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有百花秋有月 (춘유백화추유월)
夏有凉風冬有雪 (하유량풍동유설)
若無閑事掛心頭 (약무한사괘심두)
便是人間好時節 (편시인간호시절)
봄에는 온갖 꽃이 피고 가을에는 달이 뜨고,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내리네.
쓸데없는 생각만 마음에 두지 않으면,
이것이 우리 인간에게 바로 좋은 시절이라네.
(무문 혜개선사)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의 괴로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봄 여름 가을 겨울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연의 질서속에 전개되는 사계절의 아름다운 풍광,
부질없는 마음의 짐을 내려 놓으면 우리 인생은 항시 호시절 이건만...
집착, 번뇌, 잡념이 가득한 사람에게는 꽃도 달도 바람도 흰눈도 보이지 않겠지요.
무문 혜개 선사는 宋대 선사로 선종의 일파인 임제종의 승려로 무자화두로 開悟(개오) 하였으며 大道無門을 기반으로 無念 無相 無主의 요지를 담은 無門關(무문관)을 저술했다.
(무문관(無門關) : 중국 남송(南宋)의 무문혜개(無門慧開) 선사가 편찬한 화두공안집 책이름이다. 무문 혜개 선사는 선종 5가의 하나인 임제종 스님으로서 1228년 46세 때, 용상사라는 절에서 하안거를 보내면서 수행납자들을 위하여 고칙48칙(古則四八則)을 엮어서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서 화두공안집을 편찬했다. 무문관은 벽암록, 종용록과 함께 옛날부터 선림(禪林)에서 존중되었으며, 이 두 서적보다 공안(公案)의 수가 적고 내용도 간단명료하며 더욱이 한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사상적으로도 일관성(一貫性)이 있기 때문에 참선하는 선객들과 일반에게 널리 애용되었다. 특히 제1칙 아래의 조주구자(趙州狗子)의 공안은 유명하며, 여기서 거론되는 무자(無字)야말로 종문(宗門)의 일관(一關)이며, 이 일관을 이름지어 "무문관(無門關)"이라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大道無門 (대도무문) 큰길에는 문은 없으나
千差有路 (천차유로) 길은 어디에나 있다
透得此關 (투득차관) 이 빗장을 뚫고 나가면
乾坤獨步 (건곤독보) 온 천하를 당당히 걸으리라
선사의 문이 없는 관문이란
부처께서 설하신 청정한 마음의 종지로 하여 문없는 문을 법문으로 삼고있다.
그렇다면 이 문이 없는 문을 어찌 통과 할것인가
문을 통해 들어온 것은 집안의 보배가 아니며 인연은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라 이루어져도 무너진다.
이렇게 말하는 것조차 바람도 없는데 파도를 일으키는 격이며 멀쩡한 살을 베어 상처를 내는 격이다.
그러니 어찌 언어나 문자에 매달려 법을 구하겠는가
이는 마치 작대기를 휘둘러 달을 치려는 것이요
두꺼운 신을 신고서 발을 긁는 것과 같은 격이다
하지만 이 문이 없는 문을 통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천지를 활보하며 자유자재 하리라.
'사연이 있는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春望詞 ( 춘망사 ) (0) | 2021.10.12 |
---|---|
김삿갓 (김병연 )절명시 (0) | 2021.10.02 |
夢魂 (몽혼)이옥봉 (0) | 2021.09.24 |
江樓書感(강루서감) (0) | 2021.09.24 |
가을 漢詩 80 選 (0) | 2021.09.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