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이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일이
그때 그 순간이
꽃봉오리 이었는데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말을걸고
더 열심히 정성을 다하고
더 열심히 즐기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벙어리 처럼
귀머거리 처럼
우두커니 처럼
보내지는 않았는지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 인것을
내 정성과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 인것을...
(정현종의 시 모두가 꽃봉오리 인것을 인용)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 1939년 서울 태생. 연세대 철학과 졸업.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사물의 꿈』,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갈증이며 샘물인』 『광휘의 속삭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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