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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고령사회 일본 노인들의 범죄(펌)

by 까마귀마을 2020. 1. 12.

'초고령 사회' 일본이 노인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65세 이상이 저지른 범죄 비율은 최근 20년 동안 꾸준히 증가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복귀시설에서 만난 도시오 타카타(69)는 가난 때문에 법을 어겼다고 했다. 감옥에 있다해도 무상으로 살 곳을 원했다.

"연금 수령 연령이 됐지만 곧 돈이 바닥났습니다. 감옥에 가면 돈이 들지 않을 거란 생각이 떠오른거죠"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경찰서로 가서 '이걸 훔쳤어요'라고 말했어요"

일은 계획대로 흘러갔다.

당시 62세였던 도시오의 첫 범죄였지만, 일본 법원은 단순한 절도도 심각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 징역 1년 형을 선고했다.

왜소한 체구에 인터뷰 내내 너털웃음을 짓던 도시오는 상습적인 범죄자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누군가를 칼로 위협할 것 같은 사람도 아닌 듯 보였다.

그러나 그는 출소하자마자 공원으로 가서 사람들을 앞에서 칼을 꺼냈다.

"해를 끼칠 생각은 없었습니다. 단지 누군가 경찰을 부르기를 바라면서 칼을 보인 겁니다. 누군가 신고를 했죠"

결국 4년을 감옥에서 지내게 됐다.

그에게 감옥에서 지내기가 좋은지 물었다.

대답은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돈 없어도 살 수 있다"였다.

감옥에 있어도 노인 연금이 나온다고 했다.

도시오는 "나갈 때 즈음, 돈을 약간 저축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고통스럽다고 느끼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노인 경범죄 증가

이런 형태의 범죄는 일본 사회에서 독특한 사례가 아니다. 법 준수사회인 일본에서 65세 이상 범죄 비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이 연령대가 저지른 범죄 비율은 유죄판결 20건 중 1건에 불과했지만. 20년 후 그 수치는 5건 중 1건으로 증가했다. 노인인구 팽창 속도보다 더 빠른 추세다.

도시오처럼 노인 범법자중 대다수가 재범자들이다. 2016년 기준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2500명 (65세 이상) 중 1/3 이상이 과거 5번 이상 범법행위를 했다.

70세 케이코(가명) 역시 일상 생활로 돌아가면 빈곤에 찌든 삶일 뿐이라고 했다.

"저는 남편과 잘 지내지 못했어요. 살곳도 없었고 머무를 곳도 없었어요. 절도라는 선택지 밖에는 없었지요"

그는 이어 "제대로 걷지 못하는 80대 할머니들도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배고프고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코와 인터뷰는 몇 달전 진행했지만 그 이후 그는 절도 혐의로 다시 체포됐고, 현재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노인 범죄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범죄는 절도인데 대부분 마트 물건이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가게에서 3000엔 이하(한화 약 3만 원)의 물건을 주로 훔친다.

도쿄 한 연구소 소속 인구통계학자 마이클 뉴먼은 기본 국가연금으로는 살기 매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6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집세,식비, 의료비를 계산해보면 일본에서 노인 연금 외 다른 수입이 없을 경우 빚을 지게 된다는 결론을 냈다.

과거에는 자식들이 부모를 부양했지만 특히나 지방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취업 등의 이유로 집을 떠나 부모들이 스스로 생계를 꾸리는 경우가 많다.

뉴먼은 "연금 수급자들은 자녀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연금으로 살 순 없지만 짐이 되지 않는 방법은 스스로 감옥행을 선택하는 길 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하루에 세끼의 식사가 나오고 각종 청구서에 허덕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뉴먼은 노인 자살이 흔해지고 있는 부분도 지적했다.

자살은 이들이 고달픈 삶에서 퇴장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도시오 타카타가 속한 사회복귀센터의 센터장도 일본 가족 구성 변화가 노년 범죄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금전적 요인이 아닌 심리적 결과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야마나 가니치(85)는 "대단히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변했고 사람들은 점점 더 고립되어 가고 있다. 이 사회에서 있을 자리를 찾지 못한다"라고 했다.

oecd 회원국중 노인 빈곤율이 최고이며,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우리도 되새겨 봐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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