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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편의점서 시민 울린 남매 행동 (누나는 주방세제, 동생은 과자 두개)

by 까마귀마을 2022. 1. 13.
 
편의점에서 마주친 남매에 음식을 한가득 사주고 왔다는 한 시민의 사연이 전해져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지난 12일 '편의점 다녀왔는데 눈물이 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11일 밤 11시 넘어서 편의점에 방문했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맥주 사러 슬리퍼 신고 나왔는데 발등이 찢어지게 시린 날씨였다"고 글을 시작했다.

A씨에 따르면 맥주 4캔을 계산하려는데 과자 코너에서 5~6세로 추정되는 남자아이가 뛰어와 계산대에 과자를 올려놨다. A씨는 "제 앞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는데 과자 가격을 듣고선 '이건 비싸서 안돼'라고 하더라"라며 "남자아이가 그 말을 듣고선 고민도 없이 부피가 작아 보이는 과자를 집어서 올려놨지만 역시 한도초과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남매가 고른 물건은 컵라면 2개와 소시지, 삼각김밥 1개였다. A씨는 과거 어린 자매에 정을 베풀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 남매에게 "아저씨가 먼저 계산하게 해주면 너희 먹고 싶은 것 다 사줄게"라고 말했다.

이에 여자아이는 잠시 주춤하더니 뒤로 물러섰다. A씨는 "먼저 계산하고 나니 두 아이가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진짜 울컥했다"며 "남매는 패딩도 아닌 늦가을에나 입을만한 외투를 입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너희가 양보해줘서 아저씨가 선물하는 거야. 돈도 아저씨가 다 내줄 거야. 먹고 싶은 것 다 골라서 여기 담아봐 엄청 많이 골라도 돼"라며 바구니에 컵라면을 몇 개 담아서 건네줬다.

망설이던 남매는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A씨는 "그래 봐야 과자 2개 고르더라. 여자아이는 먹을 것 하나 고르지 않고 주방세제를 바구니에 넣더라"라며 "그래서 제가 바구니에 과자, 라면, 소시지, 빵 등을 골라 담아 계산해줬다"고 밝혔다.
A씨는 "아이들에게 '겁내거나 걱정하지 말고 가져가서 맛있게 먹어'라고 했더니 여자아이는 힘없는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집 가는 척하다가 편의점 모퉁이에서 몰래 지켜봤다. 남매는 가로등 아래서 봉지 안을 휘저으며 뭐가 있나 보더라"라며 "봉지 안을 보던 남동생이 고개를 들면서 씩 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집에 걸어오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났다. 아이들에게 더 깊게 이것저것 묻는 게 상처가 될까봐 참았는데 지금은 사정을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훈훈하다면서도 마음이 아프다고 반응했다. 누리꾼들은 "아이고 이 추위에, 제가 다 감사하다" "차라리 먹을 걸 고르지 주방세제라니 마음이 아프다" "주민센터 통해서 도울 방법이 있을 거다" "주방 세제 고른 여자애가 벌써 해야 할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감사하다. 세상에 이런 어른도 있다는 걸 보여주셔서" "결식 아동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눈물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머니s최다인 기자 checw0224@mt.co.kr)

 

(Carollnes님이 클리앙에 올린 글 전문)

한 11시넘어 편의점에 맥주사러 슬리퍼신고 나왔는데 와.. 발등이 찢어지게 시려웠습니다.

도착해서 네캔 고르고 계산하려 하는데 과자코너에서 한 5-?6살쯤 보이는 남자아이가 후루륵 뛰어 오더니 계산대에 과자를 올려 놓더라고요.

제 앞에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고 초딩같아 보였습니다. 남자아이가 가지고 온 과자 바코드를 찍고

금액을 말하자 누나였는지.. 이건 비싸서 안돼 하는겁니다.

그 말을 듣고는 또 쪼르르 뛰어가서는 고민도 없이 부피가 작아 보이는 과자를 또 집어서 올려 놓더라고요 역시.. 한도초과.

무얼사나 힐끔 보니 컵라면 두개와 소시지 삼각김밥 하나 .. 대충 느낌이 오더군요

제가 이전에도 이사 오기 전 동네에서 한 어린 자매가 요 비슷한 상황에 있어서 약간 정을 배푼답시고 .. 살짝 도와줬던게 또 떠올라

 

저기 아저씨 빨리 계산하게 해주면 너희 먹고 싶은것 다 사줄게..

순간 짱구 굴린게 그말이네요. 뭔가 아이들이 안심하고 마음 상하지 않게 해주었어야 했는데..

누나로 보이는 아이가 잠시 주춤하더니 쓱 뒤로 물러서네요

일단 제 것 계산하고 나서 내려다보니 두 아이가 저를 빤히 보고 있더라고요.

 

집에 200일 가까이된 딸랑구 생각도 나고..

진짜 울컥하더라고요. 아이들 옷차림을 가지고 판단하면 안되지만 이 추운날 두꺼운 패딩점퍼도 아니고 늦가을에나 입을만한 외투에 .. 음 무튼 그랬습니다.

 

너희가 양보해주어서 아저씨가 선물하는 것이니

돈도 아저씨가 다 내줄거야 먹고싶은것 다 골라서 여기 담아볼래? 엄청많이 골라도 돼.

라고 했습니다. 둘다 쭈삣서서 아무말 안하길래 카운터에 아이들이 사려했던 물건들 바구니에 쏟아 놓고 라면코너에 컵라면 몇가지를 담아서 다시 주었습니다.

 

그제서야 조금씩 고르네요. 그래봐야 과자 2개

여자 아이는 진짜로 맘찢.. 주방세제를 넣더라고요.

먹을 것 하나 안고르고요.

 

순간 끈 풀려버려 바구니 하나 더 들고는 과자며 라면.. 소시지..빵 등등 골라담아 한바구니 더 만들어 계산대에 올렸습니다.

너희가 양보해 주는게 너무 이뻐서 아저씨가 사주는거야.? 겁네고 걱정말고 그냥 가져가서 맛있게 먹어라 하니 힘 없는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누나가 얘길하더라고요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얼릉가 춥다!! 하고 제 집 가는척 하고 갔습니다.

 

편의점이 모퉁이라 다시 슬쩍 보니 가로등 아래서 봉지를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뭐가 있나 보고 있더군요. 봉지 안을 보던 동생 아이가 고갤들면서 씩 웃는게.. 지금도 생각 나고

 

걸어 오면서 진짜 주륵주륵 울었습니다.

더 깊게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묻는게 되려 상처가 될까 참았는데 지금은 좀 사정을 알고 싶기 까지 하네요.

ㅠ 와이프는 제가 이러는게 오지랖일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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