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수출 한파가 반도체·중국을 넘어 다른 분야까지 집어삼킬 기세다. 중국 뒤에서 버텨주던 ‘2위 수출시장’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마저 흔들리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대(對)아세안 수출이 4개월째 역성장을 이어가면서 올해 수출 전반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핵심 성장엔진인 수출이 휘청거리면서 한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아시아 주요 12개국 중 꼴찌로 추락하는 비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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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은 예외였다. 1%를 간신히 턱걸이하는 수준의 성장 전망이 유지됐다. 올해 경제성장률로 따지면 아시아 주요 12개국 가운데 최하위다. 선진 경제권으로 분류되는 홍콩(3%), 싱가포르(1.8%)는 물론 ‘저성장의 상징’ 일본(1.3%)에도 뒤지는 수치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국제금융센터 집계 결과 9개IB가 예상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2%다. 12개 아시아국 중 일본(0.9%) 다음으로 낮다. 내년 성장률로 비교해 봐도 한때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리던 홍콩(3.3%), 대만(2.6%), 싱가포르(2.3%)에 밀리는 형국이다. 신흥국 베트남(6.8%), 인도(5.8%), 필리핀(5.5%), 인도네시아(5%) 등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capkim@joongang.co.kr
하지만 아세안도 지난 연말부터 이상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0월(-5.7%)부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전환되더니, 올 1월 들어-19.8%로 감소 폭이 커졌다. 4개월 연속 수출이 줄어든 건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2년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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