靜觀皆自得  四時佳興與人同 (만물정관개자득  사시가흥여인동)
서예를 하거나 漢詩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면 한번쯤은 읽었거나 들어본 글귀입니다.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면 이치와 흐름을 저절로 알게되니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눌수 있지 않겠는가?
가을 입니다.
무엇인가 지고 소멸되어 가는 계절이지만 비워야만 채워지는 자연의 순리를 통해 더 많은것이 채워졌으면 합니다.
학식과 덕이 아울러 원숙의 경지에 도달한 대학자가 가을날 즈음하여 자기 인생관을 깊이 관조하며 지은 시입니다.

"부귀로도 마음을 어지럽게 할 수 없고,
가난과 천대로도 마음을 바꿔놓지 못하며,
위세나 무력 앞에서도 무릎 꿇지 않는,
그런 사람이야말로 대장부라 할 만하다."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此之謂大丈夫(부귀불능음  빈천불능이  위무불능굴 차지위대장부)

- 《맹자孟子∙등문공하滕文公下》 중에서-

 


정호[程顥]

중국 북송(北宋) 중기의 유학자로 자(字)는 백순(伯淳)이고 호(號)는 명도(明道). 존칭으로 명도선생(明道先生)이라 불리었고 시호는 순공(純公)이다. 동생 정이(程頤)와 함께 이정자(二程子)로 불린다.

아버지 정향(程珦)이 남안(南安:江西省 大庾縣)의 판관이었을 때 주돈이(周敦燎:濂溪)를 한번 보고 아들 형제를 그의 제자로 입문 시켰다고 한다. 26세 때 진사가 되고, 산시성[陝西省] 후셴현[且縣]의 주부(主簿)로 출발하여 지방관을 역임하였다.
그가 택주(澤州:山西省) 진청현[晉城縣]의 수령으로 있을 때는 ‘視民如傷’(시민여상 : 백성을 돌아보기를 상처 돌보듯이 하라)이라는 네 글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큰 치적을 올렸으므로, 백성들이 그를 부모처럼 따랐다. 신종(神宗)의 부름을 받아 저작좌랑(著作佐郞)이 되었으나, 왕안석(王安石)과 뜻이 맞지 않았으므로 자청하여 지방관이 되었다.
철종(哲宗)이 즉위하고 사마광(司馬光)이 재상이 되자, 조정에 등용될 뻔하였으나 그 일이 이루어지기 전에 병사하였다고 한다. 그의 학문적 태도는 만물일체관(萬物一體觀)에 입각하여 혼일적(渾一的)으로 천지의 생의(生意)를 체험하는 데 있었다.
그는 제자백가학(諸子百家學)과 ·노불(老佛 : 노자.불교)의 가르침을 공부하여 定性書를 저술하였으며 이책은 宋學에서 중요시 되기도 했지만 결국 유학으로 복귀하여 자신의 학설을 확립하였다. 그는 다양한 자연현상을 질서 지우는 우주의 근본원리를 ‘이(理)’라 부르고, 사람은 모름지기 이를 직관적으로 파악하여 순응하여야 한다는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 ‘성즉이설(性則理說)’을 주창하였다.
그의 사상은 동생 정이를 거쳐 주자(朱子)에게 큰 영향을 주어 주자학이란 큰 학문으로 발전하게 되며 송나라 새 유학의 기초가 되었고, 정주학(程朱學)의 중핵을 이루었다.
저서에 《정성서(定性書)》 《식인편(識仁篇)》, 詩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추일우성(秋日偶成)》 등이 있다. 그의 전기는 주자의 《이락연원록(伊落淵源錄)》에서, 유저(遺著)는 서필달(徐必達)의 《이정전서(二程全書)》에서 볼 수 있다
































'사연이 있는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七步詩(칠보시)  (0) 2022.10.28
自嘆(자탄)  (0) 2022.10.22
鄭澈의 秋夜(정철의 추야)  (1) 2022.09.25
送人(송인: 정지상)  (0) 2022.09.17
慶州贈泰天上人(경주증태천상인)  (2) 2022.09.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