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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한문서예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

by 까마귀마을 2022. 12. 14.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

琴書四十年(금서사십년)    거문고와 함께 책읽기 사십 년을 하였더니,

幾作山中客(기작산중객)    거의 산중 사람 다 되었네.

一日茅棟成(일일모동성)    하룻만에 띠집을 짓고

居然我泉石(거연아천석)    그렇게 나는 샘과 돌과 함께 사노라.(그렇게 나는 자연과 어우러져 사노라)

                                 ------ 朱熹 -----               

雜詠(잡영): 생각나는 대로 읊다

精舍(정사): 수행이나 학업에 힘쓰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원(書院)· 서당(書堂)과 더불어 조선시대(朝鮮時代) 사학(私學)의 하나이며, 불교(佛敎)의 도량(道場)도 정사(精舍)라고 한다. 주자학(朱子學)이 보급되던 고려말에 본격적으로 세워졌으며, 이후 조선시대에 주자학의 융성과 더불어 곳곳에 건립되었다. 명망 높은 유사(儒士)가 강학소(講學所)를 개설하면, 그를 흠모하는  지학(志學)들이

모여들어  수학(受學)함으로써 많은 정사(精舍)가 성립되었다.

琴書(금서): 거문고와 책을 뜻하며, 이는 문인아사(文人雅士)들이 청고한 생활을 할 때 벗하는 필수 도구이다.

茅棟모동): 띠로 지붕을 인 집을 가리키며, 여기선 무이정사(武夷精舍) 내의 인지당(仁智堂)을 가리킨다.

居然(거연): ‘뜻밖에, 생각 밖에, 의외로’의 뜻이 있으며 같은 뜻의 경연(竟然)보다는 어감이 가볍다. ‘확실히, 확연히, 분명히’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연과 하나되다. 자연속에 머문다로 해석되고있다.

泉石(천석): 물과 돌이 어우러진 자연의 경치를 가리킨다. 나이 들어 은둔하여 살고 싶은 숲을 석천송풍지간(石泉松風之間)이라 하는데, 바위 틈 맑은 샘과 푸르고 높은 소나무에 부는 바람사이라는 말이다.

 

 

이 시는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 12수首 중 그 첫 번째 시문(詩文)으로  주자가 중국의 무이산(武夷山)에 올라 무이산 전경을 보고 감탄하며 지은시(12首 전문은 아래 별도 올림)로 무이정사(武夷精舍)는 푸젠성(福建省) 무이산(武夷山) 오곡(五谷)에 주희가 1183년에 지은것으로 훗날 자양서원으로 불러졌다. 주희는 이곳에서 10년을 강의 하였으며 초기에는 인지당(仁智堂), 은구실(隱求室), 지숙재(止宿齋), 관선재(觀善齋), 한서관(寒棲館), 만대정(晩對亭), 철적정(鐵笛亭) 등의 많은 건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무이정사(武夷精舍)임을 알리는 팻말과 지숙과 은구실의 허물어진 일부 건축물만 남아있다.

서원 각처에는 수많은 주희의 족적이 남아 있으며 그가 친히 썻다는 서자여서(逝者如斯 : 논어 자한(子罕)’편에 나오는 말로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 (자재천상왈 서자여서부 불사주야)  선생님이 냇가에서 말씀하셨다. “가는 것이 이 물과 같구나. 밤낮으로 쉬지 않는 도다.” 가 유명하다.

주희(朱熹)는 과거 급제 후 50여 년간의 생애 중 40여 년을 강학(講學)에 힘썼다. 확실하게 문하생으로 밝혀진 수만 해도 530여명에 달하며, 저술 역시 방대한 양이다. 그래서인지 첫 구에 “금서사십년 (琴書四十年)”이라고 읊고있다. 이 구절은 김삿갓(김병연)의  自嘆(자탄) 이라는 詩에도 인용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구절이다.

특히 이 詩의 마지막 구절인 居然我泉石(거연아천석)의 거연( 居然 : 평안하고 조용한 상태 , 자연속에 머문다, 자연과 하나가 되다)은 정자 이름으로 널리 사용 되었왔다.  기암과 노송, 계곡이 어우러지거나 자연경관이 아름다운곳에  居然亭이라고 이름 지워진 정자가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는데 창원 ,함양, 청도, 광양, 장성, 순천, 보성, 김해등 여러 지역에 있으며. 또한, 경치 좋은 계곡 바위에 居然이라 각석(刻石)된 곳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居然亭

           

                                           

* 경남 함양군 안의삼동(安義三洞) 계곡에 있는 거연정(居然亭)(국가명승 제86.) 화림동천(花林洞天) 가운데 위치한다. 기암과 주변의 노송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매우 아름답다.

주희(朱熹)는 중국 남송(南宋)의 유학자(儒學者)로, 주자(朱子)또는 주부자(朱夫子)라는 존칭으로도 불린다. 

자는 원회(元晦)· 중회(仲晦)이며, 호는 회암(晦庵)· 회옹(晦翁)·운곡노인( 雲谷老人)·창주병수(滄洲病叟)· 둔옹(遯翁)이다. 

중국 푸젠성(福建省) 우계(尤溪)에서 출생했으며 당시 대과 급제자들의 연령은 평균 서른다섯 살이었으나 18세에 진사과에 급제하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 후 여러 관직을 지내면서 송(宋)나라 유학(儒學0의 전통을 지킨 사상가(思想家) 이동(李侗0의 가르침을 받아 공자(孔子)· 맹자(孟子) 등의 학문에 전념하여 거의 1,000년간에 걸쳐 실추되었던 유학의 학문적 사상적인 우위성을 회복시켰다. 

또 주돈이(周敦頤)(1017년 ~ 1073)·정호(程顥)(1032~1085)·정이(程頤)(1033~1107) 등의 철학을 종합하여 ‘이기철학(理氣哲學)’을 집대성하였으며, 

고대 중국의 시가(詩歌)를 모은 시가집으로 공자(孔子)가 제자 교육 시 주왕조(周王朝0의 정치적 형태와 민중의 수용 태도를 가르치고, 문학 교육에 힘쓰기 위해 편집한 시경(詩經), 

중국 상고시대(上古時代)의 정치 기록을 공자(孔子)가 서書를 중히 여겨 번잡한 것을 정리해 다시 편찬했다는 설이 있는 서경(西經),

예법(禮法)의 이론과 실제를 풀이한 예기(禮記), 

역경(易經)이라고도 하며, 상경(上經), 하경(下經0 및 십익(十翼)으로 구성된 주역(周易), 

노(魯)나라의 사관(史官)이 기록한 궁정연대기(宫廷年代記)였는데, 여기에 공자(孔子)가 독자적인 역사의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필삭(筆削0을 가한 춘추(春秋)등,

오경(五經)’의 진의를 밝히고 ‘주자학(朱子學)’을 창시하여 완성했다. 

이후 주자의 철학은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를 지배하는 주도 이념으로 자리 잡는다. 

주희는 우주 만물을 형이상학적인 이(理)와 형이하학적인 기(氣)로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과 이(理)와 기(氣)로 이뤄진 우주와 만물이 생성되고 움직이는 운동 원리로 태극도설(太極圖說)을 제시했다. 특히 주희(朱熹)는 남송 말년에 <논어論語>, <맹자孟子>, <대학大學>, <중용中庸>을 ‘사서(四書)’로 묶은 뒤, ​‘오경(五經)’의 앞으로 그 지위를 끌어올렸다. 저서로 <주자문집朱子文集>, <사서집주四書集注> 등이 있다.

                                    

주희의  武夷精舍雜詠 (무이정사잡영) 12首

 

정사(精舍) 1

琴書四十年(금서사십년) 거문고와 책을 벗 한지 40년

幾作山中客(기중산중객) 몇 번이나 산중의 객이 되었던가

一日茅棟成(일일모동성) 어느 날 띠 집 하나를 완성하니

居然我泉石(거영아천석) 자연 그대로 나의 샘과 돌이 되었네

 

인지당(仁智堂) 2

我慙仁知心(아참인지심) 나는 어질고 지혜로운 마음이 부끄러운데

偶自愛山水(우자애산수) 우연히 스스로 산수를 사랑하게 되었네

蒼崖無古今(창애무고금) 푸른 언덕은 예나 지금이나 같고

碧澗日千里(벽간일천리) 푸른 시내는 하루에 천리를 가네

 

은구실(隱求室) 3

晨窓林影開(신창임영개) 새벽 창에 숲 그림자 열리고

夜枕山泉響(야침산천향) 밤중 베갯머리엔 샘물 소리 울리네.

隱此復何求(은비부하구) 여기 은거함에 다시 무엇을 구할 것인가

無言道心長 (무언도심장)말없는 가운데 도심이 길러지도다

 

지숙료(止宿寮) 4

故人肯相尋(고인긍상심) 친구가 서로 찾는 것을 즐겨하여

共寄一茅宇(공기일모우) 함께 띠 풀 집에 머물렀네.

山水爲留行(산수위유행) 산수간에 머물렀다 가면되나니

無勞具鷄黍(무노구계서) 수고롭게 닭 잡고 기장밥 짓지 말게나.

 

석문오(石門塢) 5

朝開雲氣擁(조개운기옹) 아침이 열리면 구름 기운에 안기고

暮掩薜蘿深(모엄벽나심) 해 질 녘이면 담쟁이 넝쿨 무성 하네

自笑晨門者(자소신문자) 새벽 문에 기대어 홀로 웃는 이

那知孔氏心(나지공씨심) 어찌 공자님의 마음을 알까?

 

관선재(觀善齋) 6

負笈何方來(부급라방래) 스승 찾아 어디에서 오셨는가?

今朝此同席(금조비동석) 오늘 아침 자리를 함께 했네

日用無餘功(일용무여공) 날마다 하는 공부로 다른 일 없이

相看俱努力(상간구노력) 서로 격려하며 같이 노력할 뿐

 

한서관(寒棲館) 7

竹間彼何人(죽간피하인) 저 대숲에 서있는 이 게 누구인가

抱甕靡遺力(포옹미미견력)옹기를 안고 힘쓰기를 버리지 않네

遙夜更不眠(요야경불면) 긴긴 밤 다시 잠 못 이루어

焚香坐看壁(분향좌간벽) 향 피우고 앉아 벽만 처다 보네

 

만대정(晩對亭) 8

倚笻南山巓(의공남산령) 지팡이에 의지해 남산 정상에 오르니

卻立有晩對(각립유만대) 도리어 만대봉(晩對峰)이 서 있네

蒼峭矗寒空(창초측한공) 푸르고 높게 차가운 하늘과 가지런한데

落日明影翠(낙일명영취) 저녁놀은 푸른 절벽을 선명하게 비추네

 

철적정(鐵笛亭) 9

何人轟鐵笛(하인굉철적) 어떤 사람이 철적을 요란하게

噴薄兩崖開(분박양애개) 뿜어내어 양쪽 언덕을 열었네

千載留餘響(천재유여향) 천년의 남은 소리 남아 있으니

猶疑笙鶴來(유의생학래) 오히려 생황 부는 학이 오는 듯하네

 

조기(釣磯) 10

削成蒼石稜(삭성창석능) 깎아 세운 푸른 모서리

倒影寒潭碧(도영한담벽) 찬 못에 비쳐 푸르도다

永日靜垂竿(영일정수간) 종일 조용히 낚시를 드리우니

兹心竟誰識(자심경수식) 이 마음을 끝내 누가 알리

 

다조(茶竈) 11

仙翁遺石竈(선옹견석조) 선옹이 돌 아궁이 남겨 놓았으니

宛在水中央(완재구중앙) 완연히 물의 한 중앙에 있도다

飲罷方舟去(음파방주거) 차를 다 마시고 배로 나아가려고 하니

茶烟裊細香(다인노세향) 차 연기는 향기를 내며 하늘거리네

 

어정(漁艇) 12

出載長烟重(출재장인중) 나갈 때는 무거운 안개를 오래 싣고

歸裝片月輕(귀장편월경) 돌아올 때는 가벼운 조각달을 싣고 오네

千巖猿鶴友(천암원학우) 많은 바위는 원숭이와 학의 친구이고

愁絶棹歌聲(수절도가성) 뱃노래 소리에 근심이 사라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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