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忘其所始 不求其所終 (불망기소시 불구기소종)
새해를 맞고보니 어느듯 내 나이도 79, 올해만 넘기면 80이다. 여지껏 어떻게 살 것인가만 고민하고 살아 왔지만 이제는 어떻게 죽을 것인지 죽음 이후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많다.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라는 라틴어 잠언처럼 이제 죽음을 두려움 없이 맞을 준비를 해야 할때이다. 나는 한때 열심히 기독교 신앙을 가졌지만 내세나 천국에 대한 어떤 믿음도 없다. 그렇다고 불교적 윤회도 믿지 않는다. 신은 우리 인간에게 공평한 은혜를 주지 않았다. 현생이 아무리 고난하고 불행하다 해도 현생의 내 공덕으로 다음 생이 화려하고 안락하다면 이 불공평은 윤회로 만회되고 현생을 바르고 선하게 잘 살아야 될 이유가 되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허비하고 막 살지는 않았다.
내가 내세를 믿지 않는 것은 천국이나 지옥이 있을수 없기 때문이다,(어찌 자기를 섬기지 않는다고 어느 아비가 자식을 꺼지지 않은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을수 있겠는가?) 윤회도 없다. (윤회란 전생과 후생이 있어야 성립된다. 그럼 전생이 먼저일까? 후생이 먼저일까? 윤회는 전생과 후생의 사슬이 계속 되는데 어찌 인구가 늘어날수 있단 말인가?) 그저 죽음이 두려워 공포에 벌벌떠는 연약한 우리 인간들이 편안히 죽음을 맞이 할수 있도록 몇 인간들이 만들어낸 희대의 사기이고, 태어나면서 부터 힘있고 가진 자들이 천년 만년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만들어낸 허상이다.
내가 태어남의 시초를 모르듯 내 죽음이 언제인지? 죽음 다음의 일은 알지 못하고 애써 알고 싶지도 않다. 나는 태어났기에 생이 있었고 자연 순리에 의해 이제 그 생이 다해가고 있다. 하늘로 올라간 물이 비가 되어 바다로 흘러가듯 이제 그 무거운 삶의 짐을 벗고 내가 온 곳으로 가볍고 편안히 돌아가는 연습을 해야한다. 죽음은 피하거나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고 오는 대로 맞이 할 뿐이다.
장자(莊子) 내편(內編) 제6편 대종사(大宗師) 제1장 제4절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眞人)은
不知說生(부지열생) : 삶을 새삼 기뻐할 줄 몰랐고
不知惡死(부지오사) : 죽음을 새삼 미워할 줄도 몰랐다네.
其出不訢(기출불흔) : 태어남을 기뻐하지 않았고
其入不距(기입불거) : 죽음을 거역하지도 않았다네.
翛然而往(소연이왕) : 무심히 자연을 따라 가고
翛然而來而已矣(소연이래이이의) : 무심히 자연을 따라 올 뿐이며
不忘其所始(불망기소시) : 그 태어난 시초를 모르고
不求其所終(불구기소종) : 그 끝을 알려 하지 않았다네.
受而喜之(수이희지) : 삶을 받으면 그것을 기뻐하고
忘而復之(망이복지) : 죽으면 그것을 돌려보냈다네.
是之謂不以心損道(시지위불이심손도) : 이런 것을 ‘분별심으로 도(道)를 훼손하지 않고
不以人助天(불이인조천) : 인위적으로 자연을 간섭하지 않음’이라고 하고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 이런 사람을 진인(眞人)이라고 한다네.
*死生命也 其有夜旦之常天也 人之有所不得與 皆物之情也 (사생명야 기유야단지상천야 인지유소부득여 개물지정야) 삶과 죽음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운명이며, 그것은 밤과 아침이 항상 일정한 것처럼 하늘의 뜻이니, 사람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있음이 만물의 이치다.) - 莊子-
*人之形者 萬化而未始有極也 其爲樂可勝計邪 善夭善老 善始善終 (인지형자 만화이미시유극야 기위락가승계야 선요선로 선시선종) 사람의 형체라는 것은 끝없이 변화하여 시작도 끝이 있는 것도 아니거늘 그 즐거움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요절도 순리요, 장수도 순리며, 태어남도 순리요, 죽음도 순리다. - 莊子-
*夫百昌 皆生於土而反於土 (부백창 개생어토이반어토) 무릇 만물은 모두 흙에서 생겨났으니 흙으로 돌아간다. - 莊子-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세기 3:19
*一物不將來 肩頭擔不起 言下忽知非 心中無限喜 (일물부장래 견두담불기 언하홀지비 심중무한희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거늘, 어깨에 메고 일어나질 못하는구나, 말씀이 끝나자 곧바로 그릇됨을 알았으니, 마음 속 즐거움이 끝이 없어라. - 聞慶市 四佛山 大乘寺 白蓮堂 柱聯-
*來無一物來 去亦空手去 自財無戀志 他物有何心 萬般將不去 唯有業隨身 三日修心千載寶 百年貪物一朝塵 (내무일물래 거역공수거 자재무연지 타물유하심 만반장불거 유유업수신 삼일수심천재지보 백년탐물일조진) 올 때에 아무것도 없이 왔듯이 갈 때에도 또한 빈손으로 가리니, 내 재물에 얽매이는 마음도 없어야 하거늘 다른 이의 재물에 어찌 마음을 두랴?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오직 업(業: 몸과 입, 마음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만이 몸을 따르리니, 잠시 닦은 마음 공부는 천년의 보배가 되겠지만, 평생 탐(貪)한 재물은 하루아침에 티끌이 되리라.) - 初發心自警文-
*죽음을 내 인생으로 끌어들여, 인정하고, 정면으로 응시하면, 죽음이라는 불안과 좀스러움으로 부터 해방될 것이다. 그제야 나는 마음껏 나 자신이 될 것이다."– 마르틴 하이데거 –
*나는 소망한다, 내가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기를, 내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기를, 내가 자유롭기를. -Nikos Kazantzakis -
*우리가 지금 삶의 어디쯤에 있든, 시간이 지나면 커튼이 내려오는 순간의 그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내 삶에서 얻은 부(富)를 나는 가져갈 수가 없다. 내가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사랑으로 남겨진 기억들 뿐이다. - Steve Jobs -
*현실은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이지, 그 밖의 다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George Orwell -
*당신의 월계관에 안주하는 것은, 눈 속에서 걷다가 쉬는 것 만큼 위험하다. 당신은 깜빡 졸다가 잠 속에서 죽는다. - Ludwig J. J. Wittgenstein-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더 선명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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