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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徑之蹊(산경지혜)

by 까마귀마을 2023. 12. 29.

孟子謂高子曰  

山徑之蹊間  介然用之而成路  爲間不用  則茅塞之矣  今  茅塞子之心矣

(맹자위고자왈)

(산경지혜간  개연용지이성로 위간불용 칙모색지의 금 모색자지심의)

 

註.

蹊(혜)  :  지름길, 좁은길.

茅塞(모색) : 띠풀이 무성하다. 마음에 물욕이 가리어 어리석고 무지함을 이르는 말.

            

맹자가 고자에게 이르기를

산길의 사람발자국이 난 틈바구니에도

갑작스레 다니게 되면 길이되는데

잠시동안 다니지 않으면

띠풀에 다시 막혀버리게 된다.

지금 너의 마음이 띠풀로 막혀 있구나.

 

맹자 진심장구(盡心章句)-하(下)편에 나오는 말씀이다.

산경지혜(山徑之蹊)란  산 사이의 좁은 길에서 배운다는 뜻이다.

맹자가 방황하는 제나라 때부터 함께한 제자 고자에게 하신 말씀이다.

 

"산골짜기 평소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오솔길은 잠깐 동안이라도 왕래가 있으면 사람이 다닐수 있는 길로 변하나, 얼마 동안 다니지 않으면 다시 띠 풀로 꽉 덮이고 만다”는 뜻으로 학문을 닦는 데에는 중단이 있어서는 안 됨을 강조한 말이다.

길이란 원래부터 있는 것은 아니다.

맹자의 이 구절은 오래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중국의 경제 대표단을 맞이하는 만찬장에서  본 구절을 인용하여 중국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다. 작금의 미 중관계는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화해의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주 다니고 만나야 한다.

국제간의 외교도 그렇지만 우리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절친한 친구도 자주 만나야 우정이 쌓이고, 부모 형제지간도 왕래가 잦아야 혈연의 정분이 깊어지고, 사랑하는 연인도 빈번한 만남에서 사랑이 솟아나지 멀리 있어 자주 못 만나면 소원해지고

지척에 살면서도 왕래가 없으면 그 만큼 거리가 생기게 마련이다. 공부도 학문도 기술도 반복의 연상에서 이해가 되고 기억되고 숙련이 되는 것이며 우리네 일상 삶도 성실하게 꾸준하게 정성을 다할 때 뜻한바 대로 이루어진다.

 

흘러가는 물은 청신하고 고여 있는 물은 썩는 게 자연의 이치이듯이 인간의 모든 관계성이 다 매한가지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를 통해 미래로 향하는 상호 신뢰의 길이 열리게 된다.

소원했던 분들께 이따금 안부라도 전하면서 인생길에 잡초가 우거지지 않도록 살갑게 정분을 쌓아 가는 그런 삶이라야 아름다운 인생이 아닐까 싶다.

 

맹자의 가르침중 牛山之木이란 어록이 있다, 

 “우산지목(牛山之木)”의 비유와 “산경지혜(山徑之蹊)”비유는 근본적으로 차원을 달리 하는 논의다. 그 의미 체계는 전혀 상치되지 않는다. 우산지목이란 ‘우산(牛山)에 있는 나무’라는 뜻으로 얼핏 들어 그 뜻을 헤아리기 쉽지 않은데 맹자(孟子)의 고자(告子) 상편(上篇) 8장에 나온다.

맹자는 인간의 본래 심성이 착하다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하였다. 어느 날 제자들이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면 왜 이렇게 세상이 혼탁해진 것입니까?’ 라고 묻자,

맹자는 ‘옛날에 어떤 큰 나라의 서울 근교에 우산(牛山)이라는 산이 있었는데 그 산의 나무들은 원래 아름다웠다.

그러나 도시의 많은 사람이 와서 도끼로 나무를 찍어대고 나무 싹이 새로 돋아나도 소나 양을 마구 데려와 먹이니 나무들은 다 없어지고 황폐한 산으로 되고 말았다.

래서 민둥산이 된 우산을 보고 그 후 사람들은 원래 저 산에는 나무가 없었다고 말하게 되었다’라고 대답하였다.

즉, ‘원래 인간의 본성이란 우산의 나무처럼 착한 것이었으나 이기심, 탐욕, 시기, 질투 등의 도끼로 자신의 아름다운 본성을 계속 찍어대어 결국 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비유로 말한 데서 이 고사성어가 유래하게 되었다.

자는 또한 ‘사람이 집에서 기르던 개나 닭을 잃어버리면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을 잃어버리면 다시 찾아야 한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라며 사람들의 마음이 오직 세속적인 것에만 팔려있고 원래의 착한 본성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는 것을 한탄하였다.

그는 사람이 본래의 선한 마음이 비록 오염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정화하려 노력하면 본래의 심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우산지목”은 우리 삶의 본연의 모습을 말한 것이고, “산경지혜”는 끊임없이 수신해야만 천명이 유지된다고 하는 학습의 문제를 다룬 것이다. 

우산지목은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며, 산경지혜는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의 단계다.

 

몇 일만 다니지 않아도 산 길은 없어진다.

인간관계도 똑같다.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오가지 않으면 끊긴다.

산길 가운데 희미한 사잇길도 사람이 문득 이용하게 되면 어엿한 길이 되지만 잠시라도 이용하지 않으면 띠풀이 자라나 길을 막아버린다. 지금 혹시  띠풀이 당신의 마음을 막고 있지나 않은지? 

가족에게 정을 담은 따뜻한 말한마디를 건네고, 오래동안 소원하였으면 일부로라도 찾아가고, 잊고있는 친구나 지인에게 안부 카톡이라도 보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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