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고 헛된 것이 생이라 하지만
실로 헛되고 헛된 것은
그렇게 생각을 하는 생각일 뿐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물은 흘러감에
다신 못 온다 해도
강은 항상 그 자리
흐르고 있는 것
이 세상, 만물, 만사가
헛되고 헛된 것이라 하지만
생은 다만 자릴 바꿀 뿐
강물처럼 그저 한자리
‘있는’ 것이다
너도 언젠가는 떠나고
나도 떠날 사람이지만
언젠가 너와 내가 같이 한자리
강 마을 강가, 이야기하던 자리
실로 헛되고 헛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살아 ‘있는’ 그 사실이다
해는 떴다 지며
떴던 곳으로 돌아가고
바람은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감에
사람은 혼자서 살다가 가면
그뿐, 그 자리엔 없다 해도
실로 헛되고 헛된 것은
그렇게 생각을 하는 생각일 뿐
강물은 흐름에 마르지 않고
너와 내가 떠남에
실로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조병화)
실로 헛되고 헛되지 않은것은
우리가 살아있는 그 사실이다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만물의 피곤함을 사람이 말로 다 할 수 없나니 눈을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하는 도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이전 세대를 기억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대가 기억함이 없으리라.
「전도서」 제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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