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蓬生麻中 不扶而直 (봉생마중 불부이직)

by 까마귀마을 2022. 6. 17.

蓬生麻中 不扶而直 (봉생마중 불부이직)

白沙在泥 不染自汚 (백사재니 불염자오)

近墨者黑 近朱者赤 (근묵자흑 근주자적)

居必澤隣 就必有德 (거필택린 취필유덕)

 
          ------四字小學(사자소학)에서-------

 

 

마밭에 난 쑥은 세워주지 않아도 저절로 곧게 자라고

하얀 모래도 진흙과 만나면 물들이지 않아도 더러워진다

먹을 다루는 자는 검어지고 주사를 만지는 자는 빨게진다

거주를 정할때 이웃을 살펴 정하고 덕있는 사람 있는곳으로 나아가야 한다.

 

麻中之蓬(마중지봉)

삼밭에 자라는 쑥을 말한다. 삼은 하늘로 곧게 뻗으면서 자란다. 쑥은 꾸불꾸불하게 자라는 식물이지만 삼밭속에서 자랄때는 삼과같이 누가 붙들어 주지 않아도 곧게자란다. 선량한 사람을 만나면 그 영향을 받아 착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친구를 사귈 때나 이웃의 중요성을 말 할 때 환경을 강조한 말은 많다. 

요즘의 이웃이야 아파트 생활이 많아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게 되었지만 공자의 가르침부터 보자. 마을의 풍속이 질서를 지키며 화목하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며(里仁爲美/ 리인위미) 이러한 마을을 잘 골라서 거처하지 않는다면 지혜롭지 못하다고 했다. 중국 宋季雅(송계아)라는 사람이 집값의 열배나 주고 이웃을 산 百萬買宅 千萬買隣(백만매택 천만매린) 것과 똑 같다. 

近墨者黑(근묵자흑)近朱者赤(근주자적) 은 사귀는 친구에 의해 바른 길로도, 나쁜 길로도 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며  居必澤隣 就必有德 (거필택린 취필유덕)이란 덕있는 이웃을 택하여 거주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봉생마중(蓬生麻中) 삼밭 가운데(麻中) 자라는 쑥(蓬生)이라는 이 성어는 따라붙는 대구 不扶自直(불부자직)과 같이 쓰면 뜻이 명확해진다.  죽죽 곧은 삼밭에 있으면 원래 구불구불 자라는 쑥이 붙들어주지 않아도 곧게 된다는 의미로 역시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뜻한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로 性惡說(성악설)을 주창한 荀子(순자)의 저작 ‘순자’에 처음 실렸다.
첫 부분 勸學(권학) 편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남쪽지방에 사는 蒙鳩(몽구)라는 새가 깃털로 둥지를 만들어 갈대 잎에 매달아 두었는데 바람에 가지가 부러져 알이 깨지고 말았다.   또 서쪽 지방에 자라는 射干(사간)이란 나무는 길이가 겨우 네 치밖에 되지 않지만 산꼭대기에 있다 보니 산 아래 백 길의 연못을 내려다본다. 

몽구 새는 둥지가 튼튼해도 매어놓은 갈대가 흔들리기 때문에 알을 깨뜨렸고,
사간 나무는 줄기가 짧아도 서 있는 자리가 높기 때문에 멀리 볼 수 있다. 이런 예를 들고 말한다.
"쑥이 삼밭에서 자라게 되면 떠받쳐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며, 흰 모래가 진흙 속에 있으면 모두 검게 된다"

( 蓬生麻中 不扶而直  白沙在涅 與之俱黑   봉생마중 불부이직 백사재열 여지구흑)

朱子(주자)의 小學(소학)과 기타 경전 중에서 알기쉬운 내용들을 추린 아동용 四字小學(사자소학)에서 朋友(붕우)편에는 위에 올린 구절에서 보듯 뒷 구절 8자는 비슷한 뜻이지만 순자의 원문과는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쑥이 삼 가운데서 자라나면 붙들어주지 않아도 저절로 곧아지고, 흰 모래가 진흙에 있으면 물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더러워진다"

( 蓬生麻中 不扶自直 白沙在泥 不染自汚  봉생마중 불부자직 백사재니 불염자오).

 (옮겨온 글 수정보완)

 

*송계아 : 중국 남북조 시대 양나라 관리

중국 남북조 시대의 일이다. 양나라 무제가 통치하던 시절에 여승진(呂僧珍)이라는 명망 높은 대신이 있었다. 그는 전쟁터에서는 많은 승리를 거둔 뛰어난 장수였지만 평소 사람들에게는 늘 겸손하고 온화하게 대하는 인격자였다. 그는 청백리로서 많은 사람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그가 연주(?州) 자사로 있을 때 그의 동생이 찾아왔다. 동생은 채소를 팔면서 어렵게 사는 사람이었다. 동생은 형이 높은 벼슬인 것을 알고는 벼슬자리 하나라도 얻을 수 있을까 기대하고 온 것이다.

여승진이 말했다. “나는 황제의 은혜를 많이 입었으나 아직까지도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먼저 내 스스로 사리를 앞세울 수 있겠느냐. 가서 계속 채소 장사를 하는 게 좋을 듯하다.” 동생은 부끄러운 얼굴로 돌아갔다.

여승진이 살던 낡은 집 옆에 관에서 운영하는 마구간이 있었다. 그래서 늘 냄새가 나고 소란스러워 가족들이 많이 불편해 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 마구간을 다른 곳으로 옮기게 명령을 내리면 되지 않겠냐고 건의했다. 그러자 여승진이 화를 내면서 말했다. “어떻게 개인의 편의를 위해 관가의 마구간을 옮길 수가 있단 말이요!” 백성들의 그에 대한 존경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다.

그를 존경하는 많은 사람이 그의 집 근처에서 살고 싶어했다. 송계아(宋季雅)라는 사람이 남강군(南康郡)에서 군수를 지냈는데 임기를 마친 후에 여승진의 명망을 흠모해 여승진 집 옆에 있는 저택을 구입해서 이사 왔다. 인사를 온 송계아에게 여승진이 집값이 얼마나 되느냐 물었다. 그러자 송계아가 말했다. “1100만 냥입니다.”

엄청난 액수에 놀란 여승진이 “무슨 집값이 그렇게나 비싼 거요?”라고 묻자 송계아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 “100만 냥으로 집을 샀고 1000만 냥으로 이웃을 샀습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이웃을 산다’는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 千萬買隣 )이다. 즉 좋은 이웃은 천만금으로  산다는 뜻이다.

여승진은 이웃으로 이사 온 송계아와 자주 어울렸다. 그리고 송계아가 아주 재능이 출중한 사람인 것을 알고는 그를 황제에게 추천한다. 여승진을 철저하게 신뢰하는 황제는 바로 송계아를 형주 자사에 임명한다. 그리고 여승진과 황제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송계아는 형주를 잘 다스려 수 년 안에 큰 업적을 이룬다. 공자는 ‘논어·이인’에서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느니, 반드시 좋은 이웃이 생기게 마련이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함석헌 선생은 ‘만리길 나설 때 처자를 맡기고 맘 놓고 갈만한 사람’을 가졌는지 돌아 볼 일이다고 말했다.우리는 과연 어떤 친구와 이웃을 가졌을까?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 함석헌-- 

 

1901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남

광복 이후 비폭력 인권 운동을 전개한 인권운동가, 언론인, 재야운동가, 문필가로 활약한 그의 본관은 강릉(江陵)이며 호는 신천(信天), 씨알, 바보새이다.
1919년 3.1 운동에 참여했다가 퇴학 당한 후, 사무원과 소학교 교사 등을 전전하다가 1928년부터 1938년까지 오산학교의 교사를 역임했다. 이후 교육, 언론 활동 등에 종사하다가 해방 후, 1947년 월남하였다. 이후에는 성서 강해 등을 하다가 1956년부터는 장준하의 사상계에 참여하여 정치, 시사 등에 대한 평론 활동, 신앙 활동, 반독재 민주화운동 등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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