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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한글서예

이화우 흩뿌릴 제

by 까마귀마을 2023. 1. 11.

 

 

이화우 흩뿌릴 제 

이화우(梨花雨)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離別) 한님,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千里)에 외로 온 꿈만 오락가락 하노메

                 ---- 계랑(桂娘)---

 

풀이.

이화우(梨花雨): 배꽃이 떨어지는 풍경이 마치 비가 내리는 것으로 비유.

제 : 때를 나타내는 옛말

추풍낙엽 :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잎

천리 : 정감의 깊이

오락가락 하노매 : 오락가락 하는구나

봄을 알리며 하얗게 피는 배꽃은 그 아름다움이 예로부터 많은 시와 노래로 다뤄졌다.

꽃비 내리는 봄날 정인(情人)과 이별한 기녀가 있다. 안 가면 안 되냐고 이녁 없이는 단 하루도 못 살 거 같다고 울고 불고 매달리던 계랑을 떼어내고 떠나던 남자도 그날 울며 떠났다. 가을이 되도록 소식이 없는 남자를 그리며 부른 노래가 바로 ’매창‘이란 별호를 쓰던 계랑의 "이화우 흩뿌릴 때"란 시조다.

바람에 수만 꽃잎이 날리는 풍경을 마치 꽃비가 나리는 것처럼 묘사 하고있다, 현대에 와서는 "이화우"라는 제목의 가곡으로 리바이벌 되었다. 

사랑과 그리움의 언어로 수놓아진 새로운 한국가곡 앨범 이화우( 배꽃이 떨어진다)이다. 매창이 45자 내외의 시조로 담아내지 못한 서글픈 이별과 애달픈 그리움의 정황을 생생하게 전해주고있다.( 한양대석사로 이원주의 창작곡이다).

 

젖은 배꽃이 흩날리 제

눈물 비 되어 떨어지네

배꽃이 떨어진다 비가 되어

그대가 멀어진다

사랑에 눈이 멀어진다

그리움 때문일까

가을바람에 흩어지는 잎을 보며

그대 날 생각할까

멀리 저 멀리 외로운 그대만이

꿈에 꿈엔들 보일까

비가 눈물이 되고 한숨 꽃바람 되어

내 맘에 그대가 지네

꽃비 속에서 우리 다시 만날까 꿈에

젖은 배꽃은 비 되어 흩날리고

바람 속에 흩어진다

그대 꽃이 되어.

 

매창(梅窓)의 본명은 이향금(李香今), 자는 천향(天香), 매창(梅窓)은 호이다. 

아전 이탕종(李湯從)의 딸로 계유년에 태어났으므로 계생(癸生)이라 불렀다 하며, 계랑(癸娘 또는 桂娘)이라고도 하였다. 

詩, 文과 거문고에 뛰어나 당대의 문사인 유희경(劉希慶)· 허균(許筠)· 이귀(李貴) 등과 교유가 깊었다. 부안(扶安)의

기생으로 그녀는 조선시대 3대 여류시인(황진이, 허난설헌, 이매창)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지금까지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한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한 ‘일편단심’ 일화가 전해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 시조는 전북 부안의 매창(梅窓)이 한 번 떠난 후 소식이 없는 정든 임 유희경(劉希慶)을 그리워하여 지은 詩이다.
이화우(梨花雨)와 추풍낙엽(秋風落葉)을 대비시켜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고 임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심정을 고조시켰다. '천리에 외로운 꿈'은 끝내 잊을 수 없는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표상한 것이다.  저자는 이 詩를 지은 이후 수절(守節)했다고 한다.

 

이화우 흩뿌릴 제의 ‘님’은 바로 유희경이다. 

매창이 그토록 사랑한 유희경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유희경은 서경덕의 문인인 박순(朴淳)으로부터 당시(唐詩)를 배웠으며, 천민 출신이었으나 당시의 사대부들과 교류한

시인이다. 유명 문인들의 시에 화답하는 등 시에 능통했다.  중인 신분을 가진 시인들과 함께 풍월향도(風月香徒)라는

모임을  만들어 주도했다. 여기에는 천민 출신 시인 백대붕(白大鵬)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유희경과 백대붕은 함께 시를

짓기로 소문이 퍼져 ‘유백(劉白)’이라 불리기도 했다. 또한 유희경이 임진왜란 때 의병을 모아 관군을 돕자 선조는

“유희경은 오직 의리에 분격하여, 적을 섬멸하려는 뜻을 가졌기 때문에 내가 그를 가상하게 여긴다” 하였다. 유희경은

예와 시, 충절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유희경과 매창은 임진왜란 직전인 1591년 봄, 부안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다. 술자리에서 서로 시를 주고 받으며 마음을

나눴던 둘은 28살의 나이차가 무색하게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유희경이 상경하면서 짧은 만남은

이별을 맞게 됐다. 그 후 유희경의 소식은 전해지는 바가 없었고 실의에 빠진 매창은 유희경에 대한 그리움을 이화우

흩뿌릴제에 녹여낸 뒤 한 평생 다른 이에게 정을 주지 않고 절개를 지키며 살았다. 시 수백 편이 한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더니 지금은 거의 흩어져 없어졌다. 숭정 후 무신년(1668) 10월에 아전들이 외며 전하던 각 체(體)의 시 58수를

얻어 개암사에서 "매창집"으로 목판에 새기어  무신년 12월 개암사에서 개간했다.

 

유희경 또한 매창을 향한 그리움을 "매창을 생각하며"라는 시로 나타냈다. 

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
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
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보고
오동에 비 뿌릴 젠 애가 끊겨라

 

첫 이별 후 무려 15년의 시간이 흘러 둘은 마침내 재회한다. 매창은 그동안 자신을 찾지 않음을 원망했으나 이도 잠시 뿐, 이들에게 주어진 사랑의 시간은 열흘뿐 이었다. 유희경이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했기 때문이다. 매창은 유희경이 자신을

서울로 데리고 가주길 바랐으나 유희경은 처자식이 있는 유부남인 동시에 예를 중시한 사람으로서 기생을 첩으로 데리고 갈 수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유희경과 매창은 이별을 맞이했다. 기약 없는 이별을 한 유희경과 매창은 매창의 죽음으로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됐다. 유희경은 매창의 죽음을 안 후 망연자실했으며 그녀의 무덤 앞에 가 오열했다.

 

매창과 유희경의의 사랑, 도봉산에서 다시 피어나다

도봉산 생태공원 안에는 물 흐르는 소리와 눈 덮인 나무들이 우거진 풍경 사이로 한 시비가 설치돼 있다. 시비에는 유희경(1545~1636)의 "매창을 생각하며"와 매창(1573~1610)의 "이화우 흩뿌릴 제"가 새겨져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도봉산에 이들의 애절한 사랑이 담긴 시비가 설치된 걸까?

도봉구청 문화관광과 박종민 담당자는 “도봉구와 부안군이 지난해 9월에 우호교류를 맺었다. 이에 서로 연결 된 인물을

찾아보던 중 도봉서원 창건에 도움을 준 유희경과 부안군 출생 이매창이 서로 사랑한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

도봉구와 부안군의 교류를 기념하기 위해 서로 그리워 하며 쓴 시를 시비로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도봉산 생태공원 내에 설치된 유희경과 매창의 시비

 

고전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입에 착 달라붙는 우아한 단어들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칭하는 ‘정인(情人)’이란 한자어와 남편 또는 연인을 조금 낮추어 부르는 고유어 ‘이녁’같은 말이다.

“이녁을 은애합니다.”이렇게 말하면 “당신을 사랑합니다.‘보다 진정성이 있게 느껴진다. ‘좋아한다’나 ‘사랑한다’와 같은

의미다. 오는 남정네 못 막고, 가는 정인 못 잡은 여자들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그녀는 전북 무안에는 시도 잘 짓고 노래도 잘 하는 관기라 사대부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녀의 정인은 천민 출신의 천재 시인 촌음 유희경(劉希慶, 1545~1636)이다. 유희경은 천민이었으나 효성이 지극하여 소문이 났고,

그 결과 서경덕의 제자인 남언경에 발탁되어 예학을 배우게 된다. 상례(喪禮)의 전문가가 된 그는 국상이나 사대부가의

많은 상(喪)에 초빙되었다. 예학에 밝은 유희경은 기생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부안 기생 이매창을

만나 선을 넘는다. 이 때 매창은 18세, 유희경은 46세다.

 

유희경은 천민이란 신분을 딛고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하면서 천인의 굴레를 벗어나 벼슬을 하고 양반 대열에

합류한다. 어쩌면 그에게 기녀 신분인 매창과의 인연은 자신의 과거의 아픈 기억을 마주하는 일인데다. 천민 출신 시인과 관노비 기녀의 사랑이 뒤늦게 찾아온 출세에 발목을 잡을까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배꽃비를 맞으며 헤어진지 16년만에

재회는 어색하고 참담했다. 기다림에 지쳐 버린 매창의 사랑은 다시 만난 유희경 앞에서 어색한 몸짓으로 거리를 만든다. 그 뒤,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못했고, 3년 뒤인 어느 여름 날 그녀는 37세를 일기로  부안읍 봉덕리에서 동고동락하던

거문고와 함께 잠들었다. 사람들은 이곳을 '매창이 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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