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수사원 굴정지인(물을 마실때는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아득히 먼 옛날의 조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가 의식주의 삶을 영위하는 데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이처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는 성어가 물을 마실 때(飮水)는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수원을 생각하라(思源)는 가르침이다. 부모와 고향, 민족과 국가, 사회 등 모든 곳에서 혜택을 입었기에 고마움을 잊지 말라는 이 말은 많은 지도자들이 즐겨 인용했다. 白凡(백범) 金九(김구)선생의 좌우명이었고 朴正熙(박정희) 대통령이 발전시킨 정수장학회의 청오회에 내린 휘호라고도 한다.
서기 6세기 중엽 중국 南北朝(남북조) 시대 남부지역의 梁(양)나라에 있었던 庾信(유신, 庾는 곳집 유)이라는 문인의 글에서 유래했다. 그는 元帝(원제)의 명으로 북부지역에 있던 西魏(서위)에 파견되어 수도 長安(장안)에 머무르게 됐다. 그러는 사이 고국이 서위에 망하고 유신은 오갈 데 없이 적국에 사로잡힌 몸이 됐다. 서위의 왕은 글재주가 좋고 명망이 높은 유신에게 大官(대관)이란 벼슬을 주고 예우하여 28년 동안이나 머무르게 했다. 그래도 유신은 조국과 고향을 잊은 적이 없었다.
자신의 비통한 심경을 많은 시문으로 남겨 후세에 남겼는데 ‘庾子山文集(유자산문집, 子山은 유신의 자)’ 가운데 徵調曲(징조곡)에 이런 구절이 실려 있다. ‘과일을 먹을 때는 그 열매를 맺은 나무를 생각하고, 물을 마실 때는 그 물의 수원을 생각하네(落其實者思其水 飮其流者懷其源/ 낙기실자사기수 음기유자회기원).’ 이 말을 줄여 落實思樹 飮水思源(낙실사수 음수사원)이나 飮水知源(음수지원)이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물을 마실 때 그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는 飮水思源 掘井之人(음수사원 굴정지인)이란 말도 생겼다.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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