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도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바깥은 요란해도
아버지는 어린것들에게는 울타리가 된다.
양심을 지키라고 낮은 음성으로 가르친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
가장 화려한 사람들은
그 화려함으로 외로움을 배우게 된다.
04세 때 - 아빠는 뭐든지 알고 무엇이나 할 수 있어.
07세 때 - 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아.
08세 때 - 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 때 - 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 때 - 우리 아버지요? 아주 구식이에요.
21세 때 - 아버지와 세대 차이를 엄청 느껴요.
25세 때 - 우리 아버지는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신 것 같아요.
30세 때 - 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 때 - 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 때 - 아버지는 훌륭한 분이셨어.
60세 때 -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아버지의 말씀을 다시 한번 들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어서 더욱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시인 김현승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고독을 주제로 한 시를 많이 씀, 대표작으로 "플라터너스" "눈물"이 있다.
1913년 평양에서 태어났으며 제주도와 광주에서 어린시절을 보냄, 호는 다형(茶兄) 남풍(南風)이며 숭실 전문대학을 나와 조선대학교, 숭실대학교 교수, 한국문인협회이사를 역임.
1934년 동아일보에 "슬쓸한 겨울 저녁이 올때" "어린새벽은 우리를 찾아옵니다"를 발표 문단데뷔
1957년 사망, 유고집으로 마지막 지상에서, 가을은 기도하게 하소서,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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