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사를 보니 혼인을 앞둔 커플이 십일조 문제로 갈등 중이란다. 신랑집이 개신교고 신부집이 가톨릭인데 신랑집에서 십일조 문제로 호들갑을 떠는 모양이다. 마치 십일조가 신앙의 유일무이한 척도인양 난리를 피우면서 말이다. 참으로 가증스러운 모습이다.(참조: https://v.daum.net/v/QXQyX5LZht)
예수가 언제 십일조가 신앙의 척도라고 말한 적이 있나? 그리고 십일조가 신의 명령인가? 한 마디로 웃기는 소리다. 전 세계에서 십일조에 목을 매는 것은 한국의 목사밖에 없다. 물론 최후진국 변방의 어느 이름 모를 목사도 그런 식으로 사기치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기독교의 본산인 유럽의 어느 목사도 한국의 목사처럼 십일조를 놓고 눈에 핏발을 세우지 않는다. 그런데 어쩌다 한국 목사는 이지경이 되었을까? 한 마디로 돈마귀에 물들어서 그렇다.
기독교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바울도 십일조를 단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 그는 스스로 고백한 대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천막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였다. 생업이 따로 있었다는 말이다. 소아시아 지방에 그리 많은 교회를 세운 바울인데도 그랬다. 그런데 그런 바울을 따른다고 큰소리 치는 한국의 목사는 어떤가? 적어도 바울은 헌금으로 고급차 사고, 고급 아파트 마련하고, 자식들 유학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 때로는 내연녀 생활비 챙기려고 십일조에 목을 매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십일조가 성경에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기독교가 아니라 유대교의 규정이다. 그리고 신이 정한 십계명에도 안 들어가고 그저 유대교 교리에 속하는 마이너한 규정일 뿐이다. 무엇보다 그 당시 사제는 무능력자로 먹고 살길이 막막하여 생계비를 보조하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뿐이다. 기독교가 ‘증오’하는 유대교만의 고유한 규정이다. 사실 개신교의 유대교 증오는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 돈을 차마 증오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러니 슬그머니 유대교에서 십일조를 받아와 왜곡하고 있지. 왜 왜곡인가? 유대교에서 생긴 십일조는 교회에 내지 않고 자선을 위해 사용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일단 교회에 들어간 십일조는 물론 주일헌금, 기부금, 건축헌금, 특별헌금, 축하헌금이 모조리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줄을 모른다. 자선? 가물에 콩이 난다고나 할까? 목사 고급차를 살지언정 자선이 뭐란 말인가?
일단 십일조의 기원은 정교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시대에서 시작된다. 국가가 거두는 세금이 곧 십일조였던 것이다. 그 흔적이 독일의 경우에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나라가 교회세를 거둔다. 그렇게 거둔 세금을 물론 나라가 쓰지 않고 교회에 준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독일 대부분의 개신교나 가톨릭 신자는 소득세의 9%를 교회세로 낸다. 다만 남부의 두 주에서는 8%를 낸다.
독일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사람은 세금을 얼마나 낼까? 일단 독일의 정규직 월평균 급여가 4,000유로 정도 된다. 연봉으로 48,000유로다. 대충 연봉 5만 유로로 놓고 계산해 보자. 여기에서 소득세로 7,600유로, 의료보험으로 4,900유로, 연금으로 4,650유로, 고용보험으로 650유로를 낸다. 이렇게 계산하면 세금과 공제금으로 약 36% 정도 빠져나간다. 실 수령액은 그래서 32,000유로 정도를 받는다. 여기에 기독교 신자라면 다시 소득세의 9%, 곧 680유로를 교회세, 곧 십일조로 낸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해 보면 연봉 6,500만 원을 받고 십일조로 1년에 88만 원, 한 달에 7만 원 정도를 낸다는 말이다. 게다가 독일 교회에는 건축 헌금, 감사 헌금, 목사 자녀 유학 헌금이 일절 없다. 그냥 세금만 내면 그만이다. 이리 계산하면 독일 기독교 신자는 소득의 1.368%만 십일조로 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곧 수입의 10분의 1을 날로 먹는 한국 목사 같은 파렴치한 짓을 종교개혁을 일으켜 개신교의 본산이 된 독일에서는 절대 안 하는 것이다. 그럼 독일 말고 다른 나라는? 대동소이하다. 더구나 베드로가 기독교를 세웠다는 로마가 있는 이탈리아는 아예 교회에 십일조를 안 내도 된다. 그 돈을 다른 데 기부한다면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독교를 수입하여 변형시킨 나라의 목사인 주제에 마치 십일조가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교리나 되는 듯이 떠들어 대고 자칭 신심이 깊은 신자는 십일조가 마치 자신의 신앙심의 척도나 되는 양 난리를 피운다.
도대체 왜 이리 되었을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식해서이다. 기독교의 역사와 본질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저 목사가 ‘나는 신이다.’ ‘하나님도 나에게 까불면 죽는다.’라고 헛소리하는 것을 신의 음성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무지의 밭에서 사이비 목사와 사이비 교주가 독버섯처럼 자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정명석을 가지고 소란을 떠는 데 십일조를 비롯해 온갖 돈을 뜯어 가는 진짜 사이비 목사들은 오늘도 뒤에서 소리 없이 돈을 긁어모으며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어리석은 신자들이 사악한 목사를 만드는 법이다. 목사가 아무리 사악해도 혼자서는 그런 적그리스도적인 짓을 못한다. 신문에 난 어느 미친 신자가 한 달에 70만 원을 십일조로 낸다는데, 그럼 월급이 700만 원이란 말이지? 연봉 8,400만 원에 연간 십일조로 840만 원을 낸다는 말이다. 거기에 각종 헌금을 추가하고. 그러면 액수가 천만 원 단위로 쉽게 올라갈 것이다. 분명 미친 짓이다! 그러면서 결혼 조건으로 배우자도 그에 동조하라고 했단다. 아서라. 그런 미친 신자는 진작에 버려야 한다. 가정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욕되게 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설마 십일조 꼬박 내고 헌금만 잘 내면 간음하고 사기쳐도 천당에 간다고 믿는 거는 아니겠지? 그런 자들을 멀리하는 것만이 한국에 참다운 기독교가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십일조를 금과옥조로 여기고 교회에 매달리는 일을 가족이나 사회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자들이야 말로 적그리스도다. 그들이 교회의 타락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의 타락은 부도덕하고 신앙이 부족한 목사와 그런 한심한 신자들의 콜라보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목사들이 먼저 정신을 차리기를 바라는 것은 낙타를 바늘구멍에 들이미는 일보다 더 어렵다. 특히 한국처럼 고문 기술자 김근안, 전두환의 아들로 태어나 간음과 부정을 저지른 전재용,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도 까불면 죽이는 전광훈 같은 인간이 목사가 되는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돈은 적그리스도의 표징이다. 예수는 신과 돈, 둘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초대교회는 가난했다. 그래서 신앙이 그 어느 때보다 밀도가 높았다. 신앙의 이름으로 돈을 모으면 반드시 부패한다. 오죽하면 예수 자신이 돈을 모았다고 자랑하던 유다에게 당장 밖에 나가 그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호통을 쳤을까? 십일조가 아닌 기부금이었음에도 말이다. 그런데도 오늘날 한국의 목사는 십일조도 모자라 부동산 개발로 떼돈을 벌려고 눈에 핏발을 세우고 있다. 정녕 이들은 하늘이 전혀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브런취에서 옮겨온 글)
글 : Francis Lee 칼럼니스트(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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