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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유시민 작가가 말하는 윤석열 대통령 100일 평

by 까마귀마을 2022. 8. 18.

- 경축사는 기쁜 말 하는 건데 소리는 왜 지르나 모르겠다.... 본인의 심정이 요즘 편치 않아서 그런 것 아닐까..

- 취임 100일, 유권자들의 평가는 '대통령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닌데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것이 제일 압도적인 듯

- 대통령이라는 자리와 윤석열이라는 인간의 '잘못된 만남'...도덕적 잘못이 아니라 '미스매치'

-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 도자기를 때려 부수려고 들어온 건 아닌데 한 번 돌 때마다 도자기가 아작나... 그런 상황과 비슷

- 민주주의, 높은 수준의 정밀한 문화적 발명품... 이 고도의 제도를 다루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던 것

- 검찰총장직이 칼싸움의 영역이라면 정치는 종합예술의 영역

- 국민은 언론 보도 통해 정치인을 보는데, 특정 정치인에게 불리할 수 있는 보도는 최대한 죽이고, 그 경쟁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보도를 최대한 키우는  쪽으로 계속 보도

- (대선 당시 언론 보도는) 윤석열 후보의 실체를 가리고, 야권 후보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

-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 있어도 우리 삶은 계속 돼...우리는 각자 자기의 삶을 사는 것

- 민주주의, 어리석고 무능하고 사악한 자가 권력 장악할 때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제도.. 민주주의가 아니었으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운하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 교과서를 만들었을 것

- 윤석열 대통령이 '부자 감세' 못하게 하고, 모피아들이 멀쩡한 국유재산을 곡괭이 들고 '국유재산 팔아라' 하는데 이런 것 막아야 돼

  

 

▶ 신장식 : 그럼 우리는 어떻게 수용하고 앞으로 5년을 견디기로 우리 유 작가님은 생각을 하셨어요


▷ 유시민 : 그런데,


▶ 신장식 : 어떻게 수용해서 어떻게 이 시대를 살아가야 될까.


▷ 유시민 : 아니.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이 있어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잖아요.
▷ 유시민 : 그거 중요하죠.
▷ 유시민 : 우리는 살아나가는 거예요. 각자가 자기의 삶을.
▷ 유시민 : 그런데 우리가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때문에,
▷ 유시민 : 정부를 2개 세울 수는 없고, 대통령을 2명 뽑을 수도 없어요.
▷ 유시민 : 그러니까 내가 마땅치 않게 여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 하더라도,
▷ 유시민 : 그 시기에도 나의 삶을 살아나갈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 유시민 : 이제 그런 각도에서 이제 이걸 받아들여야 된다고 저는 보고요.
▷ 유시민 : 이게 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든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든가 그런 게 아니에요.
▷ 유시민 : 이 대중 민주주의에서는 이런 일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요.
▷ 유시민 : 실제로 인류 역사에서 무수히 벌어졌던 일이에요.
▷ 유시민 : 예컨대 뭐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프랑스만 하더라도,
▷ 유시민 : 그 나폴레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지가 황제가 됐잖아요.
▷ 유시민 : 그러고 나서 왕정 복고가 이루어지고, 다시 30년 후에 혁명이 일어나서 두 번째 공화정을 세웠는데 대통령 뽑았더니 그게 나폴레옹 조카야.
▷ 유시민 : 걔가 또 쿠데타해 가지고 또 황제가 됐어요.
▷ 유시민 : 그런 일을 겪었고요. 독일이 지금 민주주의 선진국인데, 100년 전에, 100년도 안 됐다. 90년 전에 히틀러를

그 국가 총리로 뽑아 가지고 나치당을 제1당으로 만들어줘 가지고,
▷ 유시민 : 네. 그럼요. 그렇게 된 거잖아요. 그뿐만 아니라 미국도 얼마 전에 오바마 2번 뽑고 나서 트럼프 뽑았고요.
▷ 유시민 : 다 있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무슨 절대 일어나면 안 되는 일, 너무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되고. 그냥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가 일어났다. 그러면 이제 마음이 좀 불안해지죠.
▷ 유시민 : 네. 그런데 그래도 민주주의기 때문에 괜찮다고 저는 봐요.
▷ 유시민 : 왜냐하면 민주주의의 강점이라는 건 되게 훌륭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을 권력자로 뽑아서 그 사람이 국가 권력을 동원해서 선을 많이 행하도록 하는데 적합한 제도이기 때문에 문명의 표준이 된 제도는 아니거든요.
▷ 유시민 : 우리 이 민주주의가. 민주주의가 지금 21세기에 인류 문명의 대세잖아요. 그럼 이 제도는 왜 대세가 되었나 보면 되게 어리석고 무능하고 심지어 사악한 자가 권력을 장악할 때조차 그가 혹은 그 여자가, 그 남자가 지가 하고 싶은 나쁜 짓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게 만드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 제도가 대세가 된 거거든요.

▶ 신장식 : 비극을 막아주는, 최소한의, 최소한으로 만들어주는 제도다?

▷ 유시민 : 그럼요. 그런 게 아니었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사대강 운하를 만들었을 거예요.
▷ 유시민 : 대운하를 못 만들었잖아요.
▷ 유시민 :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교과서 만들었을 거예요.
▷ 유시민 : 못 만들었잖아요.
▷ 유시민 : 그러니까 뭐 저는 사실 솔직히 윤석열 대통령이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어요.

▶ 신장식 : 그게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 유시민 : 내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지만 부자들한테 감세를 해 주는 건 해 주고 싶어 하는 것 같고요. 이런 것 못하게 해야죠. 그다음에 멀쩡히 있는 국유재산을 대통령이 하려는 게 아니고 보니까 밑에 잘 무슨 물건이 있는지 잘 아는 모피아들이 곡괭이 들고 노천광을 캐고 있어요, 지금. 그래서 뭐 별로 쓸데없는 국유재산 팔아라, 이러는데 쓸데 안 없어요. 다시 찾아보면, 지번 찾아보면,

▶ 신장식 : 알짜배기들이던데요.

▷ 유시민 : 네.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일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믿고 일을 맡긴 사람들이 파먹는 것, 이런 걸 다 막아야 돼요.
▷ 유시민 : 그러니까 야당도 있고요. 언론도 있고요. 시민단체도 있고요. 또 법원도 있고요. 다 있잖아요.
▷ 유시민 : 그러니까 거기서 그걸 판단해서 돌이킬 수 없는 잘못. 그러니까 한 번 해버리면 다시는 정상적인 상태로 돌릴 수 없는 이런 행위들을 못 하게 막아야죠.
▷ 유시민 : 그걸 5년간 잘하면 5년 동안 뭐 전쟁만 안 난다면 대한민국이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일은 없을 것이다.
▷ 유시민 :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 신장식 : 네. 자, 지난 대선,

▷ 유시민 : 어떡할 거야, 뽑았는데.

▶ 신장식 : 지난 대선 기간 우리 유 작가님께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일독을 권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 어떤 책 읽어보라고 한 권 권하시겠습니까?

▷ 유시민 : 그거 안 권할래요. 어차피 안 읽는 것 같아요, 책을.

▶ 신장식 : 어차피 안 읽는 것 같아요?

▷ 유시민 : 네.
▷ 유시민 : 네. 잘못된 만남이에요. 저는 제가 할 이야기는 그것밖에 없는 것 같고,
▷ 유시민 : 때로 잘못된 만남이라도 5년간 지속되기로 약속한 거면 견디면서 그 해악을 최소화하는, 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냥 살아나가는 거지. 뭐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내 인생을 뭐 비관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자세한 대담 내용은 아래 주소로 들어 가시면 볼수 있습니다.

 

출처 : [신장개업] 유시민 작가, “대통령이라는 자리와 윤석열이라는 인간의 '잘못된 만남'... 도덕적 잘못이 아니라 '미스매치'” |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민주시민의 책임

원시사회에서는 치세(治世)의 책임이 하늘에 있었다. 날씨, 기후에 의해서 모든 나랏일의 성패가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의 어떤 큰일(大) 보다 더 큰 존재가 하늘(天)이었을까? 그때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늘과 자연에 따라 살아가는 방도를 찾는 것일 뿐이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리인인 제사장을 뽑았고, 제사장이 통치자가 되었다. 나중에 제사장이 왕이 되고, 왕권이 확립되면서 치세의 책임은 하늘에서 왕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왕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신하들이 치세를 분담하게 되었고, 그리고 그 대가로 권력과 책임을 나누어 가졌다. 그 뒤로부터 그들은 책임보다는 권력을 잡기에 열중하였다. 인지가 늘어나면서 엘리트 식자층도 그 대열에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백성은 권력도 책임도 없이 하늘과 권력자들을 원망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근대에 들어서 국민의 교육,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봉건주의가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성립되었다. 민주주의란 국민이 주체가 되는 사회를 말한다. 민주주의를 국민이 주인이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모든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실제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된 적은 없다. 그러니 민주주의라도 국민은 다만 나라의 주체라고 하는 정도가 옳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이 나라의 주체가 되는 일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러려면 국민 스스로가 나라를 이끌어갈 능력과 수준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왕조시대와는 달리 지금은 국민이 주체가 되었으니 권리도 국민에게 있고, 그 책임도 국민에게 있다. 그런 각오와 능력이 없으면 나라의 주체가 될 자격도 없고, 민주주의를 누릴 권리도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스스로 민주주의 사회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러니 이제는 정치가 그릇되어도 옛날처럼 하늘이나 통치자만을 원망할 수 없는 시대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나라가 어지러울 때마다 통치자만 비판하고 몰아세우기 일쑤이다. 그러나 우리가 투표로 정권을 선출했다는 것은 국정의 책임도 져야 함을 의미한다. 다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대통령을 뽑은 유권자는 그렇다. 그러나 그 책임이 자신에 있다고 인정하는 유권자는 아주 드물다. 과거 해방정국이나 군사독재정권 시절엔 아직 국민의 교육, 경제 수준이 모자랐으니 정부에 복종하고,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책임도 그들에게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자부하고 있으니 그럴 수 없는 일이다. 아직도 그 책임을 통치자에게 돌린다면 아직 우리가 민주주의 수준에 이르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금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신생 정부로서는 일찍이 유례가 없었고, 부분적으로는 정권 말기 현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심각한 사태이다. 그만큼 윤 대통령의 국정능력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국정 능력은 선거 전에서부터 이미 드러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은 국민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혹 전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였다면 그 책임은 문재인 정권한테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 정권에서 야심 찬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을 바랐다면 할복자살을 요구한 것과 다름이 없다. 검찰개혁도 이루지 못한 채, 독이 오른 검찰총장을 살려두고서 정치보복을 걱정하지 않았다면 참 어리숙한 통치자였다. 그렇더라도 사람을 감옥에 가두기를 필생의 목표로 삼았던 검사가 유능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개꼬리가 황모 되기를 바란 것이 아닐까? 선거 토론 과정에서 정치적 안목과 식견이 모자라 쩔쩔매고, 상대방의 말귀마저 못 알아듣고 억지를 부리는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각종 비리, 투기, 사기, 논문 표절, 괴소문이 떠돌았던 여자를 일국의 영부인을 만들었다면 민주시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서구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가능한 일이겠는가? 당시 대통령 부부와 인척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스스로가 선출한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권리와 책임을 다 포기한 국민이 아니겠는가?

 

민주시민이라면 권리나 불평불만을 내세우기 전에 책임과 의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자유와 권리만 내세우면 민주주의가 아니라 타락한 자본주의나 개인주의자일 뿐이다. 민주시민이라면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더구나 역사의 퇴행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현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실패한 과거의 정책을 되풀이한다는 데에 있다. 신자본주의, 시장 만능주의, 낙수(落水) 효과 신봉, 부자 감세, 편 가르기, 편향적 외교정책 등은 이미 실패를 거듭한 뼈아픈 역사적 자산이라면 이는 역사적 퇴행이 틀림없다. 그도 모자라서 전 정권에 대한 보복과 뒤집기 정치로 일관한다면 나라의 장래는 어찌 될 것인가?

 

현명한 국민이라면 잘못된 정부의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 지혜란 우선 정치인들이 참으로 국민을 무서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어리석게 보는 본능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언론은 사회의 목탁으로서 국민의 의식을 깨우고, 권익을 충실히 대변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우리의 타락한 언론은 권력과 자본의 하수인 노릇에 바쁘고, 저질적인 가짜 뉴스가 판을 치니 국민이 스스로 현명해질 수밖에 없다. 자유와 법치주의를 같이 말하고,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면서도 국민만을 바라본다는 정신 나간 거짓말을 아무렇게나 내뱉는 통치자에게 나라를 맡긴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러석은 국민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국정의 책임이 국민에게도 있음을 깨닫는 것이 민주시민의식이요, 집단지성이다. 우리가 빠르게 민주주의를 신장시켜 왔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음을 작금의 사태가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 이 글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면 더욱 그렇다. 경제수준, 교육만으로 민주주의와 민주시민임을 결정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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