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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있는 한시

江樓書感(강루서감)

by 까마귀마을 2021. 9. 24.

江樓書感(강루서감) 강가 누각에서 감회를 쓰다.

 

獨上江樓思渺然 (독상강루사묘연)  홀로 강루에 올라 아득히 지난 일을 생각해보니,
月光如水水連天 (월강여수수여천)  달빛은 강물 같고 강물은 하늘에 닿아 있네
同來望月人何處 (동래망월인하처)  같이 와 달구경하던 그 사람 어디로가고
風景依稀似去年 (풍경의희사거년)  산천만 아스라이 지난해와 같구나

                                                 ---- 趙하 (당)-----

 

조하(806~853)는 만당() 시인으로, 자는 승우()이며, 산양() 사람이다. 842년 진사() 시험에 급제하여 벼슬이 위남위()에 이르렀다. 칠언율시에 뛰어난 재주를 보였고 작품집으로는 渭南集이 있다

시감은 청량한 가을 달밤의 향이 고고하여  마치 강상의 만월아래서 유유적적하는데 그 사람을 기리는 여인의 고적함이 물과 같이 한다

 

임이 가셔서 임은 그런대로.

내 님이여.

달빛의 그림자인데 강물 저쪽에서 울리는.

물의 소리가 님인 듯하여.

달이 달의 그림자와 함께.

강상의 흐름에 세월의 노를 젖는다.


강루에 올랐으리라.

강루를 에워싸고 있는 바람과 달의 미소에 몸을 적셨으리라.

님은 없는데.

 

세월이 세태의 그림자인데 사랑은 언제나 그 속에서 떠나질 못한다.

세상의 이합집산에는 사람의 징표가 있었으되.

그것은 사람이 아닌 사람의 사랑이다.

                         李旻影시인

 

오래전에 방영된 KBS 드라마 황진이 에서 조선의 향악을 철폐하려는 명나라 사신에게 황진이는

"어떤 음악을 들려준들 좋게 들리겠느냐며 나는 현 없는 거문고로 사신의 마음속 음률을 담으려 한다" 며

내 음악을 곱게 듣는다면 곧 대사의 마음이 고운것이요 그렇지 않고 비루하게 듣는다면 대사의 마음이 비루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하니 이에 감동을 받은 사신이

“내가 그동안 조선의 향악을 수준이 낮다고 여겼으나, 너로 인해 많은 걸 깨우쳤다.

이 다음에 조선을 방문할때는 친히 너를 찾겠다”며

황진이의 치맛자락에 시 한수를 적어주며 정표로 삼았다.

이때 황진이의 치맛자락에 쓴 시가 당의 조하가 지은 강루서감이다.

그러나 황진이는 이내 치마폭을 갈기갈기 찢어버려 주위의 모든 이들을 경악케했다.

사신이 분노하며 `나를 능멸하는 것이냐`고 호통치는 명나라 사신에게 황진이는 서늘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번에 명나라 사신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조선의 예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황진이의 행동은 다된 밥에 재뿌린 격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놀라 떨고 있는데  황진이는 자신의 치맛자락에 쓴시를 한번 힐끗 보았는데도 사신의 시를 모두 외워 낭송하여 주위의 사람들을 놀라게 하며,

"대인의 시는 이미 마음에 두었습니다. 하오니 정표는 필요없지요. 정표 따위에 기대면 마음이 옅어지는것이 인지상정이 아닐런지요.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황진이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니 대인께서도 마음을 두고 가십시요...

시심을 나눈 벗을 아끼는 마음...

재예를 아끼는 선비의 결고운 심성, 하여 그 어떤 어려움이 와도 그를 지켜주겠다는 결기, 그 귀한 마음들을 두고 가십시요... 저에게도 조선에게도..."

이에 명나라의 사신은 그녀의 의중을 알고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드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아예 조선과 자신에게 명나라 사신의 마음을 묶어놓은 셈이다. 명나라 사신은 "내 마음은 두고가나 조선의 예인에게서 받은 감명은 가지고 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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